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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자신의 가난한 처지에 대해 항상 불평을 늘어놓던 청년에게 어떤 노인이 물었습니다.

"자네는 이미 대단한 재산을 가졌으면서 왜 아직도 불평만 하고 있나?"

그러자 청년은 노인에게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대단한 재산이라니요? 아니, 그 재산이 어디에 있다는 말씀이세요?"

"자네의 대단한 재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은가? 좋네. 자네의 양쪽 눈을 나한테 주면 자네가 얻고 싶을 것을 주겠네."

"아니, 제 눈을 달라니요. 그건 안 됩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두 손을 나한테 주게. 그럼 내가 황금을 주겠네."

"안 됩니다. 두 손은 절대 드릴 수 없어요."

그러자 노인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두 눈이 있어 배울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일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자네가 얼마나 훌륭한 재산을 가졌는지 알겠구먼."

건강한 신체가 얼마나 큰 재산인지를 암시하는 예화겠지요.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 때문에 시력을 잃은 이동우씨의 얘기 좀 해 볼까요. 그는 지난해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처음엔 이유 없이 찾아온 장애 때문에 세상을 탓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것이 사실입니다. 흔히 '눈이 안 보이면 마음의 눈으로 본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시각 장애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질 못합니다."

그렇게 말하던 그가 진정으로 마음의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은 '임재신'이라는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근이영양증'이라는 근육병을 앓고 있던 임재신씨는 이동우씨의 콘서트에도 초대됐었는데, 이동우씨는 콘서트 말미에 무대에서 내려와 자신이 초대한 임재신씨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눈을 맞추며 진정으로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임재신씨는 2010년의 어느 날 이동우씨에게 눈을 이식해 주겠다고 느닷없이 연락을 해 왔던 사람입니다. 이동우씨는 전화를 받고 참 많이 울었다고 했습니다. 현재의 의술로 안구의 이식은 불가능합니다. 각막 이식까지만 가능한 게 현실인데, 수술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이동우씨는 안구를 받은 것이나 진배없다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움직일 수 없는 임재신씨에게 남은 것은 눈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것 하나만 없는 사람이고…. 재신씨는 그것밖에 없는 사람인데, 그걸 제게 주겠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인연이 됐고,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해졌습니다."

이동우씨는 임재신씨를 두고 '제 삶을 바꾼, 마음의 눈을 뜨게 한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요즘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고 있어요. 그 영화의 주인공은 두 명이에요. 저와 임재신씨죠. 어느 감독님으로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고, 감독님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졌기에 찍게 되었습니다. 재신씨와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제가 얻게 된 '마음의 눈'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건강한 몸을 지닌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주는 인터뷰 기사입니다.

이동우씨의 삶에서 엿보는 것처럼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입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는 말은 진리가 분명합니다.

'전분세락(轉糞世樂)'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는 이 세상이 더 즐겁다'는 뜻입니다. 살아있으니 인생을 논할 수가 있는 것이고, 희로애락도 삶을 이어갈 수 있을 때라야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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