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역사는 반복된다. 무서운 말이다. 오류가 반복될 땐 이유가 있다. 시대 불문하고 똑같다. 자신은 다르다는 과신(過信) 탓이다. 하지만 역사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게 더 큰 이유다. *** 정책대결로 대안제시 해야 충북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맞대결로 재편됐다. 진보·보수 성향 후보의 양자대결로 짜여졌다. 우여곡절 끝에 보수진영 후보들의 단일화 성공 덕이다. 충북교육감선거는 출발 당시 4자 구도였다. 지난 13일까지는 3자 대결 구도였다. 김병우 후보에게 윤건영·김진균 후보가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며칠 사이에 판이 급변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양자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또 다른 보수성향의 심의보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꺾었다. 결국 4년 만에 다시 진보·보수의 맞대결 상황이 됐다. 2018년 선거 때도 선거 초반 4자 대결로 출발했다. 하지만 막판 상황이 변했다. 맞대결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접전 끝에 결국 김 후보가 승리했다. 그동안 충북에서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열망은 뜨거웠다. 지난 선거에서 두 번이나 진보성향의 김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 때도 후보 단일화 요구는 아주 컸다. 후보 당사자들은
[충북일보] 아침 달이 지고 동녘에서 해가 뜬다. 붉은 빛이 물러가고 하얀 낮이 된다. 노란 첫 빛줄기가 길 위에 쏟아진다. 나무가 건네는 건강한 힘을 받는다. 꽃비 내리는가 싶더니 녹음이 짙다. 어느새 초록빛 연정이 하늘거린다. 신록의 색감이 황홀하고 찬란하다. 상주 갑장산 하늘이 갈수록 파랗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계절의 여왕 5월이다. 신록의 계절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층 더 빛난다. 산야는 온통 초록으로 짙어 진다. 꽃 진 자리엔 여린 열매가 알알이 맺힌다. 산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즐겁다. 4월이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이다. 2년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참았던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 일반인들의 걷기나 등산 관심이·높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가져온 변화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경북 청송을 찾았다. 신록이 짙어지는 날 신성계곡 녹색길은 아름다웠다. 신성계곡은 청송8경 가운데 1경이다. 방호정이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는다. 길안천이 방호정을 감고 돌아 흐른다. 휘도는 물의 형세가 감입곡류천이다. 봄날 연녹색 나무들과 함께 찬란하다. 싱그러운 속살들을 천천히 드러낸다. 징검다리 징검돌이 풍경으로 펼쳐진다. 녹색길에 든 걸음이 드물고 한적하다. 방호정 절벽에 녹색 기운이 가득하다. 잃어버렸던 삶의 원기를 되찾아 준다. 1억 년 전의 퇴적암 절벽이 압권이다. 중생대 백악기 암석이 켜켜이 쌓인다. 잘게 부서져 생성된 퇴적물의 단애다. 오랜 세월 쌓여서 만들어진 지층이다. 변동과 융기, 침하로 지금 모습이다. 느티
[충북일보] 5월 이팝나무에 하얀 꽃이 흐드러진다. 세상을 하얗게 만들 것처럼 켜켜이 핀다. 연녹색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얗다. 따뜻한 봄날 수북이 쌓인 겨울 눈 같다. 하나하나 꽃잎들이 뜸이 잘든 밥알 같다. 가지마다 눈처럼 밥처럼 소복이 쌓인다. 배고픈 마음 달래주는 이팝나무 꽃이다. 청주 율봉공원이 흰색으로 싱싱해 진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겹다. 정말 지겹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가 또 나왔다. KTX 세종역 신설 공약이 또 등장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표심 끌기에 도움이 될까 의아할 정도다. *** KTX세종역 논란이 지겹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이 재점화 했다.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이춘희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가 불을 댕겼다.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예비후보가 즉각 반응을 보였다. 선심성 공약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충북지역 반발은 아주 거세다.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과 9일 "KTX세종역 신설 추진 공약 발표는 그동안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줄기차게 함께 투쟁해온 충북도민을 비롯한 충청인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배신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이어졌다. 2014년 민선 2기 세종시장 선거 때도 나왔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다르지 않았다. 이해찬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워 표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
