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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08 11:33:39
  • 최종수정2016.08.09 16:26:26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29. 청주 서운동 'SHAKE PISTON' 조지용 대표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인터뷰를 갖기 전 가게 외관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 기자
[충북일보=청주] “타고난 손재주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초창기 땐 작업을 마치고 시동을 걸 때면 제대로 작동할까 하는 두려움이 늘 있었거든요. 그러다 계속 시도하면 결국엔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그 이후로 작업 후 시동 걸 때의 불안함은 희열로 바뀌게 됐어요. ‘쉐이크 피스톤’이란 가게 이름은 그 희열의 시작을 담고 있어요. 정성껏 만든 내 상품이 바이크의 심장인 엔진 피스톤을 흔들어 깨우며 생명력을 부여하는 의미.”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어릴 적부터 오토바이 타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외국잡지에서 내 바이크와 같은 기종이 커스텀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 걸 보게 됐어요. 믿기지가 않았죠. 대기업 기성품 수준의 제품이 소규모 업체에서 나온다는 게 충격이었고요. 그래서 바이크 구조와 용접에 대해 독학으로 파고들었어요. 그런데 혼자서 학습하는 건 한계가 있더라고요. 고민 끝에 군복무를 특례병으로 돌려 기계의 기본기를 다잡을 수 있는 업체에서 근무하기로 결정했죠. 정말 많이 배웠어요. 복무기간 동안 모은 돈으로 제대 후 기계를 장만했고요. 인생의 낭비로 여겨졌던 군대가 제겐 기회가 됐던 셈인 거죠.”

“블로그로 홍보하고 있어요. 하지만 인터넷에 모든 걸 공개하진 않아요. 70% 정도만 노출해 놓고, 찾아온 고객에겐 전부 보여주는 식이죠. 아무리 온라인이 발달해도 실제가 아니잖아요.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교감하는 눈빛과 표정은 온라인으로 설명할 수 없듯이 말이에요. 무엇보다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들의 가치를 믿어요. 그것들은 오직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에서만 존재하고요.”

“편의성을 강조해 오토바이를 자동차처럼 여기는 시각은 맘에 들지 않아요. 바이크는 몸소 바람을 맞으며 가볍게 달리는 그만의 매력이 있거든요. 서로의 영역을 정확히 지켜줘야죠. 자동차는 자동차답게. 오토바이는 오토바이답게.”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한국에는 훌륭한 기술자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작 자신의 기술과 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거 같아 맘이 아파요. 내 일의 가치를, 내 기술의 가치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과연 누가 소중히 여겨줄까요? 그들도 자신의 손으로 뭔가를 처음으로 만들어냈을 때의 희열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기름에 찌든 자신의 손이 창피해지는 순간이 와요. 그때가 고비에요. 기술자의 프라이드를 지키느냐, 돈을 따르느냐 하는 분기점이요. 기술직을 등한시하고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돈이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 사회적 시선은 차후 문제라고 봐요. 난 철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렇다보니 손에 기름때가 빠질 날이 없죠. 그런데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저와 악수하길 불편해 하지 않아요. 그때마다 위안을 받아요. 희망이 생기니까요. 기술자에 대한 시선이 바뀔 수도 있겠구나 하는 그런. 아래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언젠간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겠다 싶은.”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은 좋지만 그게 지나친 사람들은 싫어요. 잘하는 일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나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은 없어요. 어차피 다 사람이 하는 일이거든요.”

“녹슬었다고 기능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안전에도 문제가 없고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도 남음이 있는 녹슨 철제품들이 많거든요. 게다가 녹슨 부품은 근사하기까지 해요. 그런 부품들에겐 화학약품으로 흉내 낼 수 없는 멋스러움이 깃들어 있거든요. 왠지 그 부품이 겪었던 히스토리가 함께 전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사람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지 않아요. 사람이든 부품이든 겉모습만으론 결코 판단할 수 없는 거니까요.”

