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9.12 14:27:54
  • 최종수정2022.09.12 14:27:53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가끔 노래 가사 속의 단어를 두고 그 진의(眞意)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헤맬 때가 있습니다. '으악새'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작고한 원로가수 고복수 선생의 '짝사랑'이라는 노래 가사에 나오는 단어입니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 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멥니다// 아 뜸북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잃어진 그 사랑이 나를 울립니다/ 들녘에 떨고섰는 임자없는 들국화 바람도 살랑살랑 맴을 돕니다.'

가사 속에 등장하는 '으악새'가 무슨 새인지 주변에 질문을 던져 보면 흔히들 새의 이름이 아니라 '억새풀'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으악새가 슬피 운다'는 것은 '새가 구슬프게 우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억새풀에 스치는 소리'라고 해석하는 겁니다. 과연 그것이 진실일까요.

'짝사랑'은 일제 강점기인 1936년에 고복수 선생이 나라 잃은 시대의 아픔을 짝사랑에 빗대어 노래한 것으로, 해방 후에도 선생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사람의 마음속을 애잔하게 파고드는 선율로 인해 오랫동안 불렸습니다. 지금도 50대 이상은 많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텔레비전에서도 수시로 나오는 노래이기에 가사며 멜로디가 매우 친숙합니다.

'짝사랑'을 작곡한 손목인 선생은 그의 저서 '손목인의 가요인생'에서 작사자 박영호 선생에게 '으악새'가 무슨 새냐고 물었더니 고향 뒷산을 오르면 '으악 으악'하고 우는 새의 소리가 자주 들려 그냥 '으악새'로 표현했노라 대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작사자가 새소리를 표현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기에 억새풀이 내는 소리는 아닌 것으로 판명된 셈이지요.

'으악새'라는 낱말을 줄여서 소리 내면 '악새' 또는 '왁새'로 발음되는데, '왁새'는 중부 지방 또는 관서 지방에서 왜가리를 부르는 방언이라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었습니다. 황새목 백로과에 속하는 왜가리는 봄에 우리나라로 와서 새끼를 번식시키며 여름을 지내다 가을이 되면 먼 남쪽의 오스트레일리아 쪽으로 돌아가는 철새입니다. 돌아갈 시기인 가을이 되면 '와악 와악' 하며 구슬프게 운다고 합니다. 새가 우는 소리는 듣는 위치나 장소,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의 느낌에 따라 달리 들릴 수 있으니 그것을 글자로 표현한 의성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따르지 않을까 싶군요.

자, 그러면 이제 노래 가사 속에 나오는 '으악새'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싶습니다. 작사자가 '으악'이라는 새소리를 듣고 '으악새'라고 표현하였다는 주장과 '으악'은 왜가리의 중부지방 및 관서지방의 방언이라는 주장을 묶어 판단해 볼 때 '으악새'는 '억새풀이 바람에 스쳐 내는 소리'가 아닌 '왜가리로 추정되는 새의 소리'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과거 필자가 '찔레꽃이 정말 붉은가요?' 하고 의문을 제기했던 사실이 떠오릅니다. 눈에 띄는 모든 찔레꽃이 한결같이 흰색이기에 백방으로 의문을 쫓던 끝에 남녘지방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의견을 들었지요. 진작부터 찔레꽃이 붉다는 노래 가사에 대해 필자처럼 의혹을 가지고 있었다는 그는 자신이 전문 서적이며 전문가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붉은 꽃이 피는 찔레나무는 없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는 작사자가 가사를 채보하는 과정에서 남쪽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당화를 찔레나무로 잘못 생각하고는 노래 가사에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이라고 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지요. 그 후, 여러 서적을 뒤적거렸지만 붉은 찔레꽃의 존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코로나도 지속적으로 변이를 시도하는 세상이니 지금쯤 붉은 변종이 생겼을 수도 있겠네요.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