[충북일보] 봄이 지천으로 찾아든 숲길을 걷는다. 5월 신록의 긴 봄 산줄기가 이어진다. 초록 나뭇잎이 싱그러움을 뿜어낸다. 자연이 내뱉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푸른 동산에서 싱그런 냄새를 맡는다. 아스팔트 벗어난 자유를 길게 누린다. 녹색에서 숲의 모습이 더 또렷해진다. 성무봉이 가만가만 조용히 기다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얀 돌이 반짝이며 계류 위를 덮는다. 개울 바닥의 바위가 포트 홀 모양이다. 오랜 세월 거쳐 생긴 독특한 모양이다. 성난 듯 뻗은 하얀 바위가 인상적이다. 물속에 발 담그면 뼛속까지 시려온다. 옥수가 하얀 바위 사이를 돌아 흐른다. 신선세계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백석탄이 물과 돌로 큰 조화를 이룬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예상은 빗나갔다. 변화무쌍한 변수의 힘이 입증됐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 결과가 증명했다. 선거 표심의 전체 흐름이 기대된다. 승리의 미소는 어디로 향할까. *** 송재봉·이범석 두 후보의 이변 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재선의 한범덕(70) 현 시장이 정치 신인에게 패했다. 시민사회단체 출신 송재봉(52) 전 청와대 행정관이 파란을 일으켰다. 물론 이변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의힘 청주시장 선거 경선에서도 나타났다. 이범석(55) 후보가 최현호(63) 후보를 꺾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철 이전부터 많은 공을 들인다. 해당 지역의 시민들을 만나고 봉사활동도 한다. 자신이 가진 정책이나 선거방향도 홍보한다. 그런데 막상 선거철이 되면 당황하곤 한다. 갑자기 나타난 정치 신인들 때문이다. 신인의 도전은 종종 '정치=생물' 등식을 입증한다. 최근 청주시장 선거를 놓고 벌어졌던 여야의 공천경쟁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와 민주당 송재봉 후보가 주인공이다. 바로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을
[충북일보] 신성계곡은 청송8경 가운데 1경이다. 방호정이 바위 절벽 위에 자리 잡는다. 길안천이 방호정을 감고 돌아 흐른다. 휘도는 물의 형세가 감입곡류천이다. 봄날 연녹색 나무들과 함께 찬란하다. 싱그러운 속살들을 천천히 드러낸다. 징검다리 놋돌이 풍경으로 펼쳐진다.·녹색길에 든 걸음이 드물고 한적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주 보련산이 연두색 풍경에 물든다. 여린 나무가 신비한 절경을 빚어낸다. 연한 초록빛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든다. 하루가 다르게 산하의 색이 달라진다. 꽃비 내리니 연분홍 철쭉이 피어난다. 아침이슬이 꽃으로 뛰어들어 숨는다. 먼 산에서 연두 물이 포말로 밀려온다. 싱그러움에 물드는 신록의 시간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청주FC가 8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9부 능선을 향해 가고 있다. 산정의 10분의 9 지점이다. 3전4기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찰나다. *** 자발적 창단 의지 있어야 일단 충북청주FC의 재정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가 25일 '충북청주FC 창단·운영 지원협약 체결 동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연간 운영비 67억 원 중 20억 원씩을 5년간 지원한다. 이후에는 축구단의 운영 성과와 재정 상태 등에 달렸다. 물론 26일 2차 본회의 최종 통과가 전제 조건이다. 충북청주FC는 창단 첫해 20억 원을 자체 부담한다. 이후에는 연 25억 원을 내야 한다. 운영비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보조금은 감액된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19일 동의안을 부결했다. 이번 추가 심사에선 축구단 모기업(SMC엔지니어링)의 자체예산 조달 방안을 명문화했다. 청주는 그동안 프로축구단 창단 문제로 시끄러웠다. 이제 성공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머잖아 축구단의 깃발이 휘날릴 것 같다. 축구단은 이달 말까지 프로축구연맹에 창단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37명의 선수단도 꾸릴 예정이다. 내년 1월 창단과 2월 K리그2 참가가 목
