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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깜짝" 구제역 살처분 트라우마 심각

보은지역 참여 축산농·공무원
정신적 후유증 호소
방역활동 중 사고도 발생

  • 웹출고시간2017.02.15 14:15:21
  • 최종수정2017.02.15 19:38:13
[충북일보=보은] 올겨울 들어 보은지역에서 창궐한 구제역의 확산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첫 발생 이후 불과 8일 만에 무려 7건이나 추가 발생했다.

충북도는 구제역이 발생한 7개 농가 중 4개 농가에서 예방적 살처분을 단행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제역 확산으로 보은에서만 살처분 된 소의 수가 800마리를 넘어섰다.

보은 탄부면과 마로면 일원은 연일 소 울음소리가 정적을 가른다.

자식처럼 길러온 가축을 묻어야 하는 축산 농민들의 정신적 고통이 크다.

"눈만 감으면 송아지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생떼 같은 소를 땅에 묻었으니, 어디 제정신이겠습니까"

"잠을 이루지 못해 매일 뜬눈으로 밤을 샌다.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이다"

올해 첫 구제역 발생지 보은의 축산농장주들이 자식 같은 소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휩싸여 있는 분위기다.

이들은 지금은 '죄인 아닌 죄인'이 돼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의 통제 때문에 수 일째 넘게 바깥출입도 못 하는 처지다.

"지금 한 농가 두 농가 늘어나다 보니까 나오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어요. (상심이 크시겠네요·) 그럼요. 엄청나게 타격이 큰 거죠." 보은군 마로면사무소의 한 직원의 말이다.

살처분에 참여한 일부 공무원들은 정신적 후유증을 호소한다.

"현장에서 살처분을 하다 보면 가축의 피 같은 것을 보고 그러기 때문에 솔직히 속으로 좀 안 좋습니다. 잠을 자다 보면 어떨 때 깜작깜작 가끔 놀라기도 하고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하루빨리 이놈의 몹쓸 병이 종식됐으면 합니다" 보은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과 살처분에 나선 공무원들의 볼멘소리다.

방역활동 중에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마로면 한 축산농가에서 60대 농장주 A씨가 소 혈청검사를 위해 채혈 작업을 돕던 중 소가 들이받아 이마가 찢어지는 바람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번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2010년 최악의 구제역 사태 당시,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의 70%이상이 환청이나 불면증 등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정부나 자치단체 차원이 제공하는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심한 경우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은군정신건강증진센터는 관내 구제역 발생에 따라 종사자를 대상으로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는 보은군정신건강증진센터(주간 043-544-6991~2. 야간 1577-0199)로 하면 된다.

보은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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