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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제게 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있는 제 소유의 농장을 시계추처럼 부지런히 오가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농작물을 손보러, 주변 환경을 정비하러 물방개처럼 들락거리는 것입니다. 고라니며 멧돼지 등의 유해조수가 심심치 않게 출몰하는 산골짝이어서 철망으로 테두리를 친 손바닥만 한 밭에 쌈 채소를 심고 가꾸는 한편으로 7천여 평에 이르는 나머지 땅의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환호작약하는 5도2촌(五都二村)의 개념을 지닌 농장입니다. 대부분 일주일에 이틀이 그곳 생활이 됩니다. 체력을 염두에 둔 선택이지요. 5도2촌을 4도3촌이나 3도4촌으로 바꾸면 허리를 굽혔다 펼 때마다 눈앞에서 별 무리가 쏟아져 내리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면, 뙤약볕 아래 쓰러져 아침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졸지에 정든 가족을 등지는 사례를 비일비재하게 만드는 이상고온이 이젠 이 나라의 보편적인 날씨가 되었기에, 전분세락(轉糞世樂)이란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됩니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더 즐거운 법. 살아있으니 인생을 논할 수 있는 것이고, 희로애락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 때 의미 있는 것이기에 지나침을 자제하고 또 자제합니다.

농장을 죽 훑어보노라면 뿌듯함이 온몸을 감쌉니다. 그곳을 소유하기 이전에는 넓은 조선 땅에 내 땅 한 평 갖지 못한 채 살아온 인생입니다. 조상 잘 만나 땅 부자가 된 지인의 삶에 대해 들을 때면, 주식이나 코인 잘 만나 벼락부자로 등극한 이웃의 삶을 바라볼 때면, 번지는 부러움을 쓴웃음 속에 게 눈처럼 감추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비록 산중 계곡이긴 하지만 분에 넘치는 넓은 땅의 소유주가 되었으니 절로 웃음이 나는 것입니다.

농장을 소유함으로써 우리 부부는 자연인이 아닌 자연인이 되었습니다. 비록 일주일에 이틀이지만 그동안은 멀리서 그림 바라보듯 감상했던 자연을 이젠 그 품속으로 뛰어들어 함께 숨 쉬며 노는 공간으로 지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겨울로 접어들면 그곳은 먼 나라가 됩니다. 특별하게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골짝이기에 워낙에 추워 의도적으로 마음에서 멀리 밀어내고는 잊은 척 지내는 것입니다. 바로 노동의 휴면기입니다.

대신, 아랫배의 지방이 쏙 들어가도록 몰두했던 노동을 잊고 마음을 비운 뒤 그 빈 곳을 문학으로 채웁니다. 줄어들었던 배의 지방이 원위치를 찾을 정도로 긴 시간을 책상에 눌어붙어 끼니를 잊어가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다듬으며 유유자적 지냅니다. 이처럼 필자에게 겨울은 달콤한 휴식기이자 충전기입니다.

어느 철학자가 말했습니다.

'사람의 육체가 가지는 가치는, 비누 일곱 장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지방, 중간 크기의 못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철분, 찻잔 일곱 잔을 채울만한 당분, 닭장 하나를 칠할 수 있는 석회질, 성냥 2천200개비를 만들 수 있는 인, 약간의 소금을 만들 수 있는 마그네슘, 장난감 크레인 하나를 폭파할 수 있을 정도의 칼륨, 그리고 개 한 마리에 숨어있는 벼룩을 몽땅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유황이 전부'라고.

이처럼 보잘것없는 것이 사람의 몸일진데 그것에 충분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긴 겨울은 필자에겐 정말로 소중한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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