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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22 09:59:13
  • 최종수정2015.09.03 14:47:38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음식점 '고깃집아저씨'를 운영 중인 이재현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20. 청주 용암동 '고깃집아저씨' 이재현 대표

청주 용암동에 위치한 '고깃집아저씨'의 이재현 대표가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청주] "경찰이 되고 싶었어요. 약한 사람을 도울 수 있고 무엇보다 멋진 유니폼이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그래서 군대도 일부러 의경으로 다녀왔죠. 죽어라 경찰 공무원 시험만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준비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기를 4년간 반복하다 이젠 정말 마지막이라고 맘먹었던 시험을 끝내고 홀연히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또 다시 불합격 통보를 받았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막막했어요. 우울한 마음과 이런 저런 고민에 혼자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고기와 함께 말이에요. 그런데 고기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힘이 나는 거예요. 기묘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결정했죠. 절망의 순간에 내게 기운을 북돋아준 고기를 파는 장사를 하겠다고요."

청주 용암동에서 '고깃집아저씨'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현 대표가 가게 정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고기집이 아파트 상가에 입점한 경우는 흔치 않아요. 전 운좋게도 이해심 많은 건물주를 만나 최적의 자리를 잡을 수 있었죠. 그래도 이웃들에겐 늘 빚진 맘이 있어요.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 그리고 소음 같은 것들이 신경 안쓰일 리가 없잖아요. 그래도 여태껏 한 번도 항의가 들어온 적은 없어요. 이게 바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용암동의 따뜻한 민심인 거죠.”

“주민센터에서 열리는 요리강좌에도 종종 참여해요. 요리 실력이 향상되는 느낌은 없지만 동네 아주머니들과 수다를 떨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다같이 요리해서 먹는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에요. 그곳에서 친해진 아주머니들에게 가게에 한 번 오시라고 너스레를 떨면 기다렸다는 듯 바로 정색을 해요. 고기는 집에서 구워먹는 게 최고라면서요. 아주머니가 된다는 건 그런 거 같아요. 알뜰함이란 이름 앞에선 그 어떤 불편함도 한없이 작아지게 되는 것.”

“가게 쉬는 날이 거의 없어서 늘 여자친구에게 미안해요. 변변한 데이트 한번 못해주니까요. 그래도 그녀는 가게에 잠깐 들러 이렇게라도 얼굴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어주는 고마운 사람이에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여자고요. 그래서 결혼 후엔 정기휴일을 가질 거라 사탕발림을 해놨어요. 연애기간은 1년 정도 밖에 안됐지만 그녀를 만나고부터는 밤새 술 마시며 노는 게 시시해졌어요. 서로 결혼 적령기에 만나 사랑하게 된 사실이 운명처럼 느껴지고요. 그래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거죠. 꼭 극적인 것만이 운명은 아니니까요.”

“어머니를 존경해요. 무료급식부터 시작해 항상 주위에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거든요. 최근엔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셨죠. 사실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이 먼저 앞서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씻겨준다는 일이 쉬운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어머니는 그저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뿐 이라고 웃으세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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