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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웃 나라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한 요상하게 생긴 미생물이 대륙을 지나고 바다를 건너 전 세계로 퍼지는가 싶더니 어느 새 이 땅의 구석구석까지 숨어들었습니다. 자주 드나들던 음식점의 탁자에도, 늙고 병든 것도 서러운데 가족과 떨어져 쓸쓸하게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에도, 심지어 고속버스의 의자 틈바구니까지 빗물처럼 스며들었습니다. 질긴 생명력을 지닌 채 은밀하게 퍼지는 녀석을 피하기 위해 모두는 코와 입을 얇은 헝겊 뒤로 감추었습니다.

숨어야 하는 세월이 길어지기에 대한민국 정부는 조금 경계를 풀었고 그동안 숨죽이며 바깥생활을 자제하던 모두는 다시금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어느 일요일, 필자의 부부 또한 승용차에 몸을 실은 채 수도권의 어느 도시를 향했습니다. 미루고 미루던 결혼을 하게 된 친지의 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요.

고속도로는 오가는 차량들로 인해 상·하행선 할 것 없이 온통 주차장이었습니다. 마른 침을 삼키며, 묵혀둔 이야기를 나누며, 인내하고 인내하며 평소보다 두 배의 시간을 더 들여 도착한 예식장은 인파로 넘실거렸습니다.

QR코드로 신분을 밝히고 체온을 측정 받은 뒤 한 시간 가량 진행되는 예식을 지켜보면서 아직 경계를 늦추어야 할 시기가 아닌데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모여 복작거려도 되는 것인가 싶어 걱정이 되더군요. 때문에 우리 부부는 끼리끼리 모여 앉아 시시덕거리는 구내식당에서의 식사를 포기했습니다.

그리하여 찾아든 시내의 한식집. 제법 넓은 식당이었는데 손님은 우리 부부 뿐이었습니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갈치조림을 주문한 뒤 벽에 달라붙은 텔레비전에 눈길을 주고 있는데 허름한 차림새의 젊은이가 하나 들어오더군요. 그는 우리와 조금 떨어진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청국장 하나 주세요."

주문을 한 젊은이의 행색을 칠십대로 보이는 할머니인 주인이 찬찬히 훑더니, 불쑥 말했습니다.

"선불입니다."

우리 부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우리에겐 그런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젊은이는 뜨악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예? …항상 그렇게 선불을 받으시나요?"

"그래요. 우리 식당에 처음 왔는가 보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가 계산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지켜볼 젊은이이기에, 그가 받을 마음의 상처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의식한 젊은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주인을 차분차분 괴롭히더군요.

"여기 와이파이 되나요?"

"왜 그러죠?"

"식사하는 동안 동영상 좀 보려구요."

"저기 벽에 비밀번호 있어요."

젊은이의 앞에 식사가 왔습니다. 곁눈질로 살피니 실제로 동영상을 보면서 잠시 식사에 열중하더군요. 그러더니 다시 주인을 건드렸습니다.

"반찬 좀 더 주세요."

"어떤 반찬."

"김치하고 멸치요. …소주도 한 병 주세요."

그렇게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젊은이와 주인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줄다리기를 계속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면서 젊은이가 받을 상처에 마음이 쓰였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은 채 휴대폰 속에만 시선을 박고 있더군요. 그날 필자는, 상행 때보다 더 밀리는 고속도로로 나와 집으로 오는 동안 나훈아의 노랫말인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를 속으로 곱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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