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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율량동 '황제명태명가'

#명태조림 #청주맛집 #점심특선 #가자미지리 #매콤명태조림

  • 웹출고시간2020.07.21 15:52:06
  • 최종수정2020.07.21 15:52:24
ⓒ #황제명태명가
[충북일보] '도둑'은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는 나쁜 짓, 또는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단어다.

이 단어가 긍정적인 영역으로 들어서는 때도 있는데 도둑 앞에 '밥'이 붙을 때다. 밥도둑은 입맛을 돋우어 밥을 많이 먹게 하는 반찬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이 수식어가 붙으면 그 대상의 평가마저 한 단계 높아지기도 한다. 밥도둑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존재감이 달라진 반찬으로는 간장게장이 대표적이다.

몇 해 전부터 새로운 밥도둑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 명태조림이다. 흔히 집에서나 즐겨 먹는 어른들의 반찬 정도로 인식됐던 메뉴가 식당의 주메뉴로 속속 등장하며 남녀노소 구분 없는 대중성을 확인했다.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며 일행의 손에 이끌려 들어선 이들이 새로운 맛에 눈을 뜨는 경우도 많았다.

장영호 대표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명태조림을 먹어보긴 했지만 좋아하는 음식으로 손에 꼽을만한 메뉴는 아니였다. 저녁에는 이자카야 '요리와라'를 운영하며 광고업을 병행했던 영호씨가 명태조림에 대한 인식을 달리한 것은 용암동에 있는 '황제명태명가'에서다.

장영주·장영호 대표

간판 작업을 위해 찾았던 가게에서 식사 때가 돼 맛 본 매콤명태조림은 그동안 먹었던 메뉴와는 결이 달랐다. 적당히 매콤한 맛에 부드러운 살점이 어느새 공깃밥을 세 그릇이나 비우게 했다.

저녁 시간 위주로 영업하는 요리와라의 낮 시간을 고민하던 차였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밖에서 밥을 먹어야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이왕 먹는 밥이라면 밥도둑과 함께 먹으면 만족스러운 점심시간이 될 터였다. 이 명태조림이라면 비어있는 요리와라의 점심을 책임지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일이 되려니 일사천리였다. 율량점만 운영하려던 계획은 본점 인수에 혁신도시점까지 여는 것으로 수정됐다. 광주에서 터전을 잡았던 누나 영주씨도 함께 황제명태명가에 뛰어들었다.
십 수년 포장마차 등을 운영해 온 영호씨의 손 맛에 비법을 더하니 전에 없던 명태조림이 완성됐다. 요리와라를 찾던 손님들은 황제명태명가 율량점의 점심특선으로 내세운 명태조림에 고개를 갸웃하며 들어섰다 영호씨가 그랬듯 감탄을 내뱉었다.

말린 다시마를 갈아 넣는 등 12가지 재료를 배합한 소스는 어머니가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은 청양고추까지 더해져 감칠맛 가득한 매운맛을 낸다.
하얀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인 명태는 머리와 꼬리, 몸통이 나뉜 채 온전한 형태를 지닌 듯 하지만 젓가락을 넣어보면 보드라운 살점이다. 가시 없이 살만 먹을 수 있게 손질돼있기 때문이다.

30분 가량 초벌한 명태를 비법 소스와 함께 요리한 뒤 3시간 숙성을 거친다. 양념과 하나되는 과정이다. 손님 상에 나가기 전 배합을 달리한 소스를 한번 더 입혀 속살까지 양념이 배도록 뒤집어 낸다.

손님들은 그저 나오는 동안 충분히 양념을 머금은 명태살을 함께 나오는 완도 돌김에 싸서 콩나물이나 청양고추 간장 양념과 먹으면 된다. 한번 맛본 뒤 점심, 저녁으로 일주일 내내 찾아오는 손님들이 황제명태명가에는 유독 많다.

황제명태명가 율량점 전경

깔끔한 매운맛을 달래는 것은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미역국이다. 일정량의 다시마를 함께 끓인 미역국은 시간이 지나도 짜지거나 텁텁해지지 않고 계속 시원한 맛을 낸다.

속살은 쫀득하지만 뼈까지 씹을 수 있을 만큼 바삭하게 튀긴 생선튀김도 일반적인 생선 구이와 다른 매력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새우튀김이나 돈까스에서도 깨끗한 기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무와 양파등 5가지 재료를 우려낸 육수로 만든 가오리 지리나 명태 지리도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담백하고 구수한 맛으로 밥과 술을 부르는 메뉴다.

더울수록 입맛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새로운 밥도둑을 찾아봐야 한다. 황제명태명가는 어느새 비어있는 밥그릇과 함께 돌아온 입맛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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