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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02 11:37:32
  • 최종수정2015.10.02 11:38:35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북문로에 위치한 카페 같은 술집 '상상공장'을 운영 중인 이종현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43. 청주 북문로 '상상공장' 이종현 대표

청주 북문로에서 '상상공장'을 운영 중인 이종현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4년제 대학을 나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요즘 청년들의 흔한 루트로 인생을 걷기가 싫었어요. 그런 고민 끝에 대기업으로 취업 연계가 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고요. 그런데 거기서 또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누군가가 정해 놓은 인생에서 적응하며 잘 살게 되면 어쩌나하는 생각예요. 그 고민 끝에 오게 된 게 이 길이에요. 확실한 건 전 운이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는 거예요. 남보다 좋은 기회를 잡았고, 어린 나이에 원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청주 북문로에서 '상상공장'을 운영 중인 이종현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이전에 상상공장을 운영하셨던 분들이 기반을 잘 다져놓으셔서 편한 부분은 분명 있어요. 성안길에 있는 예쁜 술집, 카페 같은 술집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도 책임감 같은 게 느껴져요.. 평판은 한 순간이니까요.”

“요즘 젊은 여성분들은 셀카 찍는 걸 좋아하잖아요. 저희 가겐 예쁜 셀카를 찍기엔 좀 어두운 편이죠. 그래서 가끔 조명을 밝게 해달라는 분들이 계세요. 그럴 때마다 말씀드려요. 저희 가게는 현재 눈 앞에 계신 분을 최고의 미모로 올려드리는 장소라고요. 그럼 대부분의 손님들은 상대의 얼굴을 쓱 한번 보고는 수긍해주세요. 타인의 눈에 최고의 모습으로 남는다는 건 근사한 일이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저희 가게에서 소개팅을 하는 경우가 무척 많더라고요.”

“계속 요리를 공부 하고 있어요. 같은 음식에도 재료를 더하고 바꿔가면서 최고의 맛을 찾아가는 중이죠. 손님들이 어떤 음식을 시키시던 제일 신나는 순간은 그릇이 싹 비어서 돌아올 때예요. 식사가 아닌 안주를 깨끗하게 비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여긴 유독 인연이 많이 이뤄지는 곳이에요. 어색한 사이로 보이는 분들이 다음엔 손을 잡고 들어오시고, 그 다음엔 더 친밀한 모습을 연출하시면 왠지 뿌듯해요. 얼굴을 기억했다가 ‘축하드립니다’ 한 마디면 연인들이 더 행복해하시거든요. 가끔 이곳이 본인들의 스토리가 있는 장소라고 하시면서 이벤트를 의뢰하시면 제가 주선자인양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요. 참 감격스러운 일이잖아요. 여러 손님들의 추억이 쌓이면 이곳은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공간이 되는 거니까요.”

청주 북문로에서 '상상공장'을 운영 중인 이종현 대표가 미소를 띄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친구들 대부분은 학생이기 때문에 시간도 맞추기가 힘들뿐더러 대화소재도 다르다 보니 가끔은 혼자 외로운 섬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세상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부러워요 정말 지치고 힘들 땐 근처에 있는 대학교를 찾곤 해요. 대학생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빈 가방도 둘러메고 학생들이 많은 식당에 들어가 밥도 먹으면서 활력을 되찾아요. 똑같은 또래 친구들인데 난 왜 이러고 있나 싶다가도, 이들의 지루한 일상이 내겐 활력소가 되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

청주 북문로에서 '상상공장'을 운영 중인 이종현 대표가 자신의 가게 한 공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어린 사장을 보는 사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주변 상인분들도 괜시리 어렵게 하시는 경우가 있고, 손님들도 젊은 사장을 신뢰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머리도 2:8로 가르고 옷도 묵직하게 입으려 노력해요. 그래도 세무문제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와요. 치기어린 맘에 달려들었다가 정말 좌절했었거든요. 그 이후부터는 세무사에게 맡겨버렸죠. 그때 수긍이 가더라고요. 왜 그분들이 돈을 많이 버는가에 대해서요.”

“롤모델이나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게 아닌데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을 보고 자아를 투영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카피하다간 언젠가 반드시 엎어진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강단있는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이일을 하다보니 이쪽에도 저쪽에도 설 수 없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우유부단하다는 소릴 듣는 횟수가 많이 늘었지만 그대로 또 괜찮아요. 결국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건 교집합인 것 같아요.”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종종 가게에 오세요. 처음에는 너무 겁이 났어요. 저희 가게가 단체 손님에는 적합하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제가 만든 음식이 중국인들 입맛에 맞을까도 고민 됐죠. 그런데 다들 좋은 마음으로 여행을 오신 분들이라 그런지 늦어지는 서빙에도 잘 기다려주시고, 모든 음식을 맛있다고 따봉을 외쳐주셨어요. 그 이후로 중국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죠. 중국 사람들 너무 좋아요.”

“예전엔 소주를 팔지 않았었어요. 그게 술집이지만 술집 같지 않은 컨셉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 믿었으니까요. 기분 좋게 취하는 정도를 소주가 깨뜨릴 거라는 편견도 있었고, 그냥 막연히 독한 술을 배척한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팔아보니까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주종에 따라 더 취하고 덜 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서 잘 어우러지는 윤활유 역할을 하더라구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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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