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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청주 산남동 화실·공방 '유일공간'

#청주화실 #청주공방 #그리는공간 #유일

  • 웹출고시간2020.01.21 15:14:28
  • 최종수정2020.01.21 15:14:28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수많은 결심이 세워지는 1월, 새해 계획에 '워라밸'과 '저녁이 있는 삶'이 빠질 수 없다. 공방은 사람들의 결심과 함께 바빠지는 곳 중 하나다. 퇴근 후 평일 저녁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쓰고 싶다거나 오랜 시간 고민했던 취미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새해를 핑계 삼아 모여든다.

산남동 작은 골목의 유일공간도 연중 가장 분주한 1월을 맞았다. 아기 세제와 모유 비누, 디퓨저와 캔들 등으로 유명했던 아인공방 청주점이 산남동으로 이전하면서 유일공간으로 이름을 바꿨다. 미술을 전공한 유솔비 대표가 화실에 비중을 두고 운영하고 싶어 작가명으로 사용하던 '유일'을 활용해 새롭게 만든 이름이다.
ⓒ 유일공간 인스타그램
어렸을 때 통과의례처럼 발을 들였던 미술학원에서 재능을 발견하곤 줄곧 미술을 꿈꿨다. 그림을 완성할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좋았다.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할 무렵 미술 전공은 반대하셨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도 대회에서 입상해 장학금을 내밀었던 솔비씨다.

그리는 것은 뭐든 좋아하던 솔비씨가 미술에서 한발 멀어졌던 건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향후 취업을 위한 획일화된 교육에 물들자 즐거웠던 미술은 이미 색을 잃기 시작했다. 남들과 똑같이 그려내 입시에는 성공했지만 취업이 잘된다는 학과에서 배우는 건 이미 미술이 아니었다. 프로그램과 영상 제작 등 그야말로 취업을 위한 분야가 주를 이뤘다.

미술학원에서 길을 찾아보려 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입시 위주의 실기 교육은 배우는 아이들은 물론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스트레스였다. 재료가 무엇이든 들고 그리는 일이 즐거웠던 솔비씨에게 입시 미술은 대학의 문턱을 넘게 하는 하나의 장치처럼 느껴졌다.
미술 대신 선택한 것이 공방이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아로마테라피와 비누, 양초 만들기를 배우고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될 때까지의 긴 과정마저 좋았다.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까지 공방에서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었다. 3년쯤 여유를 가지고 일하다 보니 좋아했던 미술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가벼운 마음으로 색연필을 잡았다. 보고 싶은 얼굴을 그려보면 좋을 것 같았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의 얼굴이 완성될 때쯤 그림에 대한 애정이 돌아왔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지인들의 주문이 이어졌다.

추억하고 싶은 기념일, 부모님의 얼굴, 할머니의 얼굴 등을 그림으로 간직하고픈 이들이 많았다. 공방을 운영하며 작가들의 플랫폼에 레트로초상화 작가로 입점했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사연들과 만나 소통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자신들이 몰랐던 부모님의 얼굴을 선물하고 싶은 자녀들이 솔비씨를 찾았다. 입소문이 난 뒤 어버이날 등 기념일이 다가오면 다른 일은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들이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함께 추억한다.

유일공간에 찾아오는 이들은 솔비씨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어렸을 때 배우지 못해서, 혹은 배우다 멈춘 아쉬움에 쭈뼛거리며 문턱을 넘는다. 안 해봤어도 상관없다는 한마디에 미소를 되찾는다.

선뜻 재료를 사들이기 어려운 분야도 걱정할 필요 없다. 모든 재료는 유일공간에 마련된 것을 사용하면 된다. 오일파스텔이나 유화, 펜화는 물론 우드버닝까지 솔비씨의 호기심이 닿은 것은 모두 구비돼있다.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입시 준비 이상으로 공부하고 시도해보기 때문이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쑥스러워하며 종이를 잡았다가도 몇 달 새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새로운 재미다. 딸과 함께 드로잉을 시작해 서로 경쟁하기도 하며 취미를 공유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그림이다.

취미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였기에 대화도 잘 통한다. 각자가 그리고 싶은 그림에 몰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솔비씨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유일공간은 그리는 공간이다. 무엇을 그리든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 마음이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일단 유일공간의 문턱을 넘어서면 된다. 무엇도 다 괜찮다는 솔비씨의 위안을 들으면 선뜻 스케치북 한 권쯤은 채우게 될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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