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1.4℃
  • 흐림강릉 17.6℃
  • 맑음서울 23.1℃
  • 맑음충주 22.3℃
  • 맑음서산 21.4℃
  • 맑음청주 22.5℃
  • 맑음대전 22.4℃
  • 맑음추풍령 16.8℃
  • 맑음대구 20.4℃
  • 맑음울산 22.0℃
  • 맑음광주 22.6℃
  • 맑음부산 22.8℃
  • 맑음고창 19.6℃
  • 맑음홍성(예) 18.8℃
  • 맑음제주 25.2℃
  • 맑음고산 23.9℃
  • 맑음강화 21.9℃
  • 맑음제천 19.0℃
  • 맑음보은 17.7℃
  • 맑음천안 17.9℃
  • 맑음보령 20.4℃
  • 맑음부여 20.4℃
  • 맑음금산 17.5℃
  • 맑음강진군 20.7℃
  • 맑음경주시 22.3℃
  • 맑음거제 22.9℃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옛날에 고을 원님이 무사 한 사람을 데리고 민정 시찰을 나갔습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날이 저물어 갈 길을 잃게 되었습니다.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정처 없이 헤매고 있는데 멀리 외딴집의 작은 불빛이 보였습니다. 그곳에는 늙은 노부부가 가난하게 살고 있었죠. 갑자기 원님이 나타나자 노부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원님을 호위하는 무사가 주인 부부에게 빨리 먹을 것을 대령하라고 재촉했기 때문입니다.

방에 앉은 원님이 문구멍으로 밖을 내다보니 주인 영감이 홍시를 혀로 핥고 있었습니다. 먼지 묻은 홍시가 물에 잘 씻기지 않자 혀로 핥았던 것입니다. 홍시가 원님 앞에 놓였습니다. 원님은 홍시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자 워낙에 배가 고팠던 터라 영감이 핥은 홍시를 껍질째 먹어 치웠습니다.

다음에는 감자와 옥수수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꿀맛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보리밥이 나왔습니다. 원님은 역시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보리밥이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배가 터지도록 먹은 원님은 이제 식곤증을 느꼈습니다.

그때 주인 영감이 씨암탉을 잡아 가지고 왔습니다. 농촌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닭을 잡아 바치는 것이 최고의 대접이었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은 너무도 먹음직스러웠지만, 원님은 배가 너무 불러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 먹어보았지만 별맛이 없었습니다. 심하게 식곤증을 느낀 원님은 바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아침이 되어 원님이 주인 영감에게 물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무엇인고?"

"예, 배고플 때 먹는 음식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음식은 무엇인고?"

"예, 배부를 때 먹는 음식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음식은 무엇인고?"

"예, 모르고 먹는 음식입니다."

원님은 무릎을 탁 쳤습니다. 농촌에서 가난하게 사는 무식한 영감이 그처럼 명쾌한 답을 할 줄은 몰랐던 것입니다.

비가 그치고 길이 뚫리자 원님은 주인 영감에게 후한 상을 약속하고 떠났습니다. 후일 영감은 상으로 받은 돈으로 많은 논밭을 사 잘 살았습니다.

송일호 소설가의 '그때 그 시절'이라는 단편소설에 소개된 이야기입니다. 이어진 작품 속에서 작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맛있게 먹어본 음식은 벼 베기가 한창일 때 어머니가 이고 오신 들밥이었다고 술회합니다.

작업복 차림 그대로 배고픈 시간에 황금 들판에 앉아 해콩이 섞인 햅쌀밥에다 참기름에 달달 볶은 살찐 메뚜기 반찬과 함께 막걸리 한 사발을 쭉 들이켜면 꿀맛이었다는 것이지요. 점심을 먹은 뒤 돌베개를 하고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한숨 자고 나면 금상첨화였다고 덧붙입니다.

그는 한때 빵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쥐들이 빵 공장으로 모여들어 엿을 녹인 드럼통에 빠져 죽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죽은 쥐를 건져내는 것이 그의 담당이었죠. 쥐를 건져내면 털은 쏙 빠지고 속살만 딸려 나왔습니다. 손님들이 그 빵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구역질이 났다고 했습니다. 정말 세상사 모르고 사는 게 제일 편하다 싶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철탑산업훈장 수상'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 인터뷰

[충북일보] ㈜광스틸이 2026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영예의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2000년 설립 후 20년간 건축자재 제조 외길을 걸어온 곽인학 ㈜광스틸 대표이사는 이번 수상에 대해 "지난 20여 년간 오직 '더 안전하고 견고한 건축 자재를 만들겠다'는 외길을 걸어왔다"며 "그간 숱한 난관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기술 혁신과 품질 향상에 매진해 온 광스틸의 고집과 정직함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매우 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이 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수훈을 계기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지속가능한 건축 자재 리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광스틸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대표 대기업 산단 현장과 공공기관에 자재를 납품하며 독보적인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안전과 품질에 있어 단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가운데 광스틸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현장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광스틸의 시그니처인 '스피드블록메탈패널'은 세계 최초로 실리콘을 쓰지 않는 Non-Caulking(논 코킹) 방식이 적용됐다. 기존 패널의 외벽 오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