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샵스타그램 - 청주 산남동 '원흥닭발통닭'

#청주닭발 #27가지재료 #국물닭발 #비법양념

  • 웹출고시간2021.04.13 13:19:43
  • 최종수정2021.04.13 13:19:43
ⓒ #원흥닭발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바글바글 끓어오르는 빨간 국물에 통통한 닭발이 가득하다. 독특한 것은 두툼한 모습으로 닭발을 덮은 듯 놓인 두부다. 두부 전골만큼이나 넉넉한 양이다. 닭발을 싫어하거나 못 먹지만 일행을 따라 온 손님들을 배려해 추가했던 식재료다. 어색한 듯 자연스레 섞였다. 닭발만큼이나 양념을 듬뿍 머금은 두부는 어느새 원흥닭발만의 특색으로 자리잡았다.

매운 맛을 상쇄하는 역할도 하지만 감칠맛 가득한 국물이 배어든 두부를 조금씩 먹다보면 닭발 초심자조차 쉽게 닭발에 입문하는 마중물 역할까지 한다. 두부로 시작해 원흥닭발 애호가가 된 손님도 여럿이다.

7년 전 산남동에서 원흥닭발통닭을 시작한 이홍일 대표의 큰 그림이었다. 늦은 시간 먹기 좋은 가벼운 안주로 닭발을 접했던 이 대표는 좋은 재료의 힘을 믿고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다른 지역 유명 맛집에서 한동안 일을 배워보기도 했지만 쉽게 비법을 알려줄리 없었다. 아무리 일찍 찾아가도 이미 비법 소스는 만들어진 뒤였다.
이미 유명해진 맛집을 따라가서는 자신만의 맛을 찾기 어려울 것 같았다. 다양한 맛을 접해본 뒤 추구하는 방향을 정했다. 국물닭발로 굵직한 틀을 잡은 뒤 요리연구가를 찾아가 배움을 청했다.

요리의 기본부터 세세한 교육 내용을 담아와 하루종일 듣기 시작했다. 같은 가르침이었지만 다시 들을 때마다 빠뜨렸던 조리 과정이 하나씩 새롭게 귀에 들어왔다. 재료의 종류는 같아도 다루는 방법에 따라 다른 맛이 났다.

1년 여의 시간동안 수십 번의 보완을 거치며 단순한 흉내를 넘어 이 대표만의 닭발 맛이 완성됐다. 양념이 숙성되는 시간과 적당히 배어드는 방법까지 온전히 익히는 과정은 닭발이 간단한 음식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원흥닭발통닭에서는 한 그릇의 닭발이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27가지의 재료가 함께한다. 신선한 생닭발을 받아 손질하는 과정부터 조리의 시작이다.

당일 신선하게 들어오는 닭발은 대충하는 법이라곤 없는 이 대표의 손에서 먹기 좋은 형태로 세척과 손질을 거친다. 끓는 물에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 뒤 각각의 재료가 순차적으로 닭발과 함께 끓여진다. 양념이 들어가는 순서와 시간, 불의 세기에 따라 맛의 본질이 결정된다. 무수한 시행착오와 경험을 거쳐 최적의 과정이 완성됐다.

여느 닭발집에서 으레 손으로 들고 뜯는 손님들이 많은 것과 달리 이 곳의 손님들은 비닐장갑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불과 시간으로 만든 닭발은 통통하고 온전한 모양을 갖추고 있지만 입 안에 넣음과 동시에 깔끔하게 뼈와 살이 분리되기 때문이다.
가게를 열면서 여러 재료 선택의 기준은 늘 신선하고 좋은 재료였다. 작은 재료라도 변화를 주면 단골 손님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차렸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맛에도 반응하는 손님들 덕분에 재료의 힘에 대한 확신은 깊어져만 갔다.

이 대표는 아주 매운맛을 권하지 않는다. 아주 매운맛에 베트남고추가 약간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면 매운맛을 내는 재료도 오롯이 국내산 청양고추이기 때문이다. 처갓집 식구들과 이웃 주민들이 재배하는 고추를 냉동고에 보관해 일년 내내 사용한다. 다양한 종류의 고추로 매운맛을 낸 기본 원흥닭발이 자신있는 메뉴다. 인위적인 과한 매운맛을 더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매콤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국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은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 덕이다. 쫄깃한 닭발이 깔끔한 매운맛으로 입안을 채우고 촉촉한 두부가 든든함마저 책임진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만난 기분좋은 매콤함이 하루의 스트레스를 안고 한입에 사라진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