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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청주 성화초 교장·소설가

김 선생님은 중학교 1학년의 담임을 맡았던 어느 해 3월, 한 학생과 아버지를 시내의 중심가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는 대뜸 학생의 아버지에게 "이 학생은 이번 배치고사에서 3등을 했습니다. 앞날이 매우 기대되는 학생입니다"하고는 칭찬을 했습니다.

학생의 아버지는 크게 기뻐하면서 김 선생님을 인근의 식당으로 이끌었습니다. 사양을 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결국 그는 극진하게 식사와 술을 대접받았습니다.

이튿날, 학교에 출근하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학생의 성적을 다시금 확인한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학생의 성적은 자신이 이야기한 성적에 10을 곱해야 할 정도로 저조했습니다.

아직 학생들의 신상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학기 초여서 다른 학생으로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난처했습니다. 아버지의 실망을 생각해 솔직히 고백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학생을 자신이 이야기한 3등으로 성장시켜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하여 수시로 학생을 개별 상담하면서 학습 방법의 결함을 찾아 고쳐 주는 한편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3년 동안 이어가자 결국 학생은 졸업 무렵 3등은 하지 못했지만 5등을 하였습니다.

바로 로젠탈 효과입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이 효과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교육학에 접목시킨 것입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되면 상대방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기울어 결국은 당초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현상을 말합니다.

필자는 항상 함께 생활하는 구성원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을 합니다. 해서 꾸중보다는 격려나 칭찬을 생활화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그러합니다.

재작년, 필자가 본교에 부임하자 몇몇 선생님이 어린이들이 인사를 잘하지 않는다고 귀띔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습니다. 인사를 잘하지 않는다면 잘하도록 지도를 하는 것이 교육자의 책임인데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 몇 차례의 조회 시간에 어린이들을 칭찬했습니다. 본교의 어린이들은 인사를 잘할 뿐 아니라 항상 바른 말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싸우는 모습도 보기 어렵다며 심성을 자극했던 것입니다.

선생님들과의 좌석에서도 본교의 어린이들이 실제로 그러하게 생활한다며 수시로 강조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은 빙긋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실과 달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어린이들은 실제로 필자의 칭찬처럼 변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것은 몰론 욕설을 사용한다거나 싸움을 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분노를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안정을 잃었을 때에는 간혹 욕설을 한다거나 싸우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한 명도 발견되질 않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선생님들도 로젠탈 효과를 믿는 눈치입니다. 사석에서 필자에게 귓속말을 건너곤 합니다. "아이들이 정말로 교장선생님의 말씀처럼 변했어요"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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