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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18 11:18:58
  • 최종수정2015.11.18 13:50:34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파스타 전문점 '토토스파스타'를 운영 중인 이재준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69. 청주 오창읍 '토토스파스타' 이재준 대표

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파스타 전문점 '토토스파스타'를 운영 중인 이재준 대표가 자신의 주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가족들 성화로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어요. 다음 해에 그만두고 조리학교로 들어갔고요. 우연히 들린 호텔 사은회에서 일식에 매료됐거든요. 막상 본격적으로 요리를 배우다보니 이태리 요리가 제게 더 맞더라고요. 그래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죠. 한국에 와선 작은 식당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고요. 그렇게 무언가에 반하고 빠지면서 즉흥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런 게 인생 아닐까요?”

“조리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한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사람에게서 후광이 비친다는 걸 그때 경험했고요. 경쟁자도 많았어요. 일단 먼저 내가 훨씬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선수 쳤어요. 그러니 절반이 떨어져 나가더라고요. 그다음엔 좋아하는 만큼 맘이 아프다고 엄살을 피웠죠. 그렇게 또 절반이 사라졌고. 나머지들에겐 그 여자 흉을 봤어요. 그렇게 반한 여자를 6년간 쫓아다녔죠. 결국 제 아내가 됐고요. 제 인생에서 즉흥적이지 않은 유일한 선택이죠.”

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파스타 전문점 '토토스파스타'를 운영 중인 이재준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굴지의 식품대기업에서 가공식품 개발에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좋은 인연을 만들며 즐겁게 일했지만 공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난 요리산데 내 요릴 먹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 날 이해해주는 회사동료 덕분에 회사 근처에서 이탈리안 식당을 차릴 수 있었어요. 아, 가게 이름이요? 제가 이탈리아 이름이 토토였어요. (콜록)”

“어려서부터 뭔가 잘게 쪼게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 습관들이 요리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재료 본연의 맛을 분석하다보면 여러 가지 맛으로 나뉘니까요. 그렇게 나뉜 맛 중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맛은 기억해 두었다가 다른 음식을 만들 때 그 재료를 찾아 활용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제가 아는 재료만 사용해요. 소위 최상급이라고 불리는 재료라도 내가 확인할 수 없으면 요리에 사용하지 않아요. 생각을 하고 요리를 해야 재료들을 최상으로 살릴 수 있으니까요. 모르는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것만큼 세상에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을까요?”

“이탈리아 음식에는 치즈와 토마토를 많이 사용해요. 감칠맛을 내주는 성분이 들어있거든요. 마치 MSG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화학적이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의 모든 음식들을 넓은 의미로 바라보면 식재료만 다를 뿐. 추구하는 맛의 구조는 다 비슷한 거 같아요. 어찌 보면 신을 동양에선 부처라 부르고, 아랍권에서는 알라로, 서구권에서는 하나님으로 부르는 그런 의미. 음...너무 거창한가요? (웃음)”

청주 오창읍에 위치한 파스타 전문점 '토토스파스타'를 운영 중인 이재준 대표와 그의 아내 최영림씨가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아버지는 약국을 하셨어요. 형들도 의료계에 몸담고 있고요. 늦둥이 막내아들이었지만 아버지 기대가 남달랐어요. 다짜고짜 요리를 한다고 했을 땐 정말 반대가 심했어요. 아버지에게 전 돌연변이 아들놈이었으니까요. 아예 사람 취급을 안 해주는 지경이었죠. 그러던 아버지가 재작년에 돌아가셨어요. 그래서인지 몇 해 전 해주신 말씀이 마음에 맴 돌아요. 당신은 한 사람의 건강을 살펴보지만, 요리사는 요리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신경 써야한다는 말씀. 요리를 위해 든 내 칼 끝에 많은 이들의 건강이 달려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말씀. 참 감사해요.”

“오창 지역의 느낌이 좋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모여드는 곳이잖아요. 저 역시 강원도 양양 출신이고요. 그래서인지 처음엔 경계심이 남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벽이 무너지는 건 순간이더라고요. 일단 마음의 빗장이 열리게 되면 말도 안 되는 아름다운 정들이 오고가게 되요. 이웃집 아이의 이름을 기억하고, 웃음을 나누고, 상대가 좋아하는 뭔가가 생기면 주고 싶어 하기도 하고. 여태 머물던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 냄새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깨닫게 해준 도시죠.”

“손님들은 충분히 대접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건 어디까지나 비즈니스니까요. 어디 가서 뭔가를 먹었을 때 그 음식이 값어치를 못한다고 느껴지면 전 정말 짜증나거든요. 영혼없는 우주 음식을 먹은 날이면 저 집에 어떻게 복수할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망쳐버리기까지 해요.(웃음) 오픈주방을 설계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요. 요리에 집중하면서도 귀에 온 힘을 모아 손님들의 평가를 수집할 수 있도록.”

“단골이 정말 소중해요. 음식을 드시는 걸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고 제안해주시거든요. 가끔 식재료를 구매하러 갔다가 단골이 좋아하는 재료가 보이면 메뉴판에 없는 단골만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초대를 하기도 해요. 어떤 단골들은 본인 집으로 초대해 오히려 식사를 대접해주시기도 하고요. 그저 주인과 손님이 아닌 인간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거죠. 이런 걸 두고 사람 사는 맛이라고 하는 게 아닐까요?”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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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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