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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운천동 '수라멘'

#일본식라멘 #로컬라이징 #돈가스 #토리파이탄 #돈코츠 #점심영업

  • 웹출고시간2025.04.22 10:37:37
  • 최종수정2025.04.22 17:26:34
[충북일보] 청주 운천동의 한적한 골목, 주택을 개조한 가게가 있다. 정겨운 외관을 따라 들어가면 널찍하지만 아늑한 내부가 손님을 반긴다. 나무 책상과 의자, 마룻바닥에서 따뜻한 익숙함이 느껴진다. 초등학교 교실을 생각하며 인테리어한 박성수 대표의 의도다.

옛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밟고 뛰놀던 마루를 뜯어와 바닥으로 활용했다. 자잘하게 남아있는 흠집 사이로 아이들의 행복했던 시간이 전달되는 듯하다. 곳곳에 놓인 초록 식물도 분위기를 더한다.

2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한 박성수 대표는 은퇴를 5년여 앞두고 그간 계획했던 인생 2막의 시작을 앞당겼다. 인생의 두 번째 칸에 일본식 라멘이 들어온 것은 특별한 계기도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흐름이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딸 덕에 자주 접한 음식이기도 했고 아내의 지인이 라멘의 대가인 것도 자연스러웠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출퇴근하며 기술을 배우고 자기 생각을 반영해 맛의 변주가 가능할 만큼 확신하게 된 뒤 수라멘을 열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하는 수라멘은 그 외의 시간에도 열기가 새어 나온다. 심지어 휴일인 월요일에도 불 켜져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국물부터 소스, 면까지 모두 손수 만드는 주방이기에 몇 그릇의 일본식 라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수 시간의 밑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토리파이탄, 매운파이탄, 돈코츠 라멘을 주메뉴로 세웠다. 일본식 라멘으로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을 꿈꿨다. 돼지 뼈를 진하게 우린 돈코츠라멘이 익숙한 사람들은 많지만 깔끔한 닭 육수의 담백함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닭을 비롯해 닭발과 채소 등 8가지 재료를 넣고 8시간 이상 끓인 깊은 맛은 호불호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육수다. 정성으로 걸러내며 끓인 국물은 느끼함 없이 심심한 간으로 은은한 감칠맛을 끌어올린다. 우연히 걸음을 들인 50~60대도 처음 맛보는 일본식 라멘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다.
라멘에 대한 어색함은 면발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직접 제면 하는 수라멘은 이곳을 찾아오는 이들의 식성에 맞게 면의 상태를 조절했다. 처음에는 일본에서의 맛처럼 얇은 면을 덜 익은 느낌으로 끓였지만 굵고 퍼진 면을 좋아하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취향을 고려해 면의 두께를 두껍게 하고 더 익혀 후루룩 씹는 맛을 살렸다.

라멘 위에 올라가는 삼겹살 차슈에도 20시간의 정성을 들인다. 잡내를 없애기 위해 통삼겹살을 한 번 구운 뒤 마늘, 양파 등과 함께 삶아 식힌다. 보통의 방법처럼 간장에 끓이는 대신 비법 간장 소스에 담아 냉장 숙성으로 시간을 더한다. 은근히 배어든 짭짤한 맛 위에 토치로 그을려 불향을 입힌다. 한 알을 반으로 나눠 두 조각 모두 올려주는 푸짐한 반숙 달걀도 마찬가지로 냉장 숙성으로 간장을 스미게 한다.
라멘만으로는 든든함이 아쉬울 손님을 위해 또 다른 고수에게 배워온 돈가스도 수라멘의 주메뉴다. 돼지고기 등심을 직접 손질해 얇게 튀긴 경양식 돈가스 위에 파, 양파, 고추 등 특색있는 채소를 종류별로 골라 올릴 수 있다. 은근한 단맛이 느껴지는 소스는 채소를 듬뿍 넣어 끓인 육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주목받았던 냉모밀은 파와 양파 등을 석쇠에 구워 끓인 쯔유의 진한 맛이 주효했다. 이번 여름에는 메밀면 대신 냉라멘으로 쯔유를 활용해 볼 생각이다.
수라멘은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이제야 박성수 대표가 차곡차곡 쌓아온 진짜 수라멘의 완성이다. 손님들의 기호를 확인하고 한 그릇 한 그릇에 대한 반응을 살피며 동네의 분위기에 맞게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간 부지런함 덕분이다. 일본식 라멘에 대한 선입견 없이 누구나 맛있게, 자주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싶은 것이 수라멘의 목표다. 박성수 대표의 맛에 스며든 이들이 국물 맛을 못잊고 다시 찾아오는 시간이 빨라진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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