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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북문로 놀이포차 '어른이집'

#사람이모이는 #떡볶이맛집 #떡볶이배달 #포장마차 #게임하는술집

  • 웹출고시간2020.11.24 17:26:21
  • 최종수정2020.11.24 17:26:21
[충북일보]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먹고싶다고 더 먹을 수 없고, 싫다고 안 먹을 수도 없다. 시간의 흐름을 따라 공평하게 조금씩 나이 들어간다.

어른들도 놀고 싶다. 일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놀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도 스스럼 없이 뛰어놀 수 있었던 아이들의 세상에서 멀어진 어른들은 마음껏 놀기 어렵다. 놀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인데 놀 수 있는 장소나 함께 놀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한 특별한 곳이 있다. 평범한 술집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플레잉&포차를 내세웠다. 어른들만 놀 수 있는 이곳은 임민섭 신혜영 대표가 운영하는 '어른이집'이다. 이들은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시간을 보내던 10여 년 전의 어떤 카페에 대한 기억을 함께 가졌다. 타지에서 온 스무 살의 혜영씨에게 든든한 인맥을 만들어주고 민섭씨에게는 누나의 남편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해준 곳이다. 특별할 것 없는 공간에 20대 청년들이 모여들어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 놀이였던 장소다. 10여 년이 흘러 각각 사회의 구성원이 된 지금은 가끔 만나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 외에는 놀 거리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 어른이집
공간에 대한 구상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청주 시내 맛집으로 인정받던 혜영씨의 라멘집이 지난해 '반일불매' 바람을 타고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직접 배워온 라멘 맛과 선점한 배달서비스로 2년여를 승승장구했던 가게다. 버티는 것은 6개월까지였다. 더는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정리하려던 혜영씨에게 민섭씨가 손을 내밀었다.

프로그래머로 회사를 운영하는 민섭씨는 추억의 장소를 둘만의 색깔로 다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1년간 곁을 지키며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조건이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두 사람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구상했다. 아는 사람끼리 와서 술만 마시는 술집이 아니라 누구나 들어와서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를 꾸렸다.
혼자 오건 여럿이 오건, 어른이집에 있는 사람들은 소통할 수 있다. 주인장이 웃으며 말을 붙이고 함께 하는 놀이를 제안한다. 왁자지껄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에 끌려 선뜻 2층으로 올라오는 손님들도 있다.

혜영씨의 음식 솜씨도 한몫한다. 간단한 조리보다는 요리 과정을 거치는 음식을 안주로 낸다. 맛있는 요리와 함께하는 즐거운 술자리를 원해서다. 두 사람만의 특제 소스를 이용한 어른이집 떡볶이는 손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배달 업체로 따로 등록했다. 한 달간 삼시 세끼 떡볶이만 먹어가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어른이집은 오후 6시에 문을 열지만 떡볶이 주문은 낮12시부터 가능해 낮부터 밤까지 떡볶이를 찾는 손님들의 주문이 여기저기서 이어진다.
가게에서 일정 금액을 주문하면 어른이집만의 화폐를 다시 제공한다. 이 화폐를 이용해 비어퐁이나 다트 게임, 카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한편에 마련된 매점에서도 옛날 과자들을 만나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준비했다.

청주에 정을 붙이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가도 어른이집에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변했다는 손님도 있다. 혼자 왔다가 둘이 된 손님도, 나이를 불문한 우정을 쌓은 이들도 있다.

두 사장님은 사람이 좋아서 사람을 만난다. 만나는 사람은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크다. 호기심에 찾아왔던 손님들도 꼭 다시 찾아오는 어른이집의 인연들로 만드는 이유다.

쉬는 날엔 함께 캠핑을 가기도 하고 두 사람의 옥상에 초대해 고기를 굽는 날도 있다. 단골 손님의 생일엔 신청 메뉴를 받아 함께 축하한다. 결국 사람의 일이다. 기꺼이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그 안에서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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