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남매탑의 신묘한 전설을 되뇌며 걷는다. 스님과 처녀의 사연이 알싸하게 흐른다. 진한 그리움 묻은 시간으로 되돌아간다. 세상과 등 돌려 사는 느낌이 물씬 난다. 눈 녹은 물이 만든 작은 폭포수가 하얗다. 이내 진하게 푸르고 투명한 물로 바뀐다. 가벼운 구름들도 엷게 흩어지며 떠난다. 스쳐가는 인연에 온 마음으로 배려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아뿔싸~. 대한민국이 복합위기에 처했다. 예측하지 못한 '블랙스완'은 이미 저 앞을 날고 있다. 뒤에선 예상하고서도 안일하게 대응한 틈을 뚫고 '회색 코뿔소'가 달려들고 있다. *** 광장 열기에 포획은 안 돼 12·3 계엄 발동 100일이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다. 중대 분수령으로 작용하고 있다. 광장의 찬반 대립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정치권도 거리와 광장의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윤 대통령 탄핵과 이재명 대표 판결이 맞물렸다. 서로가 심리적 내전을 부추기고 있다. 갈등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회는 점점 더 분열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 여야는 서로 사회통합을 꾀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려 있다. 사생결단하듯 나서고 있다. 음모론에 기름을 붓기도 한다. 참 안타깝다. 서울 광화문과 헌재 인근에선 연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헌재와 법원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여야 의원들도 광장에 본격 합류하고 있다. 갈등과 분열의 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사법부 결정은 사회 안정의 보루다. 최후의 결정이 폭력으로 얼룩져선 안 된다. 그건 나라의 공멸
[충북일보] 광덕산 정상에서 새들에게 먹이를 준다. 눈 맞춤한 새와 한동안 땅콩 나눔을 한다. 산객이 내민 딱딱한 견과류를 좋아한다. 두 발로 먹이를 잡고 부리로 쪼아 먹는다. 호기심이 두려움을 물리치는 광경이다. 자연에 깃든 풍경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사람들의 세상에서 한 걸음 더 멀어진다. 천연의 곤줄박이가 봄기운을 선물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쌀쌀한 바람과 따뜻한 봄볕이 마주한다. 숲속 맑은 햇살이 얽은 빗처럼 내려온다. 등 뒤에서 머뭇거리던 바람이 말을 건다. 바위 하나가 역사의 바람 맞으며 지킨다. 새삼스럽게 새로운 장면으로 이어진다. 구름 한 떼가 회색의 하늘빛을 닦아낸다. 풍경에 아련함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하얀 겨울 지나 희망의 봄꽃을 준비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다. 구속 52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지층을 향해 격한 감사를 여러 번 표시했다. 사실상 정치 재개의 선언과 같았다. 여야의 정치방정식이 복잡해졌다. *** 여야의 과도한 해석 불필요 윤 대통령의 석방은 극도의 정치적 긴장을 예고했다. 중대한 변곡점으로 보인다. 권력투쟁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다. 보수 진영은 결집하며 탄핵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진보 진영은 탄핵 강행에 더 강력히 나서고 있다. 여야는 헌재를 향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의 '원점 검토'와 '빠른 파면'을 촉구했다. 그러나 법원의 결정은 형사재판의 절차적 흠결에 관한 것이다. 내란죄 여부는 이후 재판에서 결정될 문제다. 헌재의 탄핵 심판과는 별개다. 아전인수 식 해석은 갈등과 분열만 조장한다. 여야 모두 법원 결정에 대한 과대해석을 자제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상 상태다. 헌재 선고가 날 때까지 날마다 의원총회를 열 요량이다. 광화문 집회에도 수시로 참석키로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조치도 예고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 무차별 탄핵 공세는 비상계엄 사태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무총리·감사원장의
[충북일보] 시선 들어보니 용봉산이 한눈에 잡힌다. 봉황을 닮은 용두가 산마루로 올라간다. 승천하기 직전의 꿈틀대는 하얀 용이다. 경관이 수려하고 산 전체가 바위산이다. 오를 때마다 기묘한 암석들이 등장한다. 이야기를 간직한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걸음을 멈추면 어느새 집채바위 앞이다. 바위 뚫고 자란 작은 소나무가 절묘하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저물녘 천수만에 노을이 넓게 퍼져간다. 해거름 붉은 빛 무리가 하루를 마감한다. 지고 싶지 않은 석양이 느리게 내려간다. 물 빠진 드넓은 갯벌이 끝없이 드러난다. 시간이 멈춘 듯 갯골마다 고요가 흐른다. 달보드레한 바람이 온새미로 불어온다. 해넘이가 이국적 휴양지처럼 감미롭다. 해질녘 바다풍경을 낭만적으로 만든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이 끝났다.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남았다. 누구나 납득할만한 준엄하고 명확한 판결이어야 한다. 헌재의 시간이 째깍째깍 지나고 있다. *** 어떤 결과 나와도 수용해야 헌재는 곧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해야 한다.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인용 혹은 기각 이다. 문제는 헌재 결정 이후다. 탄핵 반대와 찬성 세력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가적 위기의 회복 여부는 이런 태도에 달렸다. 탄핵심판 결정의 수용력이 제일 중요하다. 여야가 먼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승복해야 한다. 그게 국정 정상화의 길이다. 헌재의 시간이 지나면 결정과 승복의 시간이다. 국민통합의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정치·사회 분열상은 갈수록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정치권의 대오 각성이 가장 먼저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 분명한 건 위험이자 기회다. 공정한 판결이 관건이다. 논란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판결이어야 한다. 헌재의 최종 결정은 법적 판단이다. 재판관들의 치열함과 정교함의 결과물이다. 갈등을 수습하고 내우외환 위기를 극복하는 약이 돼야 한다. 한 마디로 새로운 사회를
