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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05 11:42:41
  • 최종수정2015.09.06 19:09:18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컵케익 전문점 '올랄라'를 운영 중인 장지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28. 청주 산남동 '올랄라' 장지영 대표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위치한 컵케익 전문점 '올랄라'를 운영중인 장지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내부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했어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식단을 짜고, 발주를 하며, 단가를 계산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죠. 그렇게 지루한 일과를 보내다 퇴근하면 집에서 혼자 요리를 했어요. 신기하게도 무료함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사무실이 아닌 주방 안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마침 영어 공부도 할 겸 사표를 내고 유학을 떠났어요. 3년 간 영어와 제과를 함께 공부하면서 캐나다에 머물게 된 거죠. 그러다 그곳과 너무 잘 맞아 이민까지 고려하게 됐어요. 제가 맏딸이 아니었더라면 돌아오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죠.”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위치한 컵케익 전문점 '올랄라'를 운영중인 장지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내부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컵케익은 크기는 작지만 하나의 완성품이잖아요. 그래서 선물하기도 편하고, 먹기에도 적당하고요. 무엇보다 제가 컵케익을 먹으면서 느꼈던 만족감을 나누고 싶었죠. 게다가 워낙 단 걸 좋아하고, 빵 굽는 냄새는 언제 맡아도 매료가 되거든요. 취미가 일이 되면 지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전 지칠 틈이 없어요. 슬럼프가 찾아오려 할 때면 또 다른 케익과 쿠키가 저를 위로해 주거든요. 사람도 좀 달달한 사람이 좋아요.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 없잖아요.”

“원래 한식을 무척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짜고 매운 음식을 특히 좋아해서 식사를 마치면 꼭 디저트를 찾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달디 단 디저트를 흡입하고 나면 또 매운 게 땡겨요. 악순환인 거죠. 그래도 우리나라 식단이 단백질 위주의 서양음식처럼 서구화 되면서 탄수화물 디저트를 섭취해도 문제없다며 식품영양학적으로 합리화하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하고 7㎏ 정도 쪘다는 게 함정이지만.”

“디저트 소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커피나 티타임의 대중화가 큰 몫을 한 거 같아요. 그와 곁들일 수 있는 티푸드를 찾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늘게 된 거죠. 그리고 해외여행을 통해 외국에서 보다 다양한 디저트를 접할 수 있었던 개인들의 경험도 크게 작용한 것 같고요. 게다가 예쁘잖아요. 구입한 컵케익을 사진으로 찍어서 SNS로 남기면 지인들에게 시각적인 포만감을 공유할 수 있는 거고요”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위치한 컵케익 전문점 '올랄라'를 운영중인 장지영 대표가 인터뷰를 마치고 자신의 가게 내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여러 과정으로 구성된 제과 클래스를 가게 별채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곳에선 기술 전수만 이뤄지는 건 아니에요. 결과물을 같이 만들면서 서로 아픈 사연을 털어놓기도 하고, 늘어나는 실력에 대한 만족감으로 마음의 치유를 얻기도 하죠. 그럴 땐 마치 제가 심리치료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 창업 과정에서는 레시피를 거의 공개해드려요. 그런데 가끔 소질을 보이시는 분이 계시면 그 손재주에 살짝 긴장이 돼요. ‘이건 알려드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과 함께 손이 떨리기 시작하죠. (웃음)”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곳에 손님으로 오는 아이들 덕분에 아이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죠. 처음에 부부가 안고 왔던 아기가 어느덧 걸어오는 모습을 볼 때면 감격스럽기까지 해요. 지나가다 엄마 손을 이끌고 들어온 꼬맹이가 작은 입으로 ‘올랄라’ 하는 걸 보면 제 아이도 아닌데 막 뿌듯하고 신나요. 참, ‘올랄라’는 어머나라는 뜻이에요.”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 친구들이 ‘너 이럴 줄 알았어’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기억하는 전 항상 무언가를 먹고 있었데요. 학창시절부터 밥을 양껏 먹고도 달콤한 디저트를 꼭 챙겨는 아이. 빵이건 과자건 쉼 없이 입에 물고 있는 아이. 그게 친구들이 말하는 저래요. 그러고 보니 여행을 갈 때도 언제나 먹거리 위주로 계획을 세워요. 식당부터 정하고 그 주변을 관광하는 식으로요. 먹을 게 변변치 않은 곳은 풍경이 아무리 훌륭해도 거들떠도 안 봐요. (웃음)”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위치한 컵케익 전문점 '올랄라'를 운영중인 장지영 대표가 자신의 가게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유학시절 늘 제 곁에서 힘을 주던 간식이 있어요. 캐나다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우피파이란 아이에요. 겉으로 보면 프랑스 마카롱과 비슷한 모습인데, 단맛은 훨씬 덜하면서 부드럽고 촉촉하죠. 쉽게 초코파이의 원조라고 생각하면 되요. 최근 가게 3주년을 기념해 우리 지역에 어필할 수 있는 신메뉴 개발에 골몰하고 있던 참에 그 아이가 번쩍하고 떠올랐어요. 수제 케이크 전문점에서 만드는 건강한 초코파이. 생각만 해도 흐뭇해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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