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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소설가

필자의 농장에 지은 지 오래된, 사용하지 않는 농막이 한 채 있었습니다. 개척시대의 잔존물처럼 바라보는 것조차 혐오스러울 정도로 낡고 허름한 건물이었습니다. 그 낡은 건물을 없애야 주변의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이 살아날 듯싶어 철거를 결심하고는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포크레인을 활용해 폐기물을 주변의 땅 속에 파묻는 게 경비를 들이지 않는 가장 간단하고 현명한 해결책일 것 같았습니다.

헌데 지인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한 마디로 쿡 쥐어박더군요. 문제는 지붕이며 벽을 뒤덮고 있는 발암 물질인 슬레이트였습니다. 환경 당국에서 항공 촬영을 통해 건물 사진을 보유하고 있어 유해 구조물이 없어지면 그 경로를 추적해 비정상적으로 처리됐을 경우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슬레이트 철거 비용을 보조해 주는 제도가 있으니 그쪽을 알아보라고 권하더군요.

옳다구나 싶어 즉시 관계 기관에 문의했습니다. 답변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지역마다 배정되는 예산이 일 년에 서너 채 정도만 보조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쥐꼬리만 해서 등록한 뒤 십 년 이상을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시골 마을을 지나다보면 셀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슬레이트 지붕인데 그 많은 곳에 빠짐없이 예산을 투입하려면 그야말로 몇 년 치 정부 예산을 통째로 들이부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런 방법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지인에게 도움을 청해 정식으로 철거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규모로 자원 재활용 사업을 하는 그이기에 철거업자를 다수 알고 있더군요. 그 중 성실하고 속임이 없다는 업자를 소개받아 현장으로 불러 경비를 문의했습니다. 일이백만 원이면 해결되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대형 트럭 한 대와 포크레인, 소형 트럭 대여섯 대가 소요되는 공사였는데, 역시나 가장 문제되는 것이 슬레이트였습니다. 슬레이트 1장의 제거 비용이 2만 원을 넘더군요.

어쨌거나 일단 계약을 체결하고 작업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업에 돌입하니 당초의 예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슬레이트의 양이 대충 셈했던 것과 천지 차이였거든요. 심지어 구들장까지 슬레이트를 사용했더군요. 농막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발암 물질을 바닥에 깔고 생활했다는 생각을 하니 기가 막혔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유해 물질에 대한 지식이 희박했던 우리네 가난하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슬레이트 조각에 삼겹살 등의 고기를 구워먹었던 사실을 상기하면 그리 기가 막힐 일도 아니었지만요.

어려움은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시멘트 폐기물들이 땅을 팔 때마다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애초에 땅 속에 감추어져 있는 폐기물은 예상치 못했기에 결국 대형 트럭이 한 대 더 동원되어야 했습니다. 이쯤에서 업자는 처리 비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더군요. 필자가 보기에도 폐기량이 너무 많이 증가한다 싶어 순순히 응했습니다. 후로도 업자는 틈날 때마다 고향 형님의 소개이기에 기꺼이 작업에 참여했는데 작업량이 너무 많다며 투덜거리곤 했지요.

작업은 이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농막을 철거하고 나니 알토란같은 거액의 생돈이 들어가 아깝긴 했으나 천혜의 경관이 그 모습을 제대로 찾은 듯싶어 뿌듯했습니다. 그러면서 70년에 가까운 세월을 살아왔는데 그동안 폐기물의 처리 절차조차 제대로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럽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필자처럼 이 사회의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들에 문외한일 것으로 생각되어 세상일은 정말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 진리로 여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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