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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내수읍 '초정솔밭보리밥집카페'

#솔밭카페 #솔밭발효식초 #된장 #식초 #고추장 #맛간장 #보리밭

  • 웹출고시간2023.09.19 21:02:40
  • 최종수정2023.09.19 21:02:40
[충북일보] 없던 입맛도 살아나게 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몇 가지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빌 때 이에 어울리는 것은 단연 보리밥이다. 취향에 따라 쌀과 보리의 비율이야 바뀔 수 있겠지만 함께 떠먹을 된장찌개까지 있으면 제대로 된 보리밥 한 상이다.

한 대접 가득 먹어도 보리밥만으로는 아쉬운 이들을 위해 잘 삶은 수육을 몇 첨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여기에 더해 상큼한 샐러드, 쫀득한 감칠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장떡, 식사가 끝난 후 바로 내려주는 커피 한잔까지 소박하지만 꽉 찬 코스가 준비된 곳이 있다.

초정솔밭보리밥집카페 변장섭·김애영씨 부부

초정약수로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논길을 따라가면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목적지다. 청원생명발효가공 영농조합법인 초정솔밭식초라는 간판 뒤로 수십 개의 항아리가 늘어섰다. 병풍처럼 건물을 감싼 야트막한 산에서 소나무가 뻗어 나온 풍경이 가게 이름에 솔밭이 등장하는 이유를 이해시킨다.

초정솔밭식초 간판 너머 초정솔밭보리밥집카페라고 이름 붙은 이곳은 지난 2016년부터 발효의 꽃을 피웠다. 항아리마다 김애영 대표가 직접 담근 고추장, 된장, 간장, 현미 식초, 매실청 등으로 가득하다. 현미 식초에 과일을 함께 발효시킨 사과식초와 포도 식초, 갖은 재료를 넣고 정성으로 달인 비법 맛간장, 직접 농사지은 보리로 만드는 보리고추장 등도 이곳의 대표상품이다.

김 대표는 40여 년 전 결혼하며 청원군의 농촌 여성이 됐다. 생활개선 사업의 하나로 농업기술센터에서 가르쳐 준 기술이 발효다. 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 부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발효의 재미에 빠져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완성된 결과물을 주변에 나누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매실청부터 솔잎청까지 발효에 성공한 사례가 100가지도 넘는다. 전통주, 전통 장류, 식초 등 다룰 수 있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발효 전문가의 경력을 느지막이 사업화한 것이 초정솔밭식초였다.
지난해 마을기업에 선정되고 리모델링을 통해 식당과 카페까지 도전하게 된 계기는 생각지도 않게 잘 된 보리농사다. 1천200평 규모로 시도한 보리농사가 풍작을 맞았다. 판로 생각에 난처했던 애영 씨에게 보리밥집을 해보면 좋겠다는 지인들의 제안이 깊숙한 곳에 있었던 소망을 깨웠다. 남편이 불쑥 집에 데리고 오는 단체 손님도 언제든 거뜬히 대접하던 그다. 타고난 손맛과 빠른 손놀림은 발효를 만나며 더욱 숙성되고 단단해졌다. 서빙을 자처한 남편 변재일 씨도 커피를 배우기까지 하며 지원하고 나섰다.

초정솔밭보리밥집의 메뉴는 단 하나 보리밥 정식이다. 각각 다른 채소로 두 개의 깊은 그릇을 가득 채운 샐러드는 쓰임도 다르다. 겉절이 양념을 두른 배추류는 밥과 함께 비비거나 반찬처럼 즐긴다. 매실과 식초 등 발효 소스를 덮은 샐러드류는 입안을 상큼하게 채운다. 콩나물과 호박, 가지, 무, 감자 등 때에 따라 준비되는 나물은 시골의 정으로 소담하다. 늘 손님이 오면 볶고 무쳐 따듯하게 대접한다. 홍고추를 갈아 담은 열무김치에 비법을 묻는 손님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된장도 넣지않고 간결한 재료로 담백하게 삶은 사태 수육이 자칫 헛헛할 수 있는 나물 밥상에 뒷심을 더했다. 맛을 더한 고추장의 매력에 빠진 손님들이 하나씩 주문해 들고가기 일쑤다. 손질한 멸치를 빻아 만든 가루를 한줌 넣고 끓인 된장찌개는 구수한 본연의 맛이 우러난다. 밥을 두 번씩 하는 수고로움이 단단한 보리에도 부드러운 맛을 얹는다.

식사를 마친 뒤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이곳을 찾는 이유다. 딸기와 자몽 등 직접 발효한 재료를 넣은 카페 메뉴도 특색있다.

솔밭을 배경으로 걷기 좋은 산책길은 구절초가 뒷산 가득 피어나는 가을을 놓치면 아쉽다. 보리 농사 면적을 두배 이상 늘려 보리술빵과 보리떡국, 보리만두 등 앞으로 소개할 보리 메뉴도 수두룩하다. 초정솔밭에 꿈을 펼친 김애영 대표의 손맛이 건강한 밥상을 찾아오는 이들에게 꾸밈없이 전해진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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