[충북일보] 월류봉 사월 하늘빛이 맑고 청명하다. 인적 닿기 어려운 곳에 눈길이 머문다. 천혜의 산양벽이 병풍처럼 아름답다. 오로지 산양만이 오를 만한 절벽이다. 손차양을 하고 멀리 강물을 바라본다. 산 아래로 금강 줄기 초강천이 흐른다. 벼랑 위에선 월류정이 달을 기다린다. 강변 솔밭에선 노송들이 일렁거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코로나19 팬데믹 3년째다. 마스크를 벗는 게 되레 불안하다. 가정과 직장, 일상에 드리운 어두운 그늘이다.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도 그동안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 걷기여행은 선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0시에 해제됐다.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없어졌다. 행사와 집회, 종교 활동의 인원 제한도 사라졌다. 사실상 모든 거리두기가 풀린 셈이다. 물론 실내외 마스크 착용은 유지된다. 지난 2020년 3월 도입된 지 2년 1개월 만이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다. 그동안 수많은 감염병들이 창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만큼은 아니었다. 아주 강력했다. 이제 긴 한파가 지나고 있다. 주말을 기다리게 하는 계절이다. 4월의 봄이 따뜻해지고 있다. 자연의 가치를 알게 하는 여행을 꿈꾸게 한다. 마운틴테라피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계획한다. 해외여행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주말이면 나는 늘 산 여행이나 길 여행을 떠난다. 20년 넘게 주말마다 하는 습관이다. 걷기여행은 언제나 주말을 기다려지게 한다. 어느새 하이
[충북일보] 산 하나가 천 하나와 만나 불끈 솟는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이 산을 둘러친다. 한 굽이에 머무르며 빙빙 돌기도 한다. 다섯 봉우리들이 어깨를 맞대고 선다. 잿빛 절벽이 직사면으로 둘러싸인다. 산과 강과 정자가 한 풍경으로 모인다. 강줄기가 품은 비경이 길게 도열한다. 달까지 반해버린 월류봉의 풍경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4월 봄날 바람이 보내는 길이 유독 많다. 바람이 전해준 꽃향기와 풀 향기가 다양하다. 바람이 머무는 길 너머를 찾아 나선다.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풍경이 좋다. 바람이 보낸 길에 바람이 머문다. 기억을 품은 길이 낯선 이들에게 반갑다. 충북일보클린마운틴 답사팀이 경북 칠곡의 가산산성을 찾았다. 흘리는 땀 양 만큼 행복이 켜켜이 쌓인다. 길 사이사이로 바람이 봄소식을 알린다. 여유롭게 가산산성의 봄 풍경을 만난다. 작은 나무와 큰 나무가 섞여 잘 어울린다. 조각 빛이 나뭇가지 사이로 든다. 구름에 숨은 해가 동남하늘에 높게 뜬다. 넓은 주차장이 성문까지 커 보이게 한다. 먼 산까지 환하게 맑은 전경이 드러난다. 성벽 한 가운데 홍예문이 환하게 열린다. 정문격의 진남문 위에 누각이 자리한다. '영남제일관방'이라고 새긴 목조 현판이 번듯하다. 영남 제일의 방호 시설이라는 뜻일 게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차량이 많지 않다. 성내 절집 혜원정사에 다다른다. 무서운 얼굴의 금강역사 2명과 마주한다.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 사이를 지난다. 석탑과 석등, 나무와 분재, 수석이 많다. 벚나무가 경내를 분리하고 잇기도 한다. 절집 오른쪽으로 비켜 가니 아
[충북일보] 순서를 망각한 꽃들이 앞 다퉈 난리다. 산수유 목련 개나리 벚꽃 순서가 없다. 동시다발로 마구 어우러져 함께 핀다. 두타산 진달래도 무리로 꽃 문을 연다. 생명력 지닌 분홍 얼굴을 활짝 내민다. 초평호에 꽃잎으로 제 자랑을 펼친다. 꽃말대로 사랑의 기쁨을 전하려 한다. 사월에 가장 사랑받는 봄꽃 값을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지역언론이 존망의 위기에 서 있다. 산업적·구조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언론환경의 격변에 휘청거린 지 오래다. 권력의 언론자유 억압 공세까지 심하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 충북도가 나서 추진해라 지난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올해가 66주년이다.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 지역신문의 위기를 떠올린다. 지역신문의 생존법을 고민한다. 신문의 위상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역신문의 추락은 더 비극적이다. 지역에서 신문의 날 기념행사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사이 신문의 날 의미도 퇴색했다. 이름만 남아 있는 기념일로 전락했다. 지역신문 지원을 위한 조례가 최근 강원도에서 제정됐다. 강원도의회는 지난달 25일 307회 본회의를 열고 '강원도지역신문발전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강원도내 지역신문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역신문 경영여건 개선과 정보화 사업, 인력양성과 교육, 조사연구 사업, 지역민 교육과 소외계층 정보 확대 사업 등의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지원대상 신문이 갖춰야 할 요건은 깐깐하고 많다. 우선 지원신청 당시 1년 이상 정상적인 발행을 하고 있
