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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어영부영.' 알려져 있다시피 일을 되는 대로 어물어물 넘겨서 처리하는 모양새를 이르는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 뜻과 어원에 대해 익히 알고 있겠지만 몇 가지 사건을 상기하기 위해 자세한 뜻을 새겨봅니다.

어영부영은 조선시대의 군영(軍營)인 어영청(御營廳)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영청은 원래 군대의 기강이 엄격한 정예 부대였습니다. 그런데 조선 말기로 오면서 군기가 풀어져 형편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이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비영(御營非營)이라고 쑥덕쑥덕함으로써 이 말이 파생되었습니다. 어영비영이 훗날 의미가 불분명하게 되면서 발음의 편리성을 따르다 보니 어영부영으로 바뀐 것입니다.

실제 고종 때에는 군졸들의 군기가 문란하고 병기마저 너무 낡아 도저히 군대라고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1881년에 일본의 도움을 받아 신식 군대를 조직하게 되면서 이들은 후한 대우를 받고 구식 군대는 봉급조차 받지 못하게 되자 이듬해인 1882년 구식 군대들이 봉기하여 임오군란(壬午軍亂)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각설하고, 이제, 현금(現今)에 이르러 일어나고 있는 어영부영의 사례를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돋보기를 대볼까요.

그의 취임 이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공관의 외관을 이탈리아산 석재로 꾸미기 위해 4억7천만 원 규모의 예산을 무단으로 이용하거나 전용한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또한 공관에 강남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아들 부부가 무상으로 함께 거주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파트 분양대금 마련을 위한 '공관 재테크'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1년 유지 관리 비용만 2억 원이 넘는 공관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들 부부는 결국 1년 3개월 만에 공관을 나갔지요.

거기에다 부부가 공관에 거주하던 시절인 2018년 초, 며느리인 강 모 변호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법무팀 동료들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특히, 이 만찬 시점이 시아버지인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한 직후여서 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연루자인 임성근 판사가 탄핵소추 직전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을 당시 김 대법원장은 곧 있으면 탄핵이 상정되기 때문에 사표를 수리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면서 사직서 수리를 거부했는데, 이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실들이 밝혀졌는데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적당히 변명을 늘어놓으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꿋꿋이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안들이 굴비 두릅처럼 줄기차게 쏟아져 나오는데도 거취를 밝히지 않은 채 어영부영하며 어서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건들이 잊히길 기다리는 것이겠지요.

이참에 안민석 의원 이야기도 해야겠네요. 그는 최순실 재산 추적을 목적으로 독일에 갔다 돌아와 "박정희가 빼돌린 국가 돈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00조나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헌데 지금 주장의 근거로 나타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장자연 사건의 증인이라고 주장하던 윤지오를 위해서도 국회의원을 모아 모임까지 만들었는데 윤지오가 했던 말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캐나다로 도피하자 슬쩍 발을 뺐습니다.

그밖에도 만들어낸 설화가 열손가락을 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의정 단상에서 큰 소리를 뻥뻥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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