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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28 10:30:00
  • 최종수정2016.11.11 11:16:06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1:1 헤어살롱 '아뜰리에b'를 운영 중인 노현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49. 청주 복대동 '아뜰리에b' 노현호 대표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1:1헤어살롱 '아뜰리에b'를 운영 중인 노현호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고등학생이 되고 머리카락이 손에 잡힐만큼 길어진 뒤엔 헤어스타일을 그냥 내버려둔 적이 거의 없어요. 늘 제 머리엔 머리카락보다 헤어젤이 더 많을 정도로 공을 들였죠. 때로는 제품이 무게를 못이기고 흘러내리기도 하고, 머리카락이 돌처럼 딱딱해지기도 했어요.(웃음) 예전 친구들은 지금도 그때의 제 헤어스타일을 웃으며 회상하곤 해요. 그만큼 평범하지 않은 저만의 스타일이 있었죠. 성격은 내성적인 숙맥이었지만 성안길에서 여학생들의 쪽지를 몇 번 받게되면서 ‘내 스타일이 내 눈에만 괜찮은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웃음)”

“성적에 맞춰 공대에 진학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이름만 대학생이었어요. 학사경고를 밥 먹듯 받으면서 성인이 된 자유를 만끽하는 저에게 아버지가 미용 분야의 일을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도망치듯 군대를 다녀오곤 더 이상 도피처를 찾을 수 없어 미용을 제대로 배우게 됐죠. 어린 친구들과 같은 위치에서 배운다는 거 외엔 별로 힘든 일이 없었어요. 긴 세월 내 머리를 만져온 경력이 있었으니까요. ”

“처음 취업 할 때 이력서를 50장 정도 썼어요. 제 모든 역사와 미래 설계까지 큰 폰트로 담아 뽑아냈거든요. 있는 말, 없는 말에 제 열정까지 다 가져다 붙였어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간절했으니까요. 영업이 끝나고 원장님이 퇴근해도 12시 이전에 문을 닫아본 적이 없어요. 늘 혼자 남아 연습했어요. 원장님은 물론 옆 가게 사장님들까지도 입에 침이 마르게 저의 밝은 미래를 예언하셨던 열정 가득한 시절이었죠. ”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1:1헤어살롱 '아뜰리에b'를 운영 중인 노현호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브랜드미용실에서 오래 일하면서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어요. 늘 손님이 북적이는 공간에 머물다보니 공장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느덧 관리자의 위치에서 직원들 교육까지 맡아야하는데 저 자신조차 감당하기가 힘들었어요. 손님들 저마다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끈질기게 고집하던 저는 사라지고, 그저 손님 뒤에서 기계적으로 일하는 저를 느끼곤 미용을 그만해야겠다 결심했죠. ”

“미용에 대한 마음이 멀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자동차 쪽으로 알아보고 있더라고요. 국비지원 교육을 통해 정비, 광택, 선팅 등 기술을 배웠죠. 미용실에 다닐 땐 몰랐지만 사람으로부터 멀어지자 사람에게 많이 지쳐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노동 강도로 따지면 훨씬 힘든 일인데도 자동차를 상대로 일하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조용히, 제가 하는 데로 기다려주는 자동차가 고마웠다고 할까요. 손님들에게 냄새날까 억지로 끊었던 담배도 마음껏 피울 수 있었고요. (웃음)”

“맘 놓고 피웠던 담배 때문인지, 작업 환경 때문인지 어느날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어요. 나만 즐겁게 일하면 즐겁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죠. 오열하는 아내를 두고 중환자실에 들어가면서 마음이 서늘했어요. 비교적 젊을 때 발견해서 며칠만에 퇴원했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됐죠. 뭐가 가족들을 위하는 일인지 깊은 고민 끝에 결정한 게 이 시스템의 가게예요. 브랜드미용실에서 염증을 느꼈던 시스템과 번잡함을 배제하고 오롯이 한 사람만을 위해 서비스 하는 살롱. 손님도 미용사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요. ”

“18살부터 만났던 아내와 31살에 가정을 꾸렸어요. 무려 14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보니 서로가 삶의 일부가 됐음을 인정한거죠. 그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어 결혼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알게된 건 역시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거예요. 머리는 그렇게 깔끔하게 만지고 다니는 제가 실생활에서는 별로 그렇지 못하거든요. 요즘도 아내는 종종 혀를 내두르곤 해요. 제가 속인 건 아니에요. 연애할 때 미처 다 못 보여준 것 뿐이지.(웃음)”

“보통 미용실에선 예명을 사용하는데 부끄러워서 예명을 정할 수가 없었어요. 스텝시절 한참 어린 동생들이 ‘현호씨’라고 부르며 일을 시킬 땐 가슴 속에 뭔가 꿈틀했죠. 디자이너가 되면 반드시 예명을 쓰리라 마음 먹었지만 같은 샵에서 디자이너가 됐다고 이름을 바꾼다는게 또 부끄럽더라고요. 이번에 개업하면서 야심차게 ‘b’라는 예명을 정해놨는데 단골 손님들이 ‘현호씨다’ 하면서 찾아오셔서 다시 ‘현호’가 되버렸어요. ‘저는 이제부터 b에요’ 하는 것도 너무 쑥스러워서요. ”

/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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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