[충북일보] 솔잎 사이로 조각난 햇살이 넘실댄다. 이슬 젖은 들꽃들이 그 틈에 몸을 턴다. 봄바람 소리가 숲속 생명의 문을 연다. 따뜻함과 차가움을 거듭하며 깨운다. 작은 물소리와 새소리가 힘을 보탠다. 낙엽 아래에 숨은 새싹들이 맥동한다. 복수초 꽃봉오리들이 노랗게 열린다. 가산산성 봄 물결이 노랑으로 바뀐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하얀 매화가 시린 봄을 데리고 온다. 겨울의 끝자락과 첫 봄을 이어준다. 노란 산수유 꽃이 절정으로 달린다. 까만 밤에 핀 개나리가 더 선명하다. 진분홍 진달래가 나비처럼 춤춘다. 벚꽃이 등 떠밀어 봄 향을 짙게 한다. 4월 봄꽃 색과 향기가 기쁨을 준다. 청주의 봄맞이 꾼들을 설레게 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물러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새롭다. 운명을 바꾸려는 노력이 특별하다. 새로운 정치 지평이 기대된다.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 떠날 때 정확히 알고 가야 박세복 영동군수가 3선 독주 예상을 깼다.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번만 하겠다. 세 번은 안 된다"는 군민과 약속을 지켰다. 고독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진정한 공복(公僕)의 자세를 환영한다. 선출직 공무원의 언행일치를 톺아본다. 식언(食言)과 가언(假言), 허언(虛言)과 공언(空言)을 헤아려 본다. 박 군수의 불출마 선언은 잔잔한 울림이다. 결연한 초심의 유지이자 실천이다. 박 군수는 처음 군수가 됐을 때 약속했다. "세 번은 안 된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했을 때는 "두 번만 군수를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3선 고지에선 스스로 한 말을 지켰다. 정치 상황으로만 보면 꽃길을 마다한 셈이다. 하지만 의심스러웠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무난한 당선이 예상됐던 터라 더 그랬다. 초선 당시 박 군수는 3선을 노리는 상대 후보를 공격했다. 3선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훗날 자신의 3선 불가 약속도
[충북일보] 진달래가 폭죽 터지듯 한꺼번에 터진다. 뜻밖의 장소에서 생명 탄생을 마주한다. 좀 이르지만 봄꽃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분홍으로 아로새긴 꽃 미소가 일렁인다. 화사하게 웃는 생강나무에도 꽃이 핀다. 노란 꽃향이 상춘의 산객 마음을 적신다. 인적없는 데서 하는 꽃 감상이 차분하다. 진천 태령산 바람에 생명의 문이 열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시간이 지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코 잊혀 지지 않는 슬픔이다. 12년 전 서해 백령도 해역은 통곡의 바다였다. *** 아픈 역사 반복하지 말자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천안함 피격 사건 발생 시간이다. 그날을 생각하며 천안함을 떠올린다. 순직한 군인 46명이 다가온다. 누군가에겐 목숨처럼 소중한 아들들이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 하지만 조국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온 국민의 염원도 아랑곳없었다. 천안함이 피격된 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 역시 추모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한 번은 군인이었던 기억으로 영웅들을 헤아린다. 귀환하지 못한 46용사를 위해 기도한다. 그들은 늘 '바다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바다를 지키려다 순국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국민 안보 의식을 고양시켰다. 전후 세대에게 북한의 호전성을 증명했다. 국군에게 부족한 게 뭔지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했다. 궁극적으로 국방개혁의 단초가 됐다. 국제 사회의 냉엄한 현실까지 보게 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관계성을
[충북일보] 동쪽 해가 기적 같은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신호를 보낸다. 이즈음 봄은 색으로 소리로 다가온다. 꽃속에 깃든 그윽한 맛이 위안을 준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채색한다. 먼저 피는 봄꽃 속에 삶의 색이 깃든다. 낯선 만남 설레고 오랜 만남이 반갑다. 바쁜 해가 하루의 임무를 무사히 마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눈 내린 봄날 나들이가 참으로 여유롭다. 구름이 노니는 듯 유유자적 하며 걷는다. 바람이 좀 불어도 혼자 걷기에 딱 좋다. 이즈음 봄은 색과 향으로만 오지 않는다. 겨울을 넘어온 땅이 조금씩 소리를 낸다. 꽃샘추위 견딘 전나무가 봄 마중을 한다.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가 묘하다. 춘설의 속리산에 생명의 봄이 다가온다.