오는 봄을 잡아보려 월연정을 찾아 간다. 지치도록 긴 적막감에 잠든 듯 조용하다. 한 옆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가 여여롭다. 마른 들풀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금세 바람이 시원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푸른 물길 찬란한 풍요의 땅이 펼쳐진다. 강물을 따라 윤슬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밀양강이 하늘 표정을 그대로 반영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한 고비 넘기면 또 다른 고비다. 잘 될 듯 하다가 다시 막힌다. '무엇'보다 '어떻게'를 생각한다.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다름 아닌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개설 이야기다. *** 수용성 높은 방안 제시해야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 문제가 재부상 했다. 충북도가 최근 정부에 청주공항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면서부터다. 곧 나올 용역 결과가 정부 설득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신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더 서둘러야 한다는 게 정론이다. 지난 19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도 중심 의제로 다뤄졌다. 충청권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본보는 지난주 창간 22주년을 맞아 특별좌담회를 했다.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 및 활성화를 위한 자리였다. 민간 활주로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재차 확인했다. 당연히 활성화 방안도 모색했다. 청주공항을 명실상부한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일반적 수준의 추진력으론 어렵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 공감하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개설은 충청권 경제 활성화의 필
[충북일보] "주님께서 주신 큰 자비로 교회 일꾼으로 불러주셨고 교황주교의 중책까지 맡겨주셨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 장인남(76) 바오로 대주교는 20일 오전 청주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퇴임 감사미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내덕동 주교좌 성당에 따르면 장 대주교는 1949년 충북 청주에 태어나 지난 1976년 12월 사제품을 받고 청주교구 교현동본당 보좌 신부로 사제생활을 시작했다. 1985년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교황청 외교관학교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리고 1986년 6월 교황청 외교관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10월 한국인 처음으로 교황대사에 임명돼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우간다, 태국, 캄보디아 등지에서 교황대사로 활동했으며 2025년 2월 13일 네덜란드 교황대사를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한국 교회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교황대사를 역임했고 교황을 대리해 전 세계에서 외교관직을 수행했다. 이날 장 대주교의 퇴임식에는 동료 사제, 수녀, 신자를 포함해 750여 명이 참석했다. 장 대주교는 신도들에게 큰절을 하며 감사를 표했고 뜨거운 박수로 응답했다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화장품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오송 국제 K-뷰티 아카데미 건립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충북도는 이 시설을 비롯해 도내 화장품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K-코스메틱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K-뷰티 아카데미는 청주시 오송읍 만수리 일원에 들어서는 중부권 최대 전시·컨벤션 기능을 갖출 청주오스코(OSCO) 부지에 둥지를 튼다. 총 286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9천44㎡ 규모로 지어지며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아카데미는 전시·홍보, 창업보육 공간, 실습실, 회의실, 기숙사 등으로 꾸며진다. 현재 공정률은 28%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이달 말 3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경자청은 매주 수요일 공정회의를 열어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뷰티 아카데미는 실제 구매력을 가진 국내외 뷰티업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최신 K-뷰티 트렌드 교육, 체험, 구매, 사업화 과정의 수출 플랫폼을 구축한다. 뷰티 관련 창업과 재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운영은 위수탁 계약을 통해 이뤄진다. 충북경자청은 위수탁 선정 기준과 운영 관련 조례를 제정한 뒤
[충북일보]"정말 긴 시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조합원 여러분의 한결같은 마음 덕분입니다" 1965년 3월 청주 서부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 설립된 청주성동신협(이사장 연규철)이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연 이사장은 "그동안 신협의 발전을 위해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덕분"이라며 조합원들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30년간 제1금융권인 충북은행, 조흥은행,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던 지역금융의 전문가로 지난 2020년 2월 성동신협 이사장에 취임해 올해로 6년째 이끌고 있다. 연 이사장은 "신협은 조합원이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출자 배당금과 여러가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조합원을 최우선으로 한 모든 업무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3천억 원 조기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와 함께 우리 지역사회의 유대 강화에도 역점을 두고 다양한 사업들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청주성동신협은 개신동 본점을 포함해 3개 영업점에 1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자산규모 2천200억 원, 조합원 1만4천 명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조합이다. 도내 80여개 신협 중 상위권 조합에 속해있다. 연 이사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