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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균

시사평론가

오랜만에 경찰 기동대가 언론보도에 등장했다.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예방하고 살포자를 잡기 위해 주요 접경 지역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경찰 기동대에게 대북전단 살포자를 검거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때 아닌 기동대라니. 곧이어 대북전단을 살포한 40대 남성이 지난 17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 결론 나

대통령이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후 단속에 걸린 첫 사례다. 이 남성은 붙잡히기 며칠 전 인천 강화군 일대에서 대북전단과 휴대용저장장치(USB), 과자류 등을 담은 대형 풍선을 북한을 향해 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 당선 불과 10일 만에 공개적으로 탈북자 단체나 납북자 가족 등이 북한으로 보내는 대북전단을 문제 삼으며 강력한 처벌 조치를 밝힌 것은 남북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차원일 것이다. 그에 앞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이어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자제시키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그러나 대북전단은 이미 단순한 전단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는 상징물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대북전단금지법을 제정해 시행하다가 헌법재판소가 과도한 표현의 자유 제한이라며 위헌 결정이 난 내용이다.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법률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므로 위헌이라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다.

대북전단 풍선에는 북한 김일성 일가 3대 세습과 북한 내 인권유린을 폭로하는 내용의 전단, 남한 드라마와 음악이 담긴 USB, 때로는 달러화와 쌀 등도 들어 있어 이를 접한 북한 주민들이 동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탈북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대북전단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깨닫고 남한 사회를 동경하다가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한다.

대북전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이 남한을 향해 전단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했고, 대북전단 풍선에 대한 사격, 대북전단 맞대응 오물풍선 대량 살포 등 다각도의 공세를 벌였다. 이로 인해 접경지역 남한 주민들의 안전 문제가 등장하기도 했다.

남북 간 대화가 막히고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우회하는 다른 편법으로 대북전단을 처벌하려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대북전단에 대해 항공안전법, 가스관리법, 재난안전관리법, 폐기물관리법, 해양환경관리법 등 여러 법을 동원해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조처인지 묻게 된다.

북한에 비해 남한사회가 우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대표적 분야가 표현의 자유 일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무슨 근거로 유예시키려는 것인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대북전단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는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에 동일한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분단국가 모순 집약된 대북전단

정부가 남북화해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정책이 국민의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동의받기 어렵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는 식의 추진은 단기간 북한에 보여주는 효과가 나올 수는 있으나 남한 내부 갈등 요인이 되고 지속성을 얻지 못한다.

대북전단에는 분단국가의 모순이 집약돼 있다. 그렇게 강압적으로 풀릴 일이라면 벌써 해결됐을 것이다. 남북긴장 해소와 표현의 자유 보장 방안을 정부가 제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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