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오후엔시간돼지'

#냉삼겹 #냉목살 #생삼겹 #쫄면 #급냉 #국내산돼지

  • 웹출고시간2023.12.26 12:47:23
  • 최종수정2023.12.26 12:47:22

'오후엔시간돼지' 박소윤 대표

[충북일보] 냉동삼겹살은 좀 억울한 면이 있다.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냉삼이 비싼 이유를 묻는 이들의 질문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냉삼을 먹으러 가게에 찾아온 손님조차 같은 질문을 건넨다.

냉삼, 냉목살을 주 메뉴로 내세운 '오후엔시간돼지'를 운영하는 박소윤 대표는 "일단 한 번 먹어보시라" 말한다. 먹어보면 반드시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 가게에서 준비한 세 가지 메뉴 가운데 하나인 생삼겹살만 고집하는 손님도 있었다. 맛이 있다며 몇 번이고 다시 찾아왔지만, 그 때마다 같은 가격에 냉삼을 시키는 것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냉삼에 대한 편견이 새삼 와닿았다.

소윤 씨는 벌써 몇 번이나 찾아온 생삼겹살 단골 손님에게 냉삼을 몇 점 서비스로 권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부터 그 손님은 냉삼 단골 손님으로 역할을 바꿨다.

고기와 파절이만 맛있으면 분명 손님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시작한 가게다. 17년 째 육가공업체를 운영 중인 동생의 안목을 믿었다. 그동안 집에서 먹어본 고기는 항상 맛있는 고기여서 다른 고기 맛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마다 고기가 정말 맛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동생이 가져오는 고기가 좋은 고기임에 틀림없었다. 평소 뭘 해도 '금손' 소리를 듣던 소윤 씨의 요리 실력도 가게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메뉴는 단출하다. 이것 저것 넣고 싶지 않아 간단하게 꼭 필요한 메뉴만 넣었다. 메인인 고기는 냉삼과 냉목살, 생삼겹으로 동생이 작업한 국내산 돼지고기만 판매한다. 당일 작업한 고기의 식감과 맛을 위해 급냉한 것은 유통과 판매 등의 문제로 얼려야만 했던 옛날의 냉동 고기와는 명확한 맛의 차이가 있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냉목살도 동생의 추천이었다. 익숙하지 않았던 소윤씨도 한 번 먹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쫄깃한 식감으로 고소하게 씹히는 것이 냉삼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계속 찾게 했다.

상추보다 고기 쌈을 싸게 되는 냉동고기는 굽기 전에 한 번 담그는 간장 양념과 함께 먹는 파절이의 조화가 중요하다. 오후엔시간돼지는 자신있는 양념장으로 고기에 꼭 맞는 파절이를 내세운다. 수북이 쌓인 파절이를 여러번 다시 채우는 손님들이 그 맛을 짐작케 한다.
보통 고깃집에 있는 국수나 냉면 대신 쫄면이 있는 것도 특이하다. 특제 양념으로 콩나물, 상추, 당근, 양배추 등 풍성한 야채와 계란까지 올린 쫄면은 냉삼을 구워 싸먹으면 잘 맞는 조합으로 선택해 메뉴에 올렸다.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도 가게의 한 축이다. 고기와 함께 굽는 고구마나 반찬으로 내는 무채, 때에 따라 다른 장아찌 반찬이 되는 고추와 쪽파 등도 모두 부모님의 밭에서 왔다.

청양고추를 갈아 다진 소고기와 양념해 볶는 다짐 양념장은 남기고 가기 아까워 종이컵에 남은 장을 싸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다. 다짐 양념장에 듬뿍 들어가는 들기름도 농사 지은 깨로 짠 기름이다. 볶음밥을 볶을 때도 아낌없이 뿌려지는 들기름이 향긋한 마무리를 남긴다.
된장술밥은 부모님이 예전에 운영하시던 한우 전문점에서 주물판에 된장찌개를 끓여주면 항상 밥을 말아 끓이던 손님들로부터 생각한 메뉴다. 야채 육수와 다진 소고기로 깊은 맛을 내는 된장찌개에 밥알이 풀어지며 구수함을 더하는 맛이다.

가득 채워 준비한 셀프바는 매번 미안해하며 더 달라는 손님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많이 드시라는 작은 배려다.

흔한 메뉴로 흔하지 않은 맛을 전하는 것이 오후엔시간돼지의 자부심이다. 누구든 우연히라도 먹어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단골손님들의 든든한 한마디가 매일 오후를 준비하게 한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