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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8.13 13:33:19
  • 최종수정2019.08.13 13:33:19
ⓒ 비누베이커리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문을 열지 않아도 향기가 새어 나온다. 여러 가지 향이 섞였지만 그대로 좋다. 수제비누와 향초, 디퓨저, 석고 방향제 등이 각각의 향기를 내뿜는 곳은 청주 성화동에 있는 '비누베이커리'다.

내부로 들어서면 한편에 진열된 제품들이 빼곡하다. 비누는 물론 샴푸와 린스, 주방세제나 화장품, 모기퇴치제와 코 스프레이 등 실생활에 가까이 쓰이는 모든 제품은 천연 재료로 만들었다.

이 계절 가장 인기 있는 건 제라늄, 티트리, 유칼립투스 등을 이용한 모기퇴치제다. 간혹 모기를 죽일 수 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체 무해한 벌레 퇴치 용도라는 것을 알기에 믿고 구매한다. 시중 제품을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어린아이들을 위해 만든 모기퇴치밴드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창화 대표가 비누베이커리를 운영한 것은 벌써 10년 차다. 처음 본인의 극건성 피부와 첫째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건전한 취미로 골랐던 비누 만들기다. 가벼운 취미로 시작했지만 자격증을 하나둘 취득했고 기회가 닿아 공방 자체를 넘겨받게 된 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10년 경력의 전문가가 됐다.
천연 제품이 좋다는 말에 무작정 시작했지만 본인의 피부에 맞는 재료를 찾고 효과를 보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 같은 재료, 같은 비율도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학생들의 경우 몇 회 사용으로도 금세 피부가 달라지는가 하면 창화씨처럼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기법과 소재 때문에 여전히 새로운 것을 찾을 때마다 전국 어디든 찾아가 배움을 청하는 창화씨다. 모든 제품은 직접 만들어 사용해본 뒤 경험을 토대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더운 여름에도 비누베이커리는 에어컨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선풍기에 의지해 공방을 식히는 건 비누와 양초 등 온도에 민감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천연 재료는 상대적으로 유통기한도 짧기에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특별한 성수기는 없지만 그냥 지나가는 이벤트도 없다. 직접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이들도 있지만 선물 용도로 활용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명절이면 한복이나 엽전 모양의 비누가 수백 개씩 팔리고 부활절에는 양계장 못지않은 수의 달걀 판이 색색의 달걀모양 비누로 채워진다. 석가탄신일에는 부처님 모양의 석고 방향제 주문이 폭주하기도 하고 빼빼로데이마저 빼빼로 비누가 빼빼로를 대신한다. 가정의 달이나 연말은 말할 것도 없다. 재료만 있으면 무궁무진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학 또한 비누베이커리의 주요 일정이다. 10년째 만원을 유지하고 있는 원데이 수업은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로 이미 비는 날이 없다. 여럿이 함께하는 수업을 진행해 보기도 했지만 한사람 한사람 집중해서 가르쳐주기 위해 1대 1 수업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에 기회를 잡지 못한 이들은 다음 방학을 기다린다.

엄마와 함께 왔던 아이들이 어느새 고등학생, 대학생이 돼 친구들과 함께 오는 경우도 많다. 어릴 때 추억을 함께 경험해보자며 친구 손을 잡고 오는 것을 보면 늘 감회가 새롭다.

비누베이커리를 찾는 이들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 여드름 나기 시작한 딸을 위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비염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위해, 직장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직접 무언가를 만들거나 직접 만든 무언가를 구입한다.

무언가 필요할 때 클릭 한 번이면 대부분의 것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다. 굳이 플리마켓을 찾아가거나 골목 안 공방으로 찾아드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것은 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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