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주대 박물관 고가 유물매입' 내사

13억원 상당의 유물 관련
구입·감정 과정 문제 여부
가격 적정성 등 수사

[충북일보] 속보='청주대학교, 베일에 쌓인 고가 유물 매입' 본보 보도 이후 경찰이 청주대 유물 의혹에 대한 매입 경로 등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월30일자 3면>

청주청원경찰서는 김윤배 전 총장 재임기간인 2010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청주대학교가 구입한 13억원 상당의 유물과 관련해 가격의 적정성과 감정·구입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내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자료를 수집하는 등 내사하고 있다"며 "유물 가격이나 구입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매입가에 비해 가치가 전혀 없거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유물을 재단돈으로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럴 경우 관련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약 경찰이 내사를 거쳐 정식 수사를 개시한다면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법인 등의 유물 매입 등과 관련해 현행법상 법적 규제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입자(구입처)가 구성한 감정위원회에서 유물 가격의 적성성과 진품 여부, 상태 등을 감정한 뒤 운영위원회에서 가격의 등을 확인해 구입하는 게 통상적인 구입 절차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미술품이나 유물 거래 등이 세금탈세·재산은닉 등의 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감정위원회 등에서 적정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실구입자의 의사에 따라 더 높은 가격으로의 매입 등이 가능하다"며 "이는 관련해 법적 절차 등 규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청주대학교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조선전기 금속활자본 등 유물 10점을 13억4천만원을 주고 외부로부터 구입했다. 이 중 청자상감베개가 3억5천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청주대는 유물구입 때마다 3~6인의 감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도 의사를 지닌 유물의 진-가품 여부 △유물의 재화 가치 △적정 매입 가격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10여건의 유물 감정의견서 중 컴퓨터 한글 워드체로 작성된 3건은 감정의견이 단 2~3줄에 불과하고 유물감정과정에 감정위원이 운영위원으로 겸임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났다.

/ 박태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