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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문화동 '다이어커피쇼룸'

#커피쇼룸 #청주커피 #브루잉 #로스팅 #커피의재미 #다이어

  • 웹출고시간2021.06.29 11:08:44
  • 최종수정2021.06.29 11:08:44
[충북일보] 청주 상당구 문화동에 낯선 외관의 건물이 등장했다. 언뜻 지나면 눈에 띄지 않을 법한 이 건물은 자세히 볼수록 혼란이 가중된다. 이렇다 할 간판 없이 건물 양쪽 문 위에 부착된 작은 LED 전광판이 전부다. 전광판 글씨마저 오른쪽은 'HELLO', 왼쪽은 'GOOD-BYE'뿐이다. LED에 보이는 단어를 토대로 입구와 출구를 예상한 뒤 한걸음 뒤로 물러나 보면 작은 가벽처럼 세워진 철제 구조물이 역시나 LED 전광판으로 'dyer'라는 단어를 흘려보낸다.
불그스름한 벽면은 전체가 부식된 철로 꾸며졌고 작은 창문도 없다. 슬쩍 들여다 보려 해도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이곳을 알아보려면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용기를 내어 문을 밀고 들어서면 다시 어둠이 드리운다. 상영을 시작한 영화관에 뒤늦게 들어선 듯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약간의 통로를 지나면 QR코드가 표시된 태블릿이 보인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QR코드를 카메라에 인식하면 다이어가 준비한 메뉴와 공간에 대한 소개를 각자의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메뉴는 커피 뿐이지만 고정돼있지 않다. 시기에 따라 다이어에서 선택해온 생두를 이곳에서 직접 볶은 제철 원두와 블렌딩 커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커피숍에서 취급하는 원두가 아니라 마이크로랏, 스페셜티 이상의 희소성 있는 커피만 만날 수 있다. 모든 메뉴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즉시 바리스타가 직접 제조하는 브루잉 커피로 준비된다.

어둠 속에서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조명을 배경으로 꾸며진 무대가 메인이다. 이 무대 위에서 바리스타의 커피 브루잉이 이뤄진다. 보통은 손님들의 눈높이에서 커피 머신 뒤에 모습을 감추고 있었던 바리스타의 위치도 무대 위로 올라왔다.
무대를 중심으로 소극장처럼 배치된 의자 또한 독특하다. 편안한 소파나 물건을 올려둘 테이블이 따로 있지 않다. 미술관 또는 작은 극장에서 주인공의 무대를 즐기듯 손님들은 무대를 향해 앉아 바리스타의 퍼포먼스를 관람하게 된다.

메인 스테이션 외에도 4개의 서브 스테이션이 준비돼 맨 앞줄에서는 가장 가까이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민트, 웰치스 포도, 시나몬 등 개성 있는 이름처럼 독특한 맛을 자랑하는 커피를 선택해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다이어에서 맛볼 수 있는 재미다.

염색업자라는 뜻의 다이어(dyer)는 5년 전 청주 무심천 인근에 문을 연 라토커피 김인욱 대표의 두 번째 매장이다. 라토커피가 독특한 디저트와 다양한 음료를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면 다이어는 커피 그 자체에 집중한 공간이다. 커피 이외의 것들은 모두 배제해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그만큼 다이어의 커피는 온전히 빛난다.
ⓒ 다이어 인스타그램
옷이나 가구 등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주로 사용되던 '쇼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다이어커피쇼룸은 다이어가 준비한 커피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커피를 누릴 수 있다. 질 좋은 원두를 기본으로 투명한 유리 너머로 보이는 로스팅 과정에 무대 위 바리스타의 손으로 분쇄와 추출을 거쳐 전달되는 커피는 여느 곳과는 분명 다르다.

이곳은 각자의 머릿속에 각인된 커피의 색을 다이어의 색으로 물들이는 공간이다. 보통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고정됐던 커피의 색에 대한 편견이 다이어의 어둠 속에 스며들어 색다른 재미를 권한다.

어스름한 공간에 앉아 한 모금 넘긴 민트향의 커피가 어느 순간 초록으로 느껴진다. 어떤 것은 파랗고 어떤 것은 빨갛다. 눈으로 보면 여전히 어두운 색의 커피가 화사한 맛과 향으로 혀 끝에 맴도는 것은 비단 무대 위의 색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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