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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우리는 잡곡밥을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365일 잡곡밥만 먹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하얀 쌀밥이그립습니다. 사실 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과 스팸을 아주 좋아합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집 삼남매도 엄마의 입맛을 꼭 닮아 흰쌀밥과 스팸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하루는 아이들과 나를 위한 저녁 식탁을 준비했습니다. 흰쌀밥을 고슬고슬하게 하고 스팸을 큼직하게 썰어 노릇노릇하게 구웠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특식 준비했어."

제일 먼저 식탁으로 온 셋째는 벙긋벙긋 웃었습니다.

"엄마. 우리 집에 하얀 밥이 있다니, 이건 기적이야."

둘째는 한 술 더 떴습니다.

"엥, 엄마, 아빠랑 싸웠어? 아빠는 흰밥 싫어하잖아."

우리 집의 최강자인 큰딸 또한 빠지질 않더군요.

"드디어 우리 집의 식탁에 반역이 일어났구먼."

가만히 지켜보던 남편은 "예끼. 이놈들아! 오늘 스팸은 아빠가 다 먹는다" 하더니 접시를 들고는 거실로 뛰었습니다. 아이들은 황급히 아빠의 접시를 뺏으려고 뒤를 쫓았습니다. 스팸과 흰쌀밥 덕분에 우리 집에 웃음꽃이 함빡 피었습니다.

아침마다 편지를 배달해 주는 '행복한가(家)'에 실린 '랑은'이라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제 아들은 군고구마와 사탕을 아주 좋아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입니다. 남편은 결혼 2년 만에 병을 얻어 몸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픈 남편의 병수발에, 아이까지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날은 야근이 있어 늦은 귀가를 했습니다. 11시 쯤 되었을까, 남편도 아들도 자고 있는지 집안이 깜깜하더군요. 거실 불을 켰습니다. 컴퓨터 옆에 웬 쟁반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들이 또 음식을 먹다 남겨 놓았나 싶어 무심코 치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쟁반 위에 군고구마 한 개, 사탕 두 개, 우유 한 잔, 그리고 하얀 종이가 나란히 놓여있었습니다. 삐뚤삐뚤 서툴게 쓴 아들의 편지였지요. '엄마, 직장 다니느라 힘들죠· 아프지 마세요. 이것 먹고 힘내세요. 엄마 사랑해요.' 겨우 엄마 아빠만 말하던 어린 것이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엄마를 위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고구마를 남겨둔 것이 너무도 기특했습니다. 녀석의 잠든 모습이 그날따라 왜 그렇게 대견하고 예쁘게 보이던지….

역시 '행복한가'를 통해 배달된 '심현선'이라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행복이 이야기 속에서 눈을 반짝입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온 아들이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소파 위에 냅다 벗어던지더니 말했습니다.

"엄마, 눈 감아. 절대로 눈 뜨면 안 돼. 빨리 눈 감아."

요 녀석이 또 엄마한테 장난을 치려고 그러는가 싶어 못 이기는 척 눈을 감았습니다.

"왜? 우리 귀염둥이, 또 어디에 숨으려고 그러지·"

"아니야. 지금은 장난을 치려고 그러는 거 절대 아니야."

그러더니 일단 눈을 감고 손을 내밀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시키는 대로 눈을 꼭 감은 채 손을

내밀었더니 손안에 작은 유리병이 놓였습니다.

"엄마, 힘내! 사랑해."

학교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비타민 데이'를 했는데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니까 비타민을 넣은 병을 엄마에게 주고 싶어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한참을 더 키워야 하는데, 갈길이 아직도 먼데, 그날만큼은 그런 맛(·)에 자식을 키우는 건가 싶었습니다.

역시 배달 받은 이야기입니다. 이곳에도 작지만 분명한 행복이 살짝 모습을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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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김수언 ㈜알에치포커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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