“보통 작업기간이 6개월 정돈데 결과물이 마음에 안들 때가 있어요. 그럼 다 뜯어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 그래서 좋아하는 계절도 겨울로 바뀌게 됐죠. 그땐 추워서 고객들이 바이크를 타기가 힘드니까 작업시간에 여유가 생기거든요.(웃음) 고객의 온전한 믿음이 있을 때는 1년 넘게 작업이 이어지기도 해요. 그럴 땐 정말 작업자체가 즐거워지죠. 그 만큼 고객의 만족도도 높아지고요. 가끔은 손의 가치를 기계에 비교하며 돈으로 해결하려는 분도 계세요. 그런 분들을 보면 맥이 빠지죠.”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기계의 매력은 생명력이에요. 죽는 오토바이는 없거든요. 만지고 변형시키면 새로 태어나기도 하고 누가 만지느냐에 따라 다른 종류의 생명을 얻기도 하죠. 세계적으로 올드바이크가 유행인데 요즘은 최초의 오토바이도 복원해서 탈 수 있게 만드는 실력자들이 많아요. 수명에 제약을 두는 건 메이저 회사들이에요. 기한이 지나면 신제품을 다시 구매하게 만드는 수익 창출 전략. 태생부터 시한부 선고를 하는 거죠.”

“바이크가 다른 기계와 가장 다른 점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부분일 거예요. 그래서 오토바이와 물아일체를 꿈꾸고 있고요. 어쩌면 평생 그날이 안 올지도 모르죠. 하지만 꾸준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가게 외관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해외에서는 ‘메이드 인 지역명’ 식의 자국 내 로컬 소싱이 붐이에요. 거기에 힌트를 얻어 저만의 느낌을 담은 완제품에 ‘메이드 인 청주’를 넣어보면 어떨까 고민 중에 있어요. @쉐이크피스톤 브랜드 전략의 시발점인 셈이죠. 궁극적으론 모터 커스텀컬쳐를 지향하고 있어요. 막상 이곳이 해외 유명 커스텀 빌더 @Deus ex machina 처럼 된다면 기분은 좋겠지만, 유명세를 노림수로 다른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들이고 싶진 않아요. 문화를 연대하면서 영감을 주고받으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뒤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거든요. 그래야 진정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으니까요. 일시적인 흥미나 관심은 경계하고 있어요. 유행은 자칫 한탕주의로 변질될 우려가 있거든요. 하고 싶은 분야보단 자신 있는 분야를 다루려는 게 바로 그런 이유기도 하고요.”

“이곳은 원래 교회가 사용했던 건물이에요. 그래서인지 처음 본 순간 전면 외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감이 느껴졌어요. 요즘엔 흔치않은 적벽돌 프레임이 맘에 와 닿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여자친구와 생활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눌 수 있는 내부 구조에 맘이 들어 계약을 하게 됐죠. 그런데 서운동 주민센터 앞 길이 확장되면서 이 가게 앞 도로도 확장된다는 얘기가 있어요. 넓어지는 도로만큼 이 빨간 벽돌 건물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거죠. 제가 건물주는 아니지만 많이 아쉬워요.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가능한 이곳 추억을 많이 담아놓으려 사진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가게 정문 옆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 기자
“청주를 떠나고 싶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바이크 커스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쉐이크 피스톤이 청주에 있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요. 거리상 불편함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 전국 각지의 분들이 이곳에 들른 김에 수암골이나 대청댐을 구경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해요. 뿌듯하죠. 만약 수도권에서 샵을 차렸더라면 많은 수요를 감당해낼 자신이 없어요. 단 한 사람을 위한 오토바이를 만드는 일이 내 일이니까요.”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을 운영 중인 조지용 대표가 인터뷰를 마친 후 가게 작업실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 기자
“바이크 동호회에서 만나 9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가 있어요. 처음으로 외국 잡지를 보여준 사람도, 이 일의 시작과 지금까지를 함께해준 사람도 여자친구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일을 같이 한다는 건 참 행복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앞으로 제가 여자친구에게 응원을 받은 만큼 여자친구가 펼치는 일에도 도움과 보답을 하고 싶어요.”

/김지훈·김희란 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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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