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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인(仁)은 공자 철학의 핵심이 되는 단어입니다. 인은 개인 수양의 목표이자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덕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인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이 '인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면 그때마다 제자들의 자질과 성향, 그리고 학문적인 수준에 따라 각각 다른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공자는 먼저 수제자 안연에게는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극기복례, 克己復禮)"라고 가르쳤습니다. 정치에 자질이 있었던 중궁에게는 "자기가 버리지 못하는 일을 남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라고 일렀습니다.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 원문인데, 사람을 다스리는 일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사마우에게는 인은 '말을 조심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앞의 두 사람에 비해 설명이 쉽고 단순합니다. 인이 무언가 거창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던 사마우가 "정말 말만 조심하면 인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실천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 말이니 인한 사람이 어찌 조심하지 않겠느냐?"라고 가르쳤습니다.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입이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는 뜻입니다. 당나라 후기에서 송나라에 이르기까지 다섯 왕조를 거치며 열 명의 임금을 섬겼을 정도로 처세에 능했던 풍도(馮道)라는 정치인은 말조심을 처세의 근본으로 삼아 험한 난세에도 영달을 거듭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설시(舌詩)'를 통해 말했습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중국의 호남사범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후, 북경대학에서 철학과 문학을 연구했던 리이위(李一宇)가 쓴 '세 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강하다'라는 책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아주 영험한 도사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수재 세 명이 찾아와 합격 가능성을 물었습니다. 도사는 눈을 지그시 감더니 아무 말 없이 손가락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잠시 후, 도사는 먼지떨이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가보세요. 그때 가면 자연히 알게 될 거요. 이것은 천기라서 누설할 수가 없습니다."

세 명의 수재는 궁금했으나 그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재들이 돌아간 후 시종이 호기심에 차서 물으니 답을 이미 밝혔다고 했습니다. 시종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스승님께서 손가락 하나를 내민 것은 무슨 뜻입니까? 한 명이 합격한단 말입니까?"

"그러니라."

"그들 가운데 둘이 합격한다면요?"

"그럼, 하나가 합격하지 못한다는 뜻이니라."

"그들 셋이 모두 합격하면 어떻게 되죠?"

"그때는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합격한다는 뜻이니라."

시종은 그제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하, 그것이 바로 천기였군요."

말의 오묘함을 느낄 수 있는 예화입니다. 설화(舌禍)를 자주 만드는 정치인들이 이 이야기를 교훈으로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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