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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올드스쿨바버샵'

#청주바버샵 #이발소 #이용기능장 #2대째이용업

  • 웹출고시간2021.07.27 17:49:42
  • 최종수정2021.07.27 17:50:24
[충북일보] 깔끔한 파란색 외관에 삼색의 이발소 표시등이 돌아간다. 올드스쿨바버샵이라는 간판 아래 클래식이발소, 국가공인 이용기능장 업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조수만 대표는 1962년 시작한 아버지의 이발소를 놀이터 삼아 자랐다. 어린 시절 이발하는 손님들을 구경하는 재미로 아버지를 지켜본 것이 이발소에 대한 첫인상이다. 용돈이 필요해진 학창시절 즈음 아버지의 이발소는 조 대표에게도 작은 직장이 됐다. 바닥을 쓸거나 빨래하는 것부터 손님들의 머리를 감기는 것까지 용돈 벌이의 대상이었다.
ⓒ 올드스쿨바버샵 인스타그램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던 시절이라 대를 이어 이용업에 종사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지 군대에서 이발병이 되기 위해 기술을 배운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와 다른 삶을 일구던 조 대표에게 다시 가위를 내민 것은 아버지다.

서울에서 청주로 터를 옮긴 아버지를 따라 청주로 향했다. 충북에서 유명한 이봉철 이용기능장을 찾아가 다시 처음부터 기술을 배웠다. 섬세하게 머리카락을 조각하듯 깎아내는 작업에 대한 재미를 새롭게 찾았다.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을 수 있음을 알았다.

12년간 청주 율량동에서 자신의 이발소를 운영했던 조 대표다. 가경동으로 자리를 옮겨 올드스쿨바버샵이라는 이름으로 도약한 계기는 몇 년 전 권태에 빠진 자신을 돌아보면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무렵 스승이 미용 기술경연대회 출전을 권했다. 도전하는 재미를 찾아 권태를 극복해보라는 의미였다. 찾아오는 손님들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던 것과는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 대회 출전을 위해 창의적인 작업에 몰두하면서 열정이 다시 깨어났다. 우연히 출전한 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자 오히려 욕심이 커졌다. 손에서 가위를 놓지 않았다. 각종 기능경기대회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당당히 금상을 휩쓸었다.
내친김에 이용기능장에도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용 기술의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2~3년의 준비를 거친 끝에 이용기능장 자격을 취득했다. 충북 도내 현업 종사자 중 몇 안 되는 사례다.

기술을 토대로 재도약했다. 어려서부터 미용실을 찾던 젊은 층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미용실이 친숙했다. 노포의 상징처럼 취급받던 이발소가 바버샵의 개념으로 돌아오고 있는 현실이 보였다. 조 대표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없었던 젊은 이용업주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40대 조 대표는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바버샵을 꾸렸다.
겉에서 보기에도 산뜻한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올드스쿨바버샵의 테마다. 10여 년 인연을 맺은 단골이 인테리어 작업을 맡아줬다.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찾아왔던 그의 아이가 입대 전 머리를 위해 찾아올 만큼 긴 시간을 함께했다. 가까이서 봐온 조 대표의 스타일과 추구하는 바를 새로운 공간에 적절히 녹여냈다.

준비 기간 동안 외국에서 들여온 고급 의자와 가위, 소품 등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과 깔끔한 분위기는 머리를 맡기는 시간 내내 편안하게 대접받는 서비스를 즐기게 한다.

남성의 머리를 생각할 때 흔히 떠오르는 전통적인 스타일을 다루는 것이 올드스쿨이지만 트랜디한 스타일을 만드는 뉴스쿨 부분도 자신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두상이나 얼굴, 수염, 머리카락의 질과 양 등을 고려해 가장 잘 어울리는 멋스러움을 찾아준다. 청년뿐 아니라 먼 곳에서도 굳이 조 대표를 찾아와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중장년층이 많은 이유다.
한편에 마련된 오래된 가위와 면도칼 등은 아버지와 스승의 역사가 담긴 소품이다. 천천히 살펴보는 것으로 이용업의 과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위와 칼을 들고 보낸 세월과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여러 상장과 표창도 올드스쿨바버샵의 한 면을 채웠다.

조 대표의 경쾌한 손길이 짧은 머리 위에 풍성한 스타일을 얹는다. 인근에서 운영 중인 아버지의 이발소와는 분명 다른 길이다. 부자(父子)의 손에서 움직이는 가위가 바쁘게 각자의 이야기를 완성하고 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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