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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사천동 '여니만두'

#집만두 #고기만두 #김치만두 #매운만두 #지짐만두

  • 웹출고시간2021.11.30 13:43:15
  • 최종수정2021.11.30 13:43:15
[충북일보] 만두는 따뜻한 음식이다. 뜨겁게 먹어서가 아니라 '만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렇다. 찜기에서 하얗게 뿜어나오는 수증기나 도란도란 둘러앉아 만두를 빚는 모습이 함께 연상된다. 추울 때 생각나는 만둣국이나 비 올 때 찾는 지짐 만두도 온기로 가득하다.

십여 가지의 속 재료를 버무려 한 장의 작은 반죽 안에 밀어 넣고 예쁘게 닫은 모습도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한입에 느껴지는 다양한 재료의 향연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추억의 맛이다. 담백한 고기만두나 아삭하게 씹히는 김치만두는 선호도를 따지기 어려워 반반을 외치는 이들도 많다.
요식업을 생각해본 적 없던 노연희 대표가 선뜻 여니만두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먹어왔던 아버지의 만두 덕이다. 운영하던 식당에서 판매하던 메뉴 중 하나였던 만두는 집에서도 인기였다. 연례행사처럼 대량으로 만두를 빚는 것이 일상이었다. 굳이 명절이 아니어도 친척들이 함께 모여 만두를 빚었다.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 앞에 하나 된 마음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김장하기 전 남은 묵은지를 처리할 때도, 가족들의 행사가 있을 때도 만두는 항상 모임의 주인공이었다. 수 백 개의 만두를 빚어도 지퍼백에 차곡차곡 나눠 담으면 많은 줄 몰랐다. 출출할 때나 입이 심심할 때, 언제든 냉동실에서 꺼내 다시 쪄먹으면 든든하게 속을 채웠다.
실내건축을 전공하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던 연희 씨다. 배울 때와 다른 현장에서의 이질감에 일을 그만두고 다른 분야를 공부하다 문득 만두 생각이 났다. 수십 년간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우리 집 만두는 내세우기에 충분한 맛이었다.

30여 년째 음식을 하시는 아버지의 만두 비법을 정식으로 배웠다. 3개월 정도는 만두 모양에 집중했다. 집에서 먹기 위해 편하게 만들던 것과는 다른 모양이어야 했다. 손에 익을 만큼 예쁜 잎새 모양이 빚어진 뒤로는 만두소에 대한 연습이 이어졌다.
ⓒ 여니만두 인스타그램
제대로 물을 뺀 두부와 김치, 잡내 없이 육즙의 고소함만 남은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비율과 양념,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의 무말랭이 등이 여니만두의 색깔이다. 매일 신선하게 준비하는 양파, 파, 숙주 등 채소와 일정량의 당면도 늘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철저한 계량을 거친다. 지인의 고추밭에 온 가족이 총출동해 수확한 고추로 담은 고추 지는 집 만두 맛을 완성하는 핵심적인 재료다.

고기만두를 만들고 김치와 고춧가루를 추가하면 김치만두, 거기에 청양고추와 청양 고춧가루를 더하면 먹는 사람은 계속 찾는다는 매운 만두다.

일반적으로 튀김기에 튀겨 판매하는 튀김만두 대신 한번 찐 만두를 프라이팬 위에서 기름에 굴려주는 지짐만두를 메뉴에 넣었다. 불 앞에서 한참을 이리저리 굴려 만드는 지짐만두는 시간과 정성이 배로 들어가지만 찐만두에 물릴 때쯤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이다.

평소 가족들이 만두와 함께 즐기던 식혜도 음료 메뉴로 준비했다. 엿기름물에 밥알을 하룻밤 삭힌 뒤, 찜기에 쪄서 껍질을 벗기고 갈아낸 단호박을 더해 매일 만드는 단호박 식혜는 만두와 어울리는 달콤함을 자랑한다. 단호박의 은은한 단맛 덕분에 일반 식혜보다 설탕은 적게 들어간다.

분홍색 만두를 귀여운 표정으로 그려낸 여니만두 디자인은 연희 씨가 직접 만들었다. 여니만두를 상징하는 만두 캐릭터는 소장용으로도 손색없어 개업 이벤트에는 텀블러와 그립톡으로, 1주년 이벤트에는 컵과 키링으로 제작해 손님들과 추억을 공유했다.
여러 종류의 바위솔로 가득한 가게 앞 화단은 아버지의 배려다. 만두를 찌는 시간 동안 볼거리를 공유하기 위해 꾸몄다. 추운 날씨에도 푸릇하고 독특한 모양으로 펼쳐진 식물들이 만두가 익는 시간을 짧게 느껴지게 한다.

여름을 시원하게 채웠던 비빔만두는 겨울에는 만두전골로 대신할 생각이다. 한손 가득 쥐어 만든 신선하고 다양한 속 재료가 추워질수록 빛을 발하는 따듯한 즐거움을 전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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