[충북일보]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충북지사 출마설이 참 뜬금없다. 낯설고 생뚱맞다. 자기희생을 담보한 결단도 아닌 것 같다. 충북민심이 이상하다. 아주 염려스럽다. 당 지도부의 태도에 관심이 쏠린다. *** 뜬금없는 정치론 해결 안 돼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확고히 했다. 기존 청와대 건물과 부지는 전면 개방키로 했다. 당선인은 찬반양론에도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겠다는 의지다. 소통하는 대통령 이미지 강조다. 대선이 끝난 지 오래다. 이제 6·1지방선거의 시간이다. 충북지사를 노리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대선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섰던 인물들이 눈에 띈다. 어떤 이는 '충북의 딸'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역 연고가 희박한 인물도 은근슬쩍 기회를 엿보고 있다. 충북도세가 약하고 인물이 없다는 자조(自嘲)가 또 나온다. 어떤 정치인의 행동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땐 그 정치인의 입보다 발을 보라고 했다. 고수들이 정치적 해석이 중요할 때 하는 말이다. 정치인의 움직이는 행동과 방향에 정치적 노림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 적용해 봐도 금방 알 수
[충북일보] 18대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성향 김진균·심의보·윤건영 후보 3人의 단일화를 이끈 인물로 이기용(77) 전 충북교육감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이 보수성향의 후보 3자단일화를 성사시키는데 산파역을 맡았다는 이야기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확인됐다. 김진균 후보가 "저와 윤건영 후보가 단일화를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이 전 교육감님의 주도아래 네 차례 협의를 거쳐 추락한 충북교육을 되살리는데 일조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다. 윤건영 후보도 "단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조율과 협력을 이끌어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면서 이 전 교육감의 역할을 확인해줬다. 이 전 교육감은 이 자리서 "충북교육청 정문을 나서고 8년 9개월 만에 오늘 처음으로 이곳에 왔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에서 충북교육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그는 "현 교육감께서도 나름대로 소신껏 행복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교육정책 방향이 잘못됐고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보수후보를 지지하게 된
[충북일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연결하는 191㎞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강동구 길동, 명일동, 고덕동 일대 지하를 대형 터널을 통해 관통한다는 계획으로 강동구 주민들이 고속도로 우회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오는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천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7천억 원이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지난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나 주민 반대와 사업방식에 대한 정부 내 이견으로 수차례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사업진행 방식 자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는 당장 오는 2017년 관련 예산 편성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착공 자체도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책자를 통해 "설계비·공사비
[충북일보] 1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무난하게 진행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사전에 예정되지 않은 '즉석 인터뷰'를 가져 대통령실 및 국회 출입기자들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그동안 국회 시정연설은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 등과의 환담에 이어, 국회 본회의장 시정연설 후 곧바로 국회를 떠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기 중이던 국회 출입기자들과 즉석 인터뷰를 가졌다. 비록 질문에 2개에 그쳤지만, 대통령이 스스로 사전에 예정되지 않은 인터뷰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날 즉석 인터뷰에서 '대통령님, 오늘 첫 시정연설을 했는데 소감 한 말씀만 부탁드린다'고 하자 "국회에 와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해 나가는데 한 페이지가 되기를 저도 바라고,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고 영광스러웠다"고 답했다. 이어 "본회의장을 나오시면서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한테도 다 악수하셨는데 어떤 의미냐'에 질문에 대해서도 "정부와 의회 간의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습니까"라며 "그래요, 수고하십시오"고 답한 뒤 로텐더홀을 떠났다.
[충북일보] 18대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보수성향 김진균·심의보·윤건영 후보 3人의 단일화를 이끈 인물로 이기용(77) 전 충북교육감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전 교육감이 보수성향의 후보 3자단일화를 성사시키는데 산파역을 맡았다는 이야기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확인됐다. 김진균 후보가 "저와 윤건영 후보가 단일화를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이 전 교육감님의 주도아래 네 차례 협의를 거쳐 추락한 충북교육을 되살리는데 일조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히면서다. 윤건영 후보도 "단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조율과 협력을 이끌어주신 이기용 전 교육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면서 이 전 교육감의 역할을 확인해줬다. 이 전 교육감은 이 자리서 "충북교육청 정문을 나서고 8년 9개월 만에 오늘 처음으로 이곳에 왔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에서 충북교육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그는 "현 교육감께서도 나름대로 소신껏 행복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교육정책 방향이 잘못됐고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고 보수후보를 지지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