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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2.21 16:14:45
  • 최종수정2020.12.21 16:14:45

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요즘 지인들이 정부의 의료보건시스템을 믿을 수 없으니 스스로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며 코로나19의 자가 치료법을 앞 다투어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코로나는 감염 후 3일째부터 증상이 나타나는데, 1단계에서는 신체 통증, 눈의 통증, 두통, 구토, 설사, 콧물 또는 코 막힘, 인후염 등이 나타나고, 2단계에서는 미각 및 후각 상실, 피곤, 흉통, 신장 부위 통증 등이 나타나는데, 치유를 위해서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씁쓸하게 웃습니다. 정부의 코로나 대책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면 이처럼 민간요법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영국에 이어 미국도 이미 코로나 백신 접종에 들어갔습니다. 내년 5, 6월까지 인구의 80%에 대한 접종을 완료해 집단 면역을 형성시킨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선구매 계약을 확정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이 늦어져 내년 중반 이후라야 공급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때문에 내년 2월이나 3월 중에 1차분 백신이 도착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을 제대로 믿는 국민은 없습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에야 우리 정부는 코로나 백신 도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발표 내용이 더 문제입니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화이자·모더나 등 다국적 제약회사 네 곳으로부터 전체 물량을 들여올 계획인데 길게는 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선진국들은 코로나 종식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인 백신 확보를 위해 오래전부터 쟁탈전을 벌여 인구의 2배 내지 5배 규모를 이미 확보해 두었는데 우리는 겨우 국민의 85%에 이르는 물량 확보조차 자신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동안 무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되 접종은 천천히 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천천히 접종하는 것'을 '정부 전략'이라고 말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주요국들도 이달 중 또는 다음 달부터 국민 접종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 국가들은 임상 시험 최종 단계에서 효과가 검증된 백신을 넉넉히 확보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대규모 국민 접종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집단 면역이 형성돼 코로나 종식 국가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저 부럽기 만한 일입니다.

선진국들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백신 접종을 차근차근 진행시키고 있는 이 시점에도 우리 정부는 대통령부터 나서서 'K방역'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우리네 형편입니다. 백신이 없는 가운데 확진자가 요즘처럼 대량으로 쏟아진다면 의료 체계가 어디까지 버텨줄지 걱정입니다. 초기에 대량 진단 검사를 통해 확산을 억제시킨 것을 두고 'K방역'이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동네방네 자랑하느라, 겨울철에 대유행이 닥칠 것이라며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았던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중증 환자 시설을 대폭 늘리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물론 의료진의 확보에도 진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의사 국시를 못 치른 의대 4학년생에게도 서둘러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합니다. 내년 봄 전국의 병원에서 인턴 부족 사태가 일어나 코로나 대응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면 그 책임 또한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동안의 정부 태도를 보면 너무도 한심해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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