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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4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는 생전에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으셨습니다. 병원을 갈 때면, 아들인 필자 혼자 모시고 가도 될 일인데 아내가 꼭 따라나섰습니다. 그리고는 병원을 들러 진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어머니의 팔짱을 꼭 낀 채 빈틈없이 수발을 들었지요. 늙으나 젊으나 여자는 여자가 곁을 지켜야 편하다는 주장을 앞세우며. 그러다 집으로 돌아오면 생색을 냈습니다.

"나 같은 며느리, 드물어요. 시어머니가 병원가실 때 따라나서는 며느리가 몇이나 있겠어요. 대개 딸이 동행하지."

그럴 때마다 필자는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전적으로 수긍이 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병원을 들어서 주변을 살펴보면 노인들의 수발을 드는 것은 아들이나 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며느리로 보이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때로 부축하는 아내를 보고 지나가던 노인들이 말씀하시곤 했지요.

"딸인 모양이다. 저처럼 정성스럽게 모시는 걸 보니."

듣는 아들은 그런 아내가 그저 고맙기만 했지요. 병원을 갈 때뿐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가 속살을 드러낼 일에는 일체 아들의 접근을 불허했습니다. 어머니가 병석에 누워 계시던 15년 동안 속옷을 갈아입는다든지, 기저귀를 가는 일, 목욕을 하는 일은 전적으로 아내의 전담이었습니다.

코로나로 두문불출하는 요즈음, 아내는 하루 종일 집안에만 머무는 남편에게 조금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 부인은 자신밖에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영역의 생색을 찾아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 다가왔다가 훅하고 사라져 버리길 기대했던 몹쓸 역병이, 먼 나라에만 머물다 이 나라에는 발길조차 하지 않은 채 고요히 스러지길 바랐던 몹쓸 역병이, 우리의 삶에 균열을 일으킨 지 오래입니다. 이제 그만 지쳐 모습을 감췄으면 싶은데 여전히 요망한 모습으로 똬리를 틀고 앉은 채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비틀고 있습니다.

연로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해독을 미친다는 경고가 두려워 몸을 숨긴 채 생활하는 세월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집안에만 머물며 '삼식이'가 된 필자가 귀찮고 미울 만도 한데 웃으며 생색을 내는 아내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내가 생색을 내는 경우는 또 있습니다. 아내는 필자의 약을 챙겨주면서도 생색을 내곤 합니다. 나이가 들다보니 필자도 몇 가지 약을 매일 챙겨먹습니다. 젊은 시절의 음주와 흡연으로 인해 찾아왔을 것이 분명한 고혈압을 다스리는 약, 혈관의 막힘을 예방하기 위해 의사인 아들의 권유에 의해 먹기 시작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 그밖에 각종 비타민제 4가지, 이렇게 6알을 매일처럼 복용하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약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아내는 각각의 약에다 날짜를 차례대로 적어놓고는 매일처럼 6알을 빠짐없이 챙겨줍니다. 작은 종지에 6개의 알을 껍데기를 벗긴 채 가지런히 담아서는 물과 함께 직접 날라 입 속으로 넣어줍니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남편의 약을 정성스럽게 챙겨주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색을 내는 것입니다. 당연한 생색이어서 유구무언이기 마련입니다.

농장을 갈 때도 아내는 간혹 생색을 냅니다. 주변에 자신처럼 빠짐없이 농토에 따라나서는 부인이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렇더군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사일에 따라나서는 부인을 찾기 어렵더군요. 농사일도 함께 해야 즐거움이 배가되기 마련입니다. 작물의 성장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수확을 하며 느끼는 뿌듯함도 부부가 함께 하면 더욱 커지기 마련이지요.

필자에게 아내의 생색은 생활의 깨소금이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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