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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운천동 브런치카페 '에끌레어마느'

#마느 #아내사랑 #잠봉뵈르 #파스타 #청주브런치

  • 웹출고시간2021.12.28 12:04:44
  • 최종수정2021.12.28 15:57:07
ⓒ 에끌레어마느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갓 도축한 한돈의 몇몇 부위가 덩어리째 카페에 들어온다. 브런치 카페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쓸모에 따라 받은 고기는 주인장 손에서 세심한 손질과 숙성을 거친다. 며칠에 걸친 염장과 숙성이 끝나면 염도와 당도, 풍미와 익힌 정도를 모두 김영상 대표의 입맛에 꼭 맞춘 마느표 잠봉(jambon, 얇게 저민 햄)이 완성된다.

바게트와 잠봉, 뵈르(beurre, 버터), 소금만으로 맛을 낸 잠봉뵈르는 에끌레어 마느의 시그니처다. 직접 굽는 바게트의 바삭하고 시큼한 맛에 짭짤하고 촉촉하게 만든 잠봉, 고소한 버터와 소금 한꼬집이면 완성되는 단순한 맛이 오묘한 조합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에끌레어를 팔지 않는 에끌레어 마느의 이름도 묘하다. 취업이 잘되는 분야를 고민해 전공으로 선택했던 기계공학을 뒤로하고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섰을 때 요리가 있었다. 요리를 풀어갈 배경을 대한민국으로 한정 짓지 않았기에 요리와 함께 배운 것은 영어다. 어느 정도 완성한 영어로 학원 강사와 요리를 병행할 수 있을 무렵 당시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유학을 떠났다. 원하던 나라로 가기 위한 비용을 벌기 위해 시작한 호주 생활은 다시 요리로 이어졌다.

요리 학교에서 연이 닿은 요리사들의 영향으로 이름난 여러 음식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부부가 늘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며 생활을 이어갔다. 국적을 특정하기 어려운 요리를 배우고 익혔다. 배운 것에 취향을 더해 나아가다 보니 불특정 다수의 식재료를 활용한 무국적 요리를 지향하고 있었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요리에 전념하다 아이가 생기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바로 요리를 해낼 자신은 없었다. 육아에 익숙해질 무렵 가볍게 시작해보고자 따뜻한 주택가에 들어서 에끌레어마느의 문을 열었다. 가벼운 베이킹으로 시작해 결국에는 요리로 갈 생각이었다. 어떤 요리를 만들더라도 타지에서 함께 고생했던 고마운 아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담고 싶었다. 마누라라는 애칭을 무국적 단어로 표현해낸 것이 마느(maneu)다.

당시 주메뉴였던 에끌레어를 간판에 담은 건 간판 제작을 맡은 친구의 디자인적 제안이었다. 가게는 베이킹 위주의 메뉴에서 빵과 어울리는 요리로 점차 색을 바꿨다. 직관적인 맛을 좋아하는 영상 씨와 대중적인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 사이 간극을 줄여가며 하나 둘 씩 고정시킨 것이 현재의 메뉴다.
빵과 어울리는 몇 가지로 구성했던 브런치는 손님들의 요청에 따라 파스타와 샐러드로 영역을 넓혔다. 향신료와 허브 등이 특색을 더하면서도 명확한 맛의 구분을 추구한다. 최소한의 재료로 활용 가능한 모든 요리법이 동원된다.

잠봉과는 또 다른 염지와 숙성의 길을 걷는 등심은 도톰하지만 육즙으로 가득한 부드러운 식감으로 빵 사이에 들어간다. 바삭함을 잃지 않은 튀김옷이 빵과 고기 사이에서 균형을 지킨다. 돈카츠와 약간의 소스만으로 풍부한 맛을 내는 카츠산도다.
새우버거는 잘 구운 브리오슈에 식감을 살린 새우카츠를 튀겨 넣고 특제 마요를 발라 탱글탱글한 맛으로 통통하게 채운다. 샐러드에 들어가는 리코타 치즈부터 바질 페스토와 숙성토마토, 선드라이토마토 등 모든 재료가 에끌레어마느의 주방에서 만들어진다.

배달로도 주문할 수 있는 브런치 메뉴는 오전 10시부터 5시 반까지만 만날 수 있다. 한 시간의 브레이크 타임 이후 저녁 6시 반부터는 다른 메뉴가 분위기를 바꾼다. 라자냐와 잠봉파스타, 비스크 리소토, 양 갈비 등의 요리가 와인 등을 곁들이며 간단한 끼니로 부족한 이들의 욕구를 채운다.

감각적으로 담아낸 모양까지 한껏 식욕을 돋운다. 어쩌면 조금 실험적인 공간이다. 요리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영상 씨의 취향과 경험을 녹여낸 이색적인 메뉴가 에끌레어마느를 찾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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