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149. 청주 복대동 '아뜰리에b' 노현호 대표 [충북일보] “고등학생이 되고 머리카락이 손에 잡힐만큼 길어진 뒤엔 헤어스타일을 그냥 내버려둔 적이 거의 없어요. 늘 제 머리엔 머리카락보다 헤어젤이 더 많을 정도로 공을 들였죠. 때로는 제품이 무게를 못이기고 흘러내리기도 하고, 머리카락이 돌처럼 딱딱해지기도 했어요.(웃음) 예전 친구들은 지금도 그때의 제 헤어스타일을 웃으며 회상하곤 해요. 그만큼 평범하지 않은 저만의 스타일이 있었죠. 성격은 내성적인 숙맥이었지만 성안길에서 여학생들의 쪽지를 몇 번 받게되면서 ‘내 스타일이 내 눈에만 괜찮은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웃음)” “성적에 맞춰 공대에 진학하긴 했지만 그야말로 이름만 대학생이었어요. 학사경고를 밥 먹듯 받으면서 성인이 된 자유를 만끽하는 저에게 아버지가 미용 분야의 일을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도망치듯 군대를 다녀오곤 더 이상 도피처를 찾을 수 없어 미용을 제대로 배우게 됐죠. 어린 친구들과 같은 위치에서 배운다는 거 외엔 별로 힘든 일이 없었어요. 긴 세월 내 머리를 만져온 경력이 있었으니까요. ” “처음 취업 할 때 이력서를 50장 정도 썼어요. 제 모든 역사와 미래 설계까지 큰 폰트로 담아 뽑아냈거든요. 있는 말, 없는 말에 제 열정까지 다 가져다 붙였어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간절했으니까요. 영업이 끝나고 원장님이 퇴근해도 12시 이전에 문을 닫아본 적이 없어요. 늘 혼자 남아 연습했어요. 원장님은 물론 옆 가게 사장님들까지도 입에 침이 마르게 저의 밝은 미래를 예언하셨던 열정 가득한 시절이었죠. ” “브랜드미용실에서 오래 일하면서 시스템에 회의를 느꼈어요. 늘 손님이 북적이는 공간에 머물다보니 공장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느덧 관리자의 위치에서 직원들 교육까지 맡아야하는데 저 자신조차 감당하기가 힘들었어요. 손님들 저마다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끈질기게 고집하던 저는 사라지고, 그저 손님 뒤에서 기계적으로 일하는 저를 느끼곤 미용을 그만해야겠다 결심했죠. ” “미용에 대한 마음이 멀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자동차 쪽으로 알아보고 있더라고요. 국비지원 교육을 통해 정비, 광택, 선팅 등 기술을 배웠죠. 미용실에 다닐 땐 몰랐지만 사람으로부터 멀어지자 사람에게 많이 지쳐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노동 강도로 따지면 훨씬 힘든 일인데도 자동차를 상대로 일하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조용히, 제가 하는 데로 기다려주는 자동차가 고마웠다고 할까요. 손님들에게 냄새날까 억지로 끊었던 담배도 마음껏 피울 수 있었고요. (웃음)” “맘 놓고 피웠던 담배 때문인지, 작업 환경 때문인지 어느날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어요. 나만 즐겁게 일하면 즐겁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었죠. 오열하는 아내를 두고 중환자실에 들어가면서 마음이 서늘했어요. 비교적 젊을 때 발견해서 며칠만에 퇴원했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가 됐죠. 뭐가 가족들을 위하는 일인지 깊은 고민 끝에 결정한 게 이 시스템의 가게예요. 브랜드미용실에서 염증을 느꼈던 시스템과 번잡함을 배제하고 오롯이 한 사람만을 위해 서비스 하는 살롱. 손님도 미용사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요. ” “18살부터 만났던 아내와 31살에 가정을 꾸렸어요. 무려 14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보니 서로가 삶의 일부가 됐음을 인정한거죠. 그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어 결혼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알게된 건 역시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거예요. 머리는 그렇게 깔끔하게 만지고 다니는 제가 실생활에서는 별로 그렇지 못하거든요. 요즘도 아내는 종종 혀를 내두르곤 해요. 제가 속인 건 아니에요. 연애할 때 미처 다 못 보여준 것 뿐이지.(웃음)” “보통 미용실에선 예명을 사용하는데 부끄러워서 예명을 정할 수가 없었어요. 스텝시절 한참 어린 동생들이 ‘현호씨’라고 부르며 일을 시킬 땐 가슴 속에 뭔가 꿈틀했죠. 디자이너가 되면 반드시 예명을 쓰리라 마음 먹었지만 같은 샵에서 디자이너가 됐다고 이름을 바꾼다는게 또 부끄럽더라고요. 이번에 개업하면서 야심차게 ‘b’라는 예명을 정해놨는데 단골 손님들이 ‘현호씨다’ 하면서 찾아오셔서 다시 ‘현호’가 되버렸어요. ‘저는 이제부터 b에요’ 하는 것도 너무 쑥스러워서요. ” /김희란기자
[충북일보] 30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검찰이 사고 주원인으로 지목된 임시제방 부실 관리의 책임자인 미호천교 공사 감리단장과 현장소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청주지검은 24일 청주지법 형사5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감리단장 A(66)씨에게 징역 6년, 현장소장 B(55)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결심공판 최종 의견진술을 통해 "A씨는 오송~청주 2구간 공사를 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공사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술인임에도 법정 기준, 허가 절차 등에 있어 법과 계약상 의무를 모두 위반하는 등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현재 유족들과 생존자들은 정신적 상해로 고통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점, 사고 직후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조직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등 국가 재난 사고의 원인 규명을 방해했다"고 부연했다. B씨에 대해선 "피고인은 미호천교 공사 현장 내에 있는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의 재정 상황이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 2021년부터 상승 추세였으나 자체 세입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도에 따르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올해 감소했다.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7.0%로 2023년 30.5%보다 3.5% 하락했다. 지난해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지만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충북을 포함해 동일 유형 광역자치단체 9곳의 평균 재정자립도 33.7%보다 6.7% 낮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재원에 대한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은 우수하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 세입이 많으면 높아지고, 지방교부세·보조금 등 정부의 이전재원이 크면 낮아진다. 전체 세입에서 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인 재정자주도도 마찬가지다. 올해 40.3%로 2023년 45.1%보다 4.8%가 하락했다. 작년보다 낮아졌지만 2021년 39.0%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40%대를 넘었다. 동일 유형
[충북일보] 충북도가 서울시상인연합회와 손잡고 '어쩌다 못난이 김치' 홍보와 판매 활성화에 나선다. 도는 23일 연합회 사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은 서울시의 전통시장에서 못난이 김치와 충북도 농산물 판매 협력을 강화하고, 국산 김치 소비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도는 못난이 김치 생산업체와 협력해 서울시 전통시장에 안정적인 가격으로 김치를 공급하게 된다. 서울시상인연합회는 자체 네트워크(25개 구·155개 전통시장)를 통해 못난이 김치 매력을 홍보하고 판매처를 확보한다. 이를 통해 서울시 소비자에게 100% 국산 김치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의 어쩌다 못난이 김치는 농산물 판로 확보가 어려운 농가와 인증 받은 김치 제조업체를 직접 연결해 만들었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시켜 품질은 우수하고 가격은 착한 100% 국산 김치 브랜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번 협약이 못난이 김치 유통 채널 다변화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농가는 농산물 판로에 대한 걱정 없이 농사를 짓고, 김치업체는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