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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룡 '칠언고시' 본따 '청주대 총장' 규탄

청주대 직원노조·교수회 총장실 본관입구에 게시

  • 웹출고시간2014.10.20 19:28:37
  • 최종수정2014.10.20 20:44:55

청주대학교 본관 입구에 20일 칠언고시(七言古詩)를 응용해 김윤배 총장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 김태훈기자
춘향전에서 나온 이몽룡의 칠언고시(七言古詩)를 응용한 대자보가 청주대에 나붙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학 직원노조와 교수회는 20일 총장실이 있는 본관 입구 등지에 네 줄짜리 칠언고시로 쓴 '총장규탄문'을 내걸었다.

내용은 변사또가 생일잔치하던 날 잔칫상 말석에 앉은 암행어사 이몽룡이 술 한 잔, 안주 한 점 얻어먹은 뒤 읊은 시를 차용해 학교 상황과 절묘하게 결합했다.

원문은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라' 등으로 돼있다.

탐욕에 젖은 탐관오리 변사또를 훈계하는 내용으로 노조와 교수회는 김윤배 총장이 3천억 가까운 교비를 적립하고도 학교발전을 위해선 쓰지 않는 바람에 학부모, 학생을 고통의 늪에 빠뜨렸다고 훈계하고 있다.

또 '금루미각(金樓美閣) 천부골(千父骨)'은 '금빛 찬란한 건물은 수많은 아버지의 뼈요'가 된다. 여기서 아버지는 등록금을 대주는 1만3천여명 학생의 아버지를 가리키고 금루미각은 김 총장이 교비로 지은 건물 등을 말한다.

'삼천억적(三千億積) 만모고(萬母膏)'는 '3천억 적립금은 수많은 어머니의 고혈(기름)', '총과고시(總誇高時) 학루락(學淚落)'은 '총장 자화자찬 높아질 때 학생들 눈물 떨어지고'로 해석되고 있다.

원문의 '가성고처(歌聲高處)에 원성고(怨聲高)라'를 변형한 마지막 문장의 '장욕심처(長辱深處) 원성고(怨聲高)'는 '깊은 곳 총장 욕소리에 원망소리 높아가네'로 해석되고 있다.

1∼4번째 행 5∼6번째 글자 '천만학원(千萬學怨) 부모루성(父母淚聲)'을 세로로 결합하면 김 총장을 원망하는 학생, 그 학생을 곁에서 지켜보며 눈물 떨구는 학부모를 묘사하는 표현도 된다.

청주대학교가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교 구성원들의 총장실 진입을 막기 위해 대학 본관 2층 총장실로 통하는 복도를 철문으로 막아 총장실과 비서실 등을 폐쇄했다.

ⓒ 김태훈기자
이 대자보는 지난 2010년 말 김 총장의 전횡에 반발해 파업투쟁을 시작한 대학 노동조합이 총장을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대자보를 붙인 이후 4년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4년 전 대자보와 달라진 게 있다면 교비 적립금이 2천억원(2010년 2월 말 기준 2187억원)에서 3천억원(지난해 말 2928억원)으로 바뀐 것뿐이다.

최신 버전의 총장규탄문 인 것이다.

당시 학교는 '현수막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을 청주지법에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하면서 '학교는 노조가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판결이 나올 당시 노조를 경악하게 한 것은 현수막 1장당 하루 50만원씩의 손해배상금을 노조에 물리도록 했다는 점이다. 노조의 법률대리인조차 아연실색할 정도였다고 지금까지 전해진다.

박용기 전국대학노동조합 청주대지부장은 "노조가 파업했던 4년 전과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여도 현 상황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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