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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대한민국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혼란, 대선(大選)을 앞둔 어수선함, 기왕에 상존했던 사회적인 각종 갈등 등이 혼재되어 모래알처럼 흩날리고 있습니다. 국토 전체가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제각각 나풀댄다는 표현이 어울리겠지요. 이념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 성차별에 따른 갈등으로 인해 국토 구석구석이 속속들이 썩어가며 중병(重病)을 앓고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만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 자신의 편이 아니면 모두가 적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어 사사건건 의견이 갈리고 대립합니다.

갈등을 풀어줄 좋은 지혜는 없을까요. 한양대학교 국문학과에서 고전문학을 강의하는 박수일 교수는 연암 박지원이 말한 '법고창신(法古創新)'에서 그 가능성을 찾으려고 합니다.

'법고창신'은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을 만큼 공식적인 지위를 갖는 말입니다. 의미를 살펴보면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 용어는 연암이 지은 '초정집서(楚亭集序)'에 등장합니다. 바로 박제가가 쓴 시문집인 '초정집'에 연암이 써준 머리말입니다.

이 글에는 조선후기에 이르러 격렬하게 글쓰기 논쟁을 벌였던 법고(法古)와 창신(創新)의 갈등에 대해 거론한 내용이 나옵니다. 법고는 위에서도 설명이 된 대로 '옛것을 본받는다'는 뜻입니다. 법고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문장은 반드시 중국의 진나라와 한나라의 것을 본받고, 시는 반드시 당나라가 흥하던 시대의 표현을 본받아야 한다면서 반드시 옛것을 표준으로 삼자고 외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실질적인 알맹이는 없이 단순히 모방과 표절만을 일삼게 되는 폐단을 가져왔습니다.

법고의 반대편에는 창신이 있습니다. 창신은 단순하게 모방만을 하는 폐단을 일정 부분 극복하긴 했지만 지나치게 새로운 표현에만 매달린 나머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면서 생소한 말만을 가져다 쓰는 폐해를 낳았습니다.

법고와 창신이 둘 다 진정한 고전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연암은 거듭 고뇌합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법고한다는 사람은 옛 자취에만 얽매이는 것이 병통이고, 창신한다는 사람은 상도(常道)에서 벗어나는 게 걱정거리로다. 진실로 법고하면서도 변화를 알고, 창신하면서도 법도에 맞는다면 지금의 글이 바로 옛글이 되는 것인데….'

결국 법고창신은 타인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정신에서 출발합니다.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상생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지요. 바로 '타자(他者)를 바라보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히 타자의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상대방이 자신과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 보면 남과 자신이 다 같이 이 하늘 아래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해서는 안 되며 상대방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서로가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정신이야말로 공존과 상생을 핵심 원리로 삼는 생태학의 주요 정신입니다. 바로 오늘날의 우리가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되겠지요.

앞에서도 밝혔지만 이 글은 한양대학교 박수일 교수의 주장을 상당 부분 인용한 것입니다. 이 사회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화합과 상생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분열과 투쟁의 길로 가기에 박 교수의 견해에 필자의 생각을 살짝 얹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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