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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2.13 10:30:53
  • 최종수정2016.02.11 15:17:51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시 수동에 위치한 레트로셀렉샵 '주주'를 운영 중인 조아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05. 청주 수동 '주주' 조아라 대표

청주 수동에 위치한 레트로셀렉샵 '주주'를 운영 중인 조아라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부모님은 제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인형을 하나도 버리지 않으셨어요. 언제라도 상자 속에서 옛 추억을 꺼내 볼 수 있게 해 주셨죠. 추억이 물건으로 간직될 수 있다는 걸 소중히 생각하신 거죠. 그런 감수성을 가진 부모님이라서 감사해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나도 옛날에 이런 거 있었는데’ 거든요.”

“누군가에게 인형은 그저 장식품이 아닐 수 있어요. 보이는 곳에 세워두고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와 교류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 때 그 장난감을 보며 그 때의 나를 떠올리는. 그래서 처음엔 쭈뼛거리면서 어색하게 들어왔던 분들이 자기 방을 소개하듯 친구들을 데리고 와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제가 원하던 그림이 딱 그런 거니까요.”

청주 수동에 위치한 레트로셀렉샵 '주주'를 운영 중인 조아라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 김지훈기자
“부모님 두 분 다 미술을 하세요. 그래서 항상 의문이에요. 내가 미술을 하고 있는 게 유전적인 이유 때문인지, 환경적인 요소 때문인지. 어쨌든 미술을 전공하며 자유와 철학 사이에서 방황 좀 했네요. 처음엔 좋아서 그렸던 그림이였지만, 모든 작품에 의미를 담는다는 건 참 버거운 일이었으니까요.”


“이곳을 본 친구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 몰랐다’였어요. 그동안 제가 했던 미술과 디자인들엔 항상 정형화된 느낌이 강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전 그저 내 취향을 숨겼을 뿐인데… 뭐, 그렇다고 억울하진 않아요. 그들은 곧 이곳을 상상치 못했던 요소들이 농축된 장소로 받아드렸으니까요. 억눌렸던 내 안의 뭔가가 폭발한 공간.”
“레트로샵을 운영한다고 과거에 집착하지는 않아요. 전 남자친구의 편지나 선물은 뒤도 안돌아보고 태워버리는 깔끔한 성격이죠. 좋은 기억만 오래 간직할 뿐이에요. 이 공간은 저의 좋은 기억을 응집한 공간이에요. 그래서 지금의 값어치가 당시보다 높아질 수 있는 거고요.”

“애초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가겔 열기 싫었어요. 이곳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은 마니아층의 ‘희귀템’이거든요.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팔리게 되면 이 물건의 진짜 지지자들은 그만큼 기회가 박탈당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애정이 있는 분들이 애써 찾아주시길 바랬던 거죠. 그런 생각들이 최근 한파와 폭설로 좀 후회되더라고요. 온 몸이 땡땡 얼어 눈을 수북하게 뒤집어쓰고 오신 분들을 보니 ‘내 욕심이 너무 과했나’ 싶어졌으니까요.”

“원래 가게 콘셉은 화이트였어요. 배경이 흰색이어야 화려한 장난감들이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핑크가 메인으로 자리 잡더라고요. 좀 놀랬어요. 부모님이 핑크색을 정말 싫어하셨거든요. 주유하다 받은 휴지포장지 색깔이 핑크색이면 그냥 내다버리실 만큼. 그래서 저 또한 꺼려했었는데 맘속엔 핑크가 가득 차 있었나 봐요.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핑계도 있었고.”

“어릴 적 너무나 가지고 싶었던 물건을 갖지 못한 상처. 포기했던 경험. 그런 기억이 빈티지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해요. 성인이 된 후, 자신의 노력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니까요. 그 행위가 과거의 상처와 경험을 치유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그들이 정말 원하는 건 익숙함이에요. 마치 그것을 원했던 처음 그때부터 함께 한 것 같은 손 때를 반기는 거죠.”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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