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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없었다. 경찰이 없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군중만 있었다. 급기야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허술한 현장대응이 부른 참사였다. 국가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의 총체적 부실이 만든 인재였다.

*** 상명하복 위계질서 세워야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의 대응은 정말 한심했다. 우선 윗선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휘계통을 통한 보고가 엉망이었다. 기본이 무너지며 화를 키웠다. 112 신고를 접한 일선 파출소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경찰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실했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긴급 상황에도 재난관리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조직 기강이 무너져 있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보다 늦게 보고를 받았다. 경찰 치안총수가 사고 발생 2시간 뒤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기가 찰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고 당시 경찰의 재난보고·지휘체계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긴박한 상황에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용산경찰서장의 부실한 대응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경찰은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생명이다. 그게 무너지면서 재앙을 불렀다.

윤 청장은 사고 전날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을 했다. 캠핑장에서 자다가 사고 발생 1시간59분 뒤 보고를 받았다. 한 차례 문자 및 통화 보고를 놓쳤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서울경찰청장도 집에서 늑장 보고를 받았다. 경찰 보고체계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경찰 조직의 처참한 민낯이었다. 경찰의 무능과 태만이 사고를 키운 꼴이 됐다. 경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위기상황에선 분초를 다툰다. 신속한 보고가 관건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현장 상황을 가장 먼저 접하고 다룬다. 어느 조직보다 보고체계가 확실해야 한다. 빈틈이 있어선 안 된다. 국민 분노 이유는 이런 허술함에 근거한다. 수차례 위험 신호에도 경찰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결국 초동대처에 소홀했다. 안전한 사회는 모든 국가 과제 중 단연 최우선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끝없이 강조된 명제다.

이태원 참사는 많은 국민적 믿음을 깨트렸다. 국가의 위기대응 체계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나아진 줄로 알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준비를 했을 걸로 믿었다. 하지만 경찰 등의 위기대응 태도를 보면서 믿음을 지웠다. 국가의 재난 대응 체계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구멍 뚫린 그대로였다. 경찰 보고체계가 모든 걸 증명했다. 국민을 분노·분개하게 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해는 철저한 사전 대비가 최선이다. 불가항력적이라면 사후대처가 신속해야 한다.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참사 현장에선 경찰의 신속함이 없었다. 경찰의 보고·지휘 체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경찰과 소방,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간 소통 단절도 문제였다. 입체적이고 효율적인 구조가 애초부터 어려웠다. 행안부는 재난·안전의 컨트롤타워다. 하지만 경찰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는 재난 보고체계의 중구난방을 증명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중 어느 한 곳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특히 경찰의 안이한 대처가 일을 키웠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 보고체계 붕괴 이유 밝혀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8년이 지났다. 하지만 별로 나아진 게 없다. 다짐만 무성했을 뿐 변한 게 없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경찰 보고체계의 붕괴 이유부터 밝혀야 한다. 늑장 대응의 전말을 정확히 파헤쳐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또 있을 지도 모를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재난상황 보고 체계의 법적 미비점을 개선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제2, 제3의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이태원 참사는 안전이 위협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해 맞은 비극이다. 안이한 안전의식과 게으른 초동대처가 겹쳐 만든 참사다. 재발을 막으려면 안전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부든 경찰이든 안전을 업무의 최우선순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이 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가 그렇다. 하루하루 살기가 어렵다. 참척지변(慘慽之變),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고통이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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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