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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1.29 16:33:31
  • 최종수정2021.11.29 16:33:31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장자(莊子)의 추수편(秋水篇)을 보면 '정저지와(井底之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저지와'는 바로 '우물 안 개구리'를 뜻하는 고사성어지요. 책 속의 내용을 더듬어봅니다.

가을비가 흠뻑 내려 온갖 냇물이 황하(黃河)로 흘러들어 장관을 이루었던 모양입니다. 황하의 신 하백(河伯)이 굽어보니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흐뭇했습니다. 기쁜 마음에 물을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북해(北海)에 이르렀는데, 그곳은 물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습니다. 하백은 두리번거리다 북해의 신 약(若)에게 한숨을 지으며 말했지요.

"속담에 '백 가지 이치만을 듣고 자기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아둔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바로 저를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지금 약(若)님의 무한한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제가 이것을 보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두고두고 큰 도를 깨우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뻔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약이 대답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설명할 수 없다. 우물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만 살다 죽는 곤충에게는 얼음을 알려 줄 수 없다. 시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그대는 강둑을 빠져나와 거대한 바다를 보고 나서 마침내 그대가 보잘것없음을 깨달았으니, 이제 비로소 그대와 함께 큰 도를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세상의 물 가운데 바다보다 더 큰 것은 없다. 수만 개의 강물이 흘러들지만 차서 넘치지 않는다. 바닷물은 미려(尾閭,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상상 속의 장소)로 빠져나가는데, 끊임없이 빠져나가도 줄지 않는다. 바다는 장강이나 황하와는 물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기에 헤아릴 수도 없지만, 나는 여태껏 이것을 가지고 자만해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하늘과 땅에 의해 몸이 생겨났고, 음양으로부터 기를 받았으며, 내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마치 작은 돌멩이나 나무가 거대한 산에 있는 것과 같이 미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찌 내가 자만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우물 안 개구리를 설명한 장자는 위대한 사람, 즉 대인(大人)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꼽았습니다.

"위대한 사람은 남을 해치지 않으며, 베푸는 것을 자랑하지 않는다. 자신은 이익을 추구하지 않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문지기나 노예를 천시하지 않는다. 일을 할 때 결코 남의 힘을 빌리지 않지만 그것을 자랑하지 않는다. 또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을 보고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다. 행동을 세상 사람과 다르게 하지만 자신이 특이함을 자랑하지 않는다. 대중과 맞추어 행동하면서도 아첨하는 것을 천하게 여기지 않는다. 위대한 사람의 행동은 세속적인 작위나 녹봉으로 부추길 수도 없고, 형벌이나 모욕을 주어서 치욕스럽게 할 수도 없다. 그는 옳고 그름, 미세함과 거대함을 쉽게 구분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도를 터득한 사람은 명성이 크게 나질 않고, 완전한 덕을 지닌 사람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며, 자신 또한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타고난 분수를 지키는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설쳐대는 이 나라의 정치인들을 바라보노라면 한숨이 나옵니다. 장자가 말한 대인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도무지 찾을 수 없고,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꾀죄죄하고 치사한 소인배의 모습만이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눈곱만한 일을 두고도 앞 다퉈 튀어 나서며 흥분하기 일쑤이고, 자신의 편을 조금만 건드리면 눈에 불을 켜고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혀 짧은 소리를 지껄여댑니다. 국민이 보기에는 '우물 안 개구리'인 그들이 마치 대인인 것처럼 행세해 더욱 속이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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