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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가마리 베이커리카페 '소원'

#작은정원 #청주외곽카페 #한적한카페 #빵과커피 #소원커피

  • 웹출고시간2022.01.18 11:50:20
  • 최종수정2022.01.18 11:50:20
[충북일보] 가지만 남은 식물들 사이로 무언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보인다. 본연의 잎은 떨어졌지만 소원 카드가 그 자리를 채웠다. 카페를 찾아온 이들이 나무에 걸어두고 간 흔적이다. 갖가지 바람이 담긴 작은 나뭇조각이 추운 겨울 단풍잎을 대신한다.

소원이 걸린 단풍나무 외에도 수십 종의 식물로 꾸며진 작은 정원은 소원(小園) 카페의 상징이다. 계절마다 다른 꽃으로 색을 채운다. 카페를 설계하면서부터 함께 고민한 정원은 작지만 알차다. 아기자기하게 나눈 구획을 따라 잠시 산책하기도 좋다. 자신을 부르는 계절에 따라 피어나는 꽃은 카페 안에서도 훤히 내다보인다.
이병주 대표가 처음 접했던 카페 아르바이트로 시작된 카페에 대한 꿈은 그 공간의 어떤 점이 좋아서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감사였다. 맛이나 공간, 또는 사람을 따라 그곳을 찾아오는 손님을 보며 온전히 내가 꾸민 공간에 내 손님을 만들고 싶었다.

목표를 위해 군시절을 제외하고 꾸준히 일했다. 여러 카페와 베이커리 등에서 일하며 장단점을 파악했다. 다른 카페와 차별성을 위해 음료 제조는 물론 제과제빵을 배우고 익혔다. 북적이는 도심보다는 도심과 가까운 한적한 곳을 원했다. 여러 번 발품을 판 끝에 터를 잡고 구상했던 공간을 만들어 갔다.

처음 해보는 일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조용하던 동네에 자리를 잡으며 가장 먼저 한 것은 주변 이웃들과의 소통이다. 부모님이 먼저 나서 이웃을 만났다. 공사 기간에도 양해를 구하며 조심스레 다가선 새로운 카페 주인에게 마을 주민들도 반기며 마음을 열어줬다.
긴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여는 날 솜씨 좋은 이웃이 선물한 '소원' 전각 간판은 멋들어진 모양에 애정까지 담겼다. 이웃의 따뜻한 선물은 미리 준비했던 간판을 뒤로하고 입구 앞에 걸린 소원의 얼굴이 됐다.

소원은 다른 직원 없이 가족들의 도움으로만 꾸려나간다. 아침 11시에 문을 열어 밤 10시에 닫기까지 분주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문을 열기 전 매일 굽는 빵은 대략 20가지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제과와 제빵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준비한다.

전문가의 손길이라기보다는 아버지와 병주 씨의 정직한 손맛이다. 기교를 부려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준비한 베이커리다. 몇몇 메뉴를 내세우기보다는 손님들의 기호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메뉴를 변경한다. 노력으로 익힌 기술이기에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백 번의 수정과 서로의 조언이 들어간다.
ⓒ 소원 인스타그램
블루베리, 자몽, 생강, 레몬, 오미자 등 손수 만든 수제 청도 에이드와 차 등의 음료로 손님을 찾는다. 오미자 메뉴는 따로 없지만 다른 수제청 음료의 감칠맛을 위해 몇 방울씩 첨가하려 따로 담는다.

크림에 두 배의 정성이 필요한 소원커피는 소금바닐라라떼에 소원 카페의 풍부함을 담은 달콤한 맛으로 시그니처가 됐다.

시원하게 펼쳐진 통유리창이 아닌 벽면은 액자 같은 프레임으로 또 다른 그림이 된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작은 정원을 보려는 이들이 각자의 취향대로 창문 앞에 앉는다. 여름에 특히 인기를 끄는 루프톱은 정원은 물론 주변 마을의 풍광까지 살필 수 있는 독특한 전망을 자랑한다.
햇볕이 따뜻한 날이면 겨울에도 야외에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이들이 찾아온다. 특별히 볼 것이 없어도 그저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한 분위기 자체로 마음이 채워진다. 병주 씨에게 소원은 작은 정원이자 바람이고 자랑이다. 맛이든 공간이든 이곳의 분위기이든, 무언가를 찾아온 손님이 나름대로 소원을 즐긴다. 원하는 바를 오롯이 즐기고 돌아가면 그것이 그들만의 '소원'인 셈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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