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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0.07 10:00:00
  • 최종수정2016.10.07 10:0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에피타이저 바 '식욕(SIKYORK)'을 운영 중인 이송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46. 청주 복대동 '식욕(SIKYORK)' 이송학 대표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에피타이저 바 '식욕'을 운영 중인 이송학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는데 모든 음식이 맛있었어요. 한국에 돌아왔을 때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졌죠. 커피와 제빵을 시작했는데 1g의 오차도 허용치않는 계량이 저랑은 안맞더라고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옆 교실의 양식 조리사 과정이었어요. 몇 가지 요리를 해본 뒤 깨달았죠. 여기서 머물기엔 아까운 재능을 가졌다는 걸요.(웃음) 인터넷을 뒤져 세계에서 제일 좋은 요리학교를 찾았어요. 마음 속으로 정한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프레젠테이션으로 만들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는 귀한 자료로 쓰였고요.”

“외국 청년들이 가볍게 즐기는 와인 문화를 청주에도 전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는 보통 와인이라고 하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실은 음식과 곁들이기 좋은 맛있는 술일 뿐이거든요. 저렴하고 맛있는 술과 음식. 그 것들과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 그런 문화를 젊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어요. 가게 이름도 가볍게 식탐이라고 하려다 오픈 3일 전에 식욕으로 바꿨어요. 이름에서 뉴욕 냄새가 좀 나잖아요.”

“제 주방은 정해진 메뉴가 있지않아요. 하고 싶은 요리, 드리고 싶은 요리로 매번 메뉴가 변하거든요. 어디에서도 접해보지 못한 맛있는 요리를 낼 때 특히 희열을 느끼죠. 철마다 메뉴가 바뀌는 이유는 간단해요. 제철 음식은 언제나 맛있고,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니까요. 싸고 맛있는데 안먹을 이유가 있나요?”

“유학까지 보내셨으면서도 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탐탁치 않아했던 부모님의 다른 모습을 본 건 두 분의 휴대전화를 통해서였어요. 몇 년 전 우연히 공중파 TV 뉴스에 2초쯤 나온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 휴대전화 속엔 나란히 제 모습이 담겨 있더라고요. 그 짧은 2초를 어떻게 캡쳐하셨는지는 알 수 없어요. 아마도 그 찰나의 순간을 수없이 자랑하셨겠죠. ”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에피타이저 바 '식욕'을 운영 중인 이송학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미국에 있을 때 꽤 좋은 식당에서 일했어요. 식당 가운데 위치한 오픈형 주방에서 일하면서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다는 걸 느꼈죠. 자신의 음식을 만드는 동양인에 대한 불쾌함을 토로하시는건 늘 백인 할머니들이었거든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네들이 부리던 추억 속의 유색인종이 본인의 접시를 담당하는게 싫었나봐요. ”

“좋고 싫음이 분명한 타입인데 손님들에겐 그게 잘 안돼요. 얼마 전엔 술 취하신 분이 오셔서 얼굴에 와인을 뿌린 일도 있었어요. 와인을 먹기야 많이 먹었지만 얼굴에 맞아본 건 처음이라 신선하더라고요. 그런데 화가 안났어요. 그냥 그만큼 기분이 나쁘셨구나 참 죄송하다, 그정도 느낌만 들더라고요. (웃음) 손님에게만은 끝없이 관대한 성품을 가졌나봐요. "

“쉐프는 무서워야한다고 생각해요. 손님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긴장해야하니까요. 주방을 조율하는 일에 실패하면 그 식당은 그걸로 끝인거죠. 제가 겪은 쉐프들은 아무리 다정한 사람도 주방에서는 늘 화가 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음식을 하는 과정이나, 쉐프들의 ‘버럭’에 익숙해 질 수가 없었죠. 손에 익을 만하면 계절이 바뀌고 메뉴 또한 바뀌어야했으니까요. 툭하면 화를 내는 그들도 한결같이 무서웠고요."

“청주에서 손님으로 갔다 우연히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많아요. 대부분 혼자 장사를 하는 사장님들인데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제 안의 또다른 누군가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제 가게가 주기적으로 그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해요. 파는 것보다 마시는 와인이 더 많은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제 공간이 그런 용도로 더 많이 활용되는게 제 꿈이에요. 함께 이야기하다보면 더 나은 미래가 보이거든요. ”

/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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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