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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28 11:09:06
  • 최종수정2015.10.28 20:06:3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대성동에 위치한 수제 과일청 전문점 '스위티'를 운영 중인 조선희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57. 청주 대성동 '스위티(Sweetie)' 조선희 대표

청주 대성동에 위치한 수제 과일청 전문점 '스위티'를 운영 중인 조선희 대표가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딸아이 변비가 심했어요. 이것저것 알아봤죠. 그러다 숙성시킨 과일이 괜찮다는 얘길 접하게 됐어요. 하지만 먹이기가 힘들더라고요. 과일을 먹이기엔 아이가 너무 어렸으니까요. 그래서 과일을 다른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싶어졌어요. 그러다 그만 과일청에 재미를 붙이게 된 거죠. 각종 과일로 다 시도를 해봤어요. 너무 많이 만들었을 땐 이웃에게 선물했고요. 그런데 돈을 주고 사겠다는 판매 요청이 쏟아졌어요. 그때 내 안에 뭔가가 살짝 꿈틀하더라고요. 바로 플리마켓으로 진출했죠. 반응이 또 괜찮더라고요. 용기인 걸까요, 욕심인 걸까요. 아무튼, 그렇게 이 일을 시작했어요."

"가게를 열자마자 아이들이 연이어 폐렴을 앓았어요. 부족한 엄마가 된 것 같은 생각에 인생마저 실패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죄책감에 시달려 2주 동안 가겔 열지도 못할 정도였죠. 그때 남편이 큰 힘을 줬어요. 내 탓이 아니라면서. 이왕 시작한 거 열심히 해보라며 제 등을 다독여 줬죠. 특별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말보던 감동적이었어요. 평소엔 무뚝뚝했던 남편이 세상에서 유일한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청주 대성동에 위치한 수제 과일청 전문점 '스위티'를 운영 중인 조선희 대표가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가족보다 더 자주 오시는 손님이 계세요. 친엄마 또래의 여성인데 저랑 대화가 통한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과일청도 좋아하시지만 수시로 사는 얘기를 제게 들려주거든요. 사실 제가 전혀 모르는 본인 얘기가 대부분이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혹스러울 때가 있긴 하지만요. (웃음) 요즘엔 발길이 뜸해지셨어요. 어디가 편찮은 건 아닌지 걱정돼요."

청주 대성동에 위치한 수제 과일청 전문점 '스위티'를 운영 중인 조선희 대표가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있다.

ⓒ 김지훈기자
"자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눈을 떴어요. 깜짝 놀랐죠. 제 얼굴 바로 앞에 딸 아이가 울먹거리고 있었으니까요. 맘을 진정시키고, 왜 울려고 하느냐고 물었어요. 딸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내가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라고 대답하는 거예요. 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들었어요. 살면서 그렇게 울컥하면서도 행복한 느낌은 처음 느꼈던 거 같아요. 이리도 사랑스러운 딸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이렇게까지 컸나 싶어요. 조금은 천천히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하고요."

"변화 없는 이 동네가 답답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좁은 언덕길이면서도 양옆으로 가로수가 근사하거든요. 공방들도 길가에 속속 들어차면서 이 동네만의 정취가 형성되고 있고요. 사실 아래쪽 성인용품점이 '옥에 티' 같아 약간 아쉽긴 했어요. 최근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긴 했지만요. 주변 상인들도 그 가게가 맘에 걸리긴 했나 봐요. 그 가게 자리에 공방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모두 함께 만세를 외쳤으니까요."
"제 손에게 늘 미안해요. 언제나 혹사당하니까요. 손에 물이 마를 날도 없어요. 먹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세척에 신경 써야 하거든요. 게다가 청을 만드는 과일 표면은 대부분 거칠어요. 손질하다 보면 상처투성이가 되기 일쑤죠. 너무 쓰라리고 따가울 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일 수밖에 없어요. 가끔은 그런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봐요. 그런데 이상하게 가슴이 뿌듯해져요. 손은 비록 거칠어졌지만, 이 손으로 많은 걸 해내고 있다는 생각에."

"전 참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마음에 뒀던 가게 자리가 때 맞춰 나와 준 것도 그렇고, 소소한 디자인부터 간판이며 작명까지 주변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었으니까요. 생각보다 이웃들의 맘이 훨씬 열려있더라고요. 그동안 내 좁은 인간관계를 외면한 채 혼자만의 벽을 치고 살았던 걸 깨닫게 됐죠. 가게 가까이 있는 시댁과 친정도 맘 편히 아일 맡길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이 모든 게 가겔 하기 전까진 미처 몰랐던 부분이죠. 내 주변에 감사할 수 있는 요소가 이렇게 많다는 걸요."

/김지훈·김희란 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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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