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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증평 수제베이커리 '하율랑'

#마늘바게트 #코코넛바게트 #증평빵집 #좋은재료

  • 웹출고시간2019.06.25 13:19:58
  • 최종수정2019.06.25 13:19:58
ⓒ 하율랑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이른 아침부터 오븐을 가득 채운 것은 수십개의 바게트다. 50cm가 넘어 보이는 길쭉한 바게트들이 고소한 향을 내며 한편을 가득 채운다. 프랑스 정통 방식을 구현할 수도 있지만 신진영 대표만의 방식(소스를 발라 한번 더 굽기에 적합한 형태)으로 구워낸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하율랑만의 마늘소스나 코코넛소스와 만나면 그 가치가 완전히 달라진다.

진영씨가 고집하는 것은 익숙한 맛이다. 6년차 베이커리 운영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많은 단골들은 진영씨의 빵을 좋아했다. 그가 무엇을 매대에 올려도 기대와 호응을 멈추지 않았다. 잘되는 매장 판매를 잠시 보류하고 어느날 갑자기 플리마켓에 나선 것은 일종의 테스트였다. 단골손님 이외의 불특정 다수, 대중들로부터 자신이 만든 빵맛을 확인해 보고싶어서다.

눈 앞에서 너무 맛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표정관리가 안됐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즐거웠다. 가지고 가는 제품들은 고루 사랑 받았지만 코코넛 바게트 출시 이후 동반 상승한 마늘 바게트의 연이은 완판 행진에 생산량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

3~4 개월동안 만난 수천명의 손님들에게 하율랑은 곧 '마늘바게트'가 됐다. 부쩍 늘어난 물량에 위탁 생산도 고려해봤지만 같은 재료를 써도 직접 굽는 것과는 다른 맛이 났다. 어쩔 수 없이 하루에 70~80줄, 많게는 150줄의 바게트를 굽는 것으로 아침을 연다. 오븐에서 나온 빵이 식는 동안에도 진영씨는 계속 분주하다.
쌓아둔 마늘을 씻고 손질해 갈아낸다. 매콤달달한 마늘 맛을 위해 국산만을 고집한다. 여느 베이커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비법 재료를 하나 더 넣어 특별한 소스를 만든다. 적당히 식은 바게트를 20~25조각으로 얇게 썬 뒤 소스를 발라 다시 한번 구워낸다. 바로 먹어도, 냉동실에 넣었다 먹어도 그 맛이 그대로 유지되는 특별한 '마늘에 빠진 바게트'의 완성이다.

비닐포장을 미리 해두지 않고 상자에 담아 한번에 옮긴다. 판매 현장에서 번거롭지만 의도한 맛과 모양 그대로 손님의 손에 닿을 수 있다. 어느 마늘빵처럼 입천장이 아플 정도로 거칠거나 소스에 젖어 눅눅하지 않은 것이 하율랑만의 특징이다.
진영씨가 빵의 세계에 발을 들인 건 아이들 때문이었다. 아토피가 있는 아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취미 삼아 혼자 만들었지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학교를 찾아갔다. 정규 과정을 밟는 시간은 숨어있던 제빵 재능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주변에서 유명한 솜씨좋은 주부에서 집 밖으로 한발 내딛게 된 계기는 부모님이다. 향토 음식 대회를 준비하던 부모님은 요리와 어울리는 특산물 디저트를 원하셨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맛과 건강은 물론 예쁘기까지한 디저트 인삼월병을 만들어냈다.

음성 인삼에 견과류가 더해진 디저트는 부모님의 수상에 기여 했다. 특허실용 등록을 마친 인삼월병 제품은 우연한 기회로 제주 면세점까지 진출했고 중국인들의 대량 구매로 이어졌다. 외부 환경에 의해 생산을 그만하기 까지 인삼월병은 하율랑 속 진영씨의 첫 작품이자 첫사랑이었다.

그 뒤로 오징어 먹물 식빵, 밤식빵, 단호박 카스테라에서 지금의 마늘바게트, 코코넛바게트까지 하율랑의 대표 상품은 계속 변했다. 인기의 거품이 꺼지더라도 또 찾아올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준비해 둔 진영씨의 꾸준한 개발 덕분이다.

'하율랑'은 쌍둥이 아들인 하율이와 하랑이의 이름이다. 큰 아이의 이름까지 더해 '가희당 하율랑'으로 지으려 하다 큰 아이의 양해를 얻어 조금 줄였다. 흔한 표현이지만 대체할 수 없는 '엄마 마음'이 하율랑의 시작이자 힘이다.

진영씨는 어린이들이 먹는 것은 그대로 수십년 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추억의 맛이 된다고 믿는다. 자신의 기억 너머에도 지금까지 먹고 있는 빵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만 고집하는 진영씨에게는 주재료, 부재료 구분도 없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얼마든지 저렴하고 편하게 할 수도 있는 시대다. "오래 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그의 유난스러움이 왠지 고맙게 느껴졌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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