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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8 10:29:22
  • 최종수정2018.09.18 10:29:22
[충북일보] 헐크와 할리데이비슨.

H로 시작한다는 것 이외의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이 조합은 청주 남이면 H카페에 들어서면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적한 외곽 도로 옆 H카페를 운 좋게 발견한 이들은 곧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한다.

문 옆을 지키고 선 녹색 헐크, 간판 옆에 거꾸로 붙어있는 스파이더맨과 테라스에 서 있는 아이언맨 등 영화 속 히어로들이 1층 바이크 할리데이비슨 매장과 부조화 속 조화를 이룬다.

이 공간의 완성은 정용상 대표의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적 기질'에서 비롯됐다.

용상씨는 평범하게(?) '골프 인생'을 걷던 사람이다.
ⓒ H카페 인스타그램
고등학생 시절 친구를 따라 우연히 들렀던 골프연습장에서 스윙의 맛에 매료됐다. 골프샵 운영까지 17년이나 이어온 골프 인생이다. 이전까지 인생과 전혀 다른 H카페를 기획하게 된 건 바이크 할리데이비슨 때문이다.

3년 전까지 그에게 바이크는 그저 시끄럽게 소음을 내는 교통수단일 뿐이었다.

지인의 권유로 직접 타 본 할리데이비슨은 달랐다. 시동을 걸자마자 독특하게 퍼지는 소리는 귓가가 아니라 심장을 때렸다.

팡팡 터지는 듯한 엔진 소리가 뇌리에 박혀 사라지지 않았다.

'한 번만 더'라고 했지만 세 번째 바이크에 오른 뒤엔 그 매력에 빠져 직접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체로 멋진 바이크에 올라 적당한 속도로 좁은 도로를 누비다 보면 그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보였다. 헬맷 뒤로 쏟아지는 소음은 잔잔한 음악이 됐다.
2만 원어치 연료를 채우면 온종일 달릴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대청댐, 속리산부터 시작해 속초, 제주도까지 안 가본 길이 없다.

바이크족들을 위한 카페가 청주에 없는 것이 서운해졌다. 좋은 길에서 잠시 멈춰 식사와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구상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H카페&레스토랑이 완성됐다.

1층은 지인을 모셔와 온전히 바이크를 위한 공간으로 꾸미고 2층은 카페와 레스토랑을 열었다.

소소한 공간은 오토바이와 관련된 소품들로 채우고 널찍한 공간에는 히어로를 들였다. 늠름한 자태의 히어로들은 한발 다가서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버려질 법한 부품들이 모여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헐크, 건담 등 내로라하는 히어로들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해외로 골프 훈련을 다닐 때부터 모아뒀던 정크아트들이다.

처음 정크아트의 매력에 반해 작은 조형물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이 건물 밖 공터까지 채워도 모자랄 만큼 규모가 커졌다.

작은 박물관처럼 다양한 정크아트들이 채워졌음에도 그의 관심은 시들지 않았다. 오히려 직접 제작 방법을 배울 만큼 열정적이다.

프라모델처럼 섬세한 작업에는 자신이 없다면서도 투박한 듯 정교한 정크아트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 구상 중인 몇 개의 작품을 위해 재료도 모으고 있다.
H카페&레스토랑은 용상씨가 사랑하는 취미들이 한 공간에 구현된 결과물이다. 음식점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이 맛이라는 점은 말할 것도 없다.

커피 한잔을 내려도 비싼 원두를 고집한다. 레스토랑 식재료도 최상급으로 구비한다. 재미있는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결국 맛있어서 다시 찾는 가게가 되겠다는 것이 용상씨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히어로(HERO)와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 함께 있으니 행복(HAPPY)하다. 카페 이름을 고민하다 결국 H로 이름을 붙였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어떤 H를 원할까. 셋 중 무엇이든 상관없다. H카페&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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