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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울랄라베이커리(ollalla bakery)

#동네빵집 #사랑방 #소금빵 #착즙음료 #울랄라

  • 웹출고시간2023.04.18 11:02:32
  • 최종수정2023.04.18 11:02:32
[충북일보] 벚꽃보다 선명한 색으로 이른 봄을 알린 가경천 살구나무가 연녹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고소한 빵 냄새가 가경천을 따라 퍼진다. 이른 아침부터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따라 가면 도심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다.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주민들이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울랄라베이커리 앞을 정돈하던 함지수 대표는 누구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출근하는 중년의 남성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젊은 여성도, 산책 삼아 가경천을 거닐던 어르신들도 잠시 멈춰 인사를 나눈다.

함지수 대표

지난 2021년 가경천 둔치에 문을 연 울랄라베이커리는 '우연히 마주친, 사랑받는 동네 빵집'을 내세운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들여다보이는 내부는 그리 넓지 않지만 주방과 분리돼 여유로운 공간으로 구성된다.

널찍한 나무 데크 위에 몇몇 의자와 테이블이 놓인 테라스는 함 대표가 이 장소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가경천의 계절별 풍경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서다. 이곳의 매력은 손님들이 더 잘 알아서 아주 추운 겨울을 제외하면 자리 잡기가 어렵다. 이 매력적인 공간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지수 씨의 배려가 오픈스페이스(open space)라는 나무 팻말에 드러난다.
울랄라베이커리는 새벽 5시부터 반죽을 시작해 오전 9시 반부터 순차적으로 빵이 나온다. 제과류와 케이크를 제외하고도 35가지 종류의 빵이 판매되기 때문에 오후 1시 이후까지 꾸준히 빵이 나오지만 판매대에 여러 종류의 빵이 쌓여있는 순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빵이 채 식기도 전에 가져가는 단골들의 손놀림이 빵을 내놓는 직원들의 속도와 맞먹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가경천 경치를 즐기며 따뜻한 빵과 커피를 음미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빵이 나오는 시간을 기다려 한가득 품에 안고 나서기도 한다.
ⓒ 울랄라베이커리 인스타그램
울랄라베이커리는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랑받는 가게다. 지수 씨의 오랜 구상대로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여러번의 수정과 보완이 이뤄졌다. 공사기간 내내 앞을 오가며 문 앞에 가득 쌓인 택배를 옮겨주기도 했던 손님들은 첫 번째 단골이 됐다. 호기심에 말을 건네던 주민들은 함께 의자를 조립하고 테이블을 맞추며 울랄라베이커리에 대한 애정을 쌓았다.

배달을 시작했을 때 리뷰를 써주겠다며 일부러 배달을 시킨 것도 주민들이다. 단골 손님들은 다른 동네 친구들을 이끌고 오거나 배달 서비스를 알리며 울랄라베이커리의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사랑방에서 지역을 불문한 소금빵 맛집으로 소문난 것은 우연한 발상의 전환이 계기였다. 여러 빵 메뉴 중 소금빵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이전부터 인기 있었던 모카번의 모양에도 변화를 줬다. 소금빵처럼 모양을 잡고 마무리에 소금을 올리자 판매량이 배 이상 늘었다.

손님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신이 난 베이커들의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치즈, 바질크림치즈, 시나몬, 어니언 등 10여 가지의 소금빵이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며 새로운 손님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고 울랄라베이커리를 소금빵 맛집으로 정착 시켰다.

울랄라베이커리 직원들과 함지수 대표

소금빵을 반으로 자른 뒤 햄과 치즈 등을 넣거나 루꼴라와 에그샐러드를 채운 샌드위치도 이색적인 맛으로 인기다. 브런치를 원하는 손님들의 요구에 오전 주력메뉴로 판매될 예정이다.

빵의 토핑으로 쓰이는 무화과와 밤을 졸이거나 당근라페 등을 만드는 것도 모두 주방에서 이뤄지지만 지수 씨는 특별할 것이 없다며 손을 내젓는다. 울랄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 그날 모두 소진하는 것이 옳다는 신념에서다. 마땅히 그런 일로 여겨지는 당연함도 누구나 지키는 일은 아니다. 사랑받는 동네빵집으로 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지수 씨의 진심이 울랄라베이커리를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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