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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03 12:14:08
  • 최종수정2015.10.03 12:14:08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미쁘다식당'을 운영 중인 김영태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44. 청주 사창동 '미쁘다식당' 김영태 대표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미쁘다식당'을 운영중인 김영태 대표가 자신의 주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청주] “서양음식을 팔고는 있지만 순우리말의 가게 이름을 갖고 싶었어요. 그럴싸하게 뜨라또리아나 레스토랑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식당이란 얘기니까요. ‘미쁘다’라는 우리말 뜻이 좋았어요.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요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평범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들어와 먹을 수 있는 곳이 이 식당의 컨셉이에요. 아들이 어머니 모시고 와서 먹기에도, 자녀들을 데리고 오기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편안한 모습을 그린 거죠.”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미쁘다식당'을 운영중인 김영태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2년 전만 해도 청주에 함박스테이크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은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요리에 대한 제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정도라, 외진 가게 자리가 문제 될 게 없어 보였죠. 맛 하나로 누구나 찾아오는 맛 집이 될 거란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막상 개업을 하고 나니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어요. 하루에 손님이 한 명인 건 참을 수 있었지만, 자신감이 상실되는 게 정말 용납이 안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조울증에 걸릴 지경이었죠. 그렇게 3개월을 버티니 한 번 오신 분들이 또 와 주시고,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한숨 돌리게 된 거죠.”

“몇 달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토마토 파스타나 탕면을 찾으시는 손님들이 있어요. 그 분들이 음식을 먹고 나가시면 테이블 위에 남겨진 빈 그릇을 바라보며, 이 손님에겐 이 메뉴가 어떤 의미인지 골몰하게 돼요. 저도 어릴 적 동네에서 즐겨 먹던 냉면집이 있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그 장소, 그 맛, 그때의 상황이 기억나요. 지금 생각하면 그냥 조미료 맛인데도 생각이 나요. 그런 게 소울 푸드라고 생각해요. 딱히 사연이 있는 음식이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도 그 음식을 먹었던 공간과 시간까지 생각나는 자신만의 음식이 있잖아요. 그런 추억의 음식을 이 가게에서 대접하고 싶어요.”

“스포츠를 좋아하지만 정적인 편이라 보는 걸 좋아해요. 의외로 독서가 취미고요. 책을 읽으면 마음도 편해지고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는데도 도움이 되거든요. 제가 가장 즐겨보는 책은 요리책입니다.”

“어려서 미술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제일 신나는 순간은 요리하는 순간보다도 플레이팅할 때거든요. 요리도 재밌지만 접시에 음식을 담을 때가 좋아요. 재료와 접시의 색깔이 조화롭게 올려지면 캔버스에 그림 그리는 것 이상의 기쁨이 있어요. 같은 음식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것으로 비치는 것도 재미있고요. 보기 좋은 게 당연히 맛도 더 좋겠죠."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함박스테이크 전문점 '미쁘다식당'을 운영중인 김영태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안토니오심 선생님을 존경해요. 이탈리아 요리의 대가이시지만 요리에 관한 모든 지식을 섭렵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뭔가를 여쭤볼 때마다 기대 이상의 풍부한 대답을 해주셔서 경이로울 정도였죠. 우락부락한 외형에 상반된 부드러운 말투는 요리할 때 감격스러움을 잘 표현해주는 거 같아요. 그 모습을 보면 누가 봐도 요리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가 있거든요. 저도 가끔 이곳에서 요리하다 저도 모르게 ‘너무 맛있다’는 감탄사가 나올 때가 있어요. 그 땐 ‘저 손님은 복 받았네’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평소에도 맛있지만 정말 대단히 맛있을 때가 종종 있거든요.”

“인생에서 가장 슬펐을 땐 누나가 시집을 갔을 때예요.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땐 그냥 덤덤했어요. 누나가 옆에 있어서 은연중에 의지가 됐으니까요. 그 후 10년이 후 누나가 멀리 거제도로 시집을 간다니까 정말 서운하고 공허하더라고요. 누나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고도 이렇게 힘든데 만일 딸이 있다면 어찌 시집보내나 싶어요.”

“최근 일본으로 여행 가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함박스테이크집을 다녀왔어요. 70년을 운영하셨다는데 관광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어렵게 수소문해서 찾아갔죠. 오랜 세월 운영하셨다는 점만으로도 본받고 싶어 찾아간 거였는데 역시 맛도 있더라고요, 양도 많고. 저도 나중에 바다가 보이는 2층집을 짓고 1층에서 함박스테이크를 팔고 싶어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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