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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4.16 14:54:36
  • 최종수정2019.04.16 14:54:36
[충북일보=증평] 증평 다산마트에 들어서면 달콤한 빵 냄새가 손님들을 반긴다. 향기를 쫓아 고개를 돌리면 튀김고로케, 시나몬 빵, 찹쌀도넛, 미니 피자 빵을 비롯해 수십 가지 종류의 빵들이 시선을 빼앗는다. 바게트, 식빵, 케이크 등도 빼곡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년째 ‘르숑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송민자 대표는 마트를 오가는 동네 주민들과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눈다.

병원에서 일했던 민자씨는 빵집을 운영하는 언니와 형부를 통해 빵을 가까이 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빵집에 들러 판매를 돕다 보니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엿보게 됐다. 간식처럼 입으로만 즐기던 빵이 반죽부터 숙성까지 복잡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구워지는 모습을 보니 새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당시 기능장을 준비하던 형부의 모습도 빵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다.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작업은 자신의 빵에 대한 자부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 같았다.

모양은 똑같이 만들 수 있어도 반죽과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빵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같이 구워낸 빵도 포장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가장 맛있는 상태로 누군가의 입에 도달하게 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렇게 깊어진 빵에 대한 마음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기회를 잡았다. 기회는 증평에서 열렸다. 때가 맞았던 다산마트 개점과 함께 ‘르숑베이커리’의 문을 열었다.
마트 안에 있는 빵집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생각보다 컸다. “마트에 있는데 왜…….”로 시작되는 따가운 한마디는 종종 민자씨를 찔렀다.

가격과 맛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건 정면 승부뿐이었다. 재료값에 대한 부담을 짊어지고 아낌없는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만들었다. 더 부드럽게, 또 먹고 싶은 맛으로 보답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쌓이면서 한 번 먹어본 이들은 다시 생각나는 빵이 됐다.

수십 가지 종류의 빵은 당일 생산, 판매를 추구하고 있다. 아침에는 갓 구운 따뜻한 빵을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반면 저녁 시간을 노리는 단골들도 상당수다. 하루가 지나면 만나지 못할 그 날의 빵을 맛보기 위해서다. 민자씨는 지난 10년간 정기휴일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 르숑베이커리 인스타그램
르숑베이커리의 단골들은 전 연령층을 넘나든다. 엄마가 먹어보고 아이에게, 아들이 먹어보고 어머니에게 전하는 빵이다. 다양한 연령층의 기호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간식용부터 식사 대용 빵까지 빠짐없이 준비한다.

증평군에 있는 어린이들 가운데 민자씨의 빵을 먹어보지 않는 어린이가 없을 정도다. 군내 어린이집 상당수에 몇 년째 간식으로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어 번씩은 인근 요양원에 보내기에 지역 어르신들도 르숑베이커리의 빵을 맛보고 있다.

군의 특성상 빵의 판매량으로 농번기가 왔음을 깨닫기도 한다. 주변 농가의 일손이 바빠지면 달달한 간식이나 식사 대용 빵들이 인기를 얻는다. 직종이 달라도 주민들과 함께 바쁘고 함께 한가함을 즐긴다.

증평이 고향이거나 부모님이 거주하고 계신 외지 손님들도 주기적으로 다산마트에 들어선다. 주말이면 빵 맛이 생각나서 일부러 왔다며 말을 건네는 손님과 이번에도 택배로 부탁한다며 한 아름씩 주문하는 손님들이 민자씨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르숑베이커리에는 특별하게 내세우는 빵은 없다. 그저 기억 속에 각인된 동네 빵집의 따뜻한 빵 맛을 고수한다. 먹는 방송이 대세를 이루는 요즘 많이 나오는 말이 있다. ‘아는 맛이 가장 무서운 법이다.’

/ 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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