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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말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본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도 오용(誤用)되는 사례가 흔히 발견됩니다. 다음은 '우리말 나들이'에 기술된 내용을 필자 나름대로 조금 고쳐 옮긴 것입니다.

<잡지나 책 같은 것을 읽다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올 때가 있다. 하지만 즐거운 웃음이 아니다. 글쓴이의 의도는 결코 그것이 아님에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아무개는 방송언어에 무관심한 풍토에 젖어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한 '장본인'이다."

이 말대로 한다면 아무개 씨는 사람들이 방송언어에 관심을 갖도록 한 아주 나쁜 사람이 된다. 말이 안 되는 말이다. 아무개 씨가 한 일은 올바른 일이기 때문이다. '장본인'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의 중심인물'을 뜻한다. '뇌물 수수 사건의 장본인'처럼. 위 예문의 아무개 씨는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주인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인공'은 '좋은 일의 중심인물'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수고하세요'라는 말도 잘못 쓰이는 예의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조항범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지적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수고(受苦)는 '고통을 받음'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보다 윗사람에게 쓰기엔 거북한 말이다. 윗사람에게 '고통을 받으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는 분발하라는 뜻으로 써도 된다.

상하관계가 분명한 직장에서는 '수고하다'라는 말을 더 조심해서 써야 한다.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부장님, 오늘 과장님이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저희들이 부끄러울 정도입니다"라고 말해서는 곤란하다. "부장님, 오늘 과장님이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저희들이 부끄럽습니다"와 같이 말하거나 '애 많이 쓰셨습니다' 아니면 '애쓰셨습니다'로 표현해야 한다.

아울러 퇴근할 때 "그럼 수고하십시오. 먼저 나갑니다"와 같이 '수고하다'는 말을 이용해 인사해서도 곤란하다. 남아서 더 고생하라는 것이니 말도 안 되는 인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먼저 나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등과 같이 말하면 된다.

또한 윗사람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죄송합니다. 다른 일이 있어서" 정도로 먼저 나가는 이유의 말을 이들 표현 앞에 내세우는 것이 예의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집안에 일이 있어서 먼저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인사하면 퇴근 시간 후에 먼저 나간다고 해서 눈치 줄 상사는 없을 것이다.>

'우유곽'의 경우도 틀린 표기입니다. 아래는 필자가 어느 곳엔가 썼던 글의 일부입니다.

<지금도 거리를 지나다보면 '우유곽'이라는 잘못된 표현이 자주 발견됩니다. 대형 마트의 상품 진열대나 유명 회사의 포장지에서도 여전히 잘못된 표기가 발견됩니다. 잘못된 표기인 '곽'의 뜻은 이렇습니다. '제주도에서 성냥을 일컫는 사투리 말. 북한에서 마른 물건을 넣어 두는 뚜껑이 있는 작은 그릇을 일컫는 말. 덧널(관을 담는 궤)의 한자말.' 그에 비해 '갑'은 다음과 같이 설명됩니다.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를 이르는 말.'

더욱이 우리 표준말에서는 '곽'을 '갑'과 같은 뜻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표준말은 '우유갑'이 되므로 '우유곽'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성냥곽, 곽티슈'는 '성냥갑, 갑 티슈'로 쓰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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