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11.01 20:31:54
  • 최종수정2022.11.01 20:31:54
[충북일보]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압사 사고에 대비한 안전관리 매뉴얼 부재와 당국의 안이한 대응이 빚어낸 대형 사고였다. 사회 안전의식에 대해 많은 걸 시사해준 참혹한 재난이었다. 이날 행사는 대규모 인파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은 안전 대책에 소홀했다. 공식적인 지역축제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좀 더 면밀하게 사전준비를 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이태원 참사는 사회 안전에 대한 믿음을 산산 조각나게 했다. 잘 갖춰진 것으로 믿었던 대비 태세가 실제로는 허술하기만 했다는 걸 증명했다. 겉으로 드러난 참사의 원인은 엄청나게 밀려든 인파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불행을 키웠다. 수용 능력을 초과하는 좁은 골목에 인파 밀집이 그대로 방치됐다. 근본적인 사고 원인이 뭔지는 누구든 안다. 이제는 각종 장소에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꼼꼼하게 짚어 내고 개선해야 한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엔 주최자가 없다. 공간 제약이 없는 자발적 참여가 특징이다. 사회가 그만큼 자유로워졌다는 의미다. 대신 사고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통제와 관리 매뉴얼을 적용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이번 참사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관리 매뉴얼 미비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3월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들기는 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지역축제 주최자가 지자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사전에 안내요원 배치 등 안전관리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에선 무용지물이었다. 행사가 주최자가 없는데다 행안부에 신고된 축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다.

참사 보름 전 비슷한 장소에서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열렸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당시에는 행사를 후원한 용산구청이 도로를 통제하고 안내원을 배치했다. 각종 안전 조치도 취해 사고가 없었다. 이번 참사가 더 아쉽고 슬픈 이유는 여기 있다. 안전관리 매뉴얼 사각지대를 좀 더 일찍 알지 못한 게 가슴을 치게 한다. 경찰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관할 지자체의 요청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 집회 대응에는 수천 명을 투입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의 축제에는 고작 130여명을 배치했다. 그나마 80여명은 마약 등을 단속하는 업무를 맡은 사복 경찰이었다. 질서 유지 목적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을 통해 안전 불감증의 위험성을 수없이 경고했다. 안전 대책의 중요성도 수없이 강조했다. 이번 사고 직후에도 안전은 철저한 준비에 비례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성공과 행운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완벽한 준비 속에 우연처럼 찾아오는 선물이다. 안전도 다르지 않다. 무사고도 마찬가지다. 대가 없이 오는 게 아니다. 정부는 안전 매뉴얼을 대폭 강화해 각종 행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도 선진국 수준의 안전 인프라 구축을 말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예산 국회에서 국가·사회 안전망을 전면 재점검하고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만드는 것은 이제 정부와 우리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주당도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공당"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켜 내지 못한 책임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이 뒤늦게라도 민생(民生)의 의미를 깨달은 것 같아 다행이다. 정치권의 이 같은 방향 설정과 태도는 바람직하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앞으로 주최자가 없는 다중운집 행사는 계속된다. 관련된 혼잡 교통 대책 및 안전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경각심을 갖고 재난 관리 체계의 빈틈을 촘촘하